'빚 청산 완료' 김성욱, 삼성 울리고 미소 찾았다…"구박 많이 했는데 자신감 찾기를" [준PO2 인터뷰]

(엑스포츠뉴스 인천, 김지수 기자) SSG 랜더스 외야수 김성욱이 팀의 2025시즌 가을야구 첫승을 견인했다. 2년 전 현 소속팀을 울렸던 그곳에서 이번에는 기쁨을 선사했다.

이숭용 감독이 이끄는 SSG는 1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025 신한 SOL Bank KBO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2차전에서 4-3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지난 9일 1차전 2-5 패배를 설욕하고 시리즈 전적 1승1패로 균형을 맞췄다.

SSG는 이날 8회까지 3-2로 앞서갔다. 2-2로 맞선 5회말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1타점 적시타로 리드를 잡았고, 철벽 계투진이 삼성의 추격을 잠재웠다.

SSG는 다만 7회말 1사 2루 찬스를 놓치면서 점수 차를 벌리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믿었던 마무리 조병현이 9회초 제구 난조 속에 선두타자 김지찬을 볼넷으로 출루시키면서 쉽게 게임이 끝나지 않았다.

조병현은 1사 2루에서 삼성 베테랑 타자 강민호를 넘지 못했다. 강민호에게 동점 1타점 적시타를 허용, 스코어 3-3 동점이 됐다. SSG가 이로운-노경은-김민-조병현까지 필승조를 모두 소진한 상태였기 때문에 승부가 연장으로 이어진다면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삼성은 오는 13일 3차전 선발등판이 유력했던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를 9회말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SSG 선두타자 최지훈이 범타로 물러나면서 흐름은 점점 SSG에 불리하게 흘러갔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웃은 건 SSG였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성욱이 솔로 홈런을 작렬,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스트라이크 존 한 가운데 몰린 후라도의 149km/h짜리 직구를 놓치지 않고 받아쳤다.

김성욱은 준플레이오프 2차전 종료 후 공식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초구부터 그냥 비슷한 공이 오면 자신 있게 돌리자는 생각을 하고 쳤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치자 마자 무조건 넘어갔다고 생각했는데 폴대 밖으로 휘지만 말라고 생각하고 뛰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성욱은 NC 다이노스 소속이었던 지난 2023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SSG를 울렸던 기억이 있다. 0-0으로 맞선 8회말 대타로 출전, 엘리아스를 상대로 결승 투런포를 터뜨리며 NC의 승리를 이끌었다. 

김성욱은 "준플레이오프 전부터 코치님들이 (2년 전 준플레이오프 1차전처럼) 똑같이 한 번 쳐달라고 하셨다"며 "오늘은 비슷한 상황이 나온 것 같다. 그때 좋은 기억을 계속 가지고 있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성욱은 지난 6월 7일 NC에서 SSG로 트레이드,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소속팀을 옮겼다. 이적 후 47경기 타율 0.209(110타수 23안타) 2홈런 13타점 OPS 0.581로 타격에서 부침을 겪으며 마음고생이 컸다.

김성욱은 "SSG에 오고 나서 항상 나갈 때마다 계속 잘하려고 노력했는데 안 됐다. 다치기도 많이 다쳤다. 시즌 중에 아팠던 것도 처음이었다"며 "오늘 홈런으로 조금은 만회한 것 같아서 다행이다"라고 웃었다. 

이숭용 감독도 준플레이오프 2차전 종료 후 "김성욱이 트레이드로 우리 팀에 온 뒤 몸 상태도 안 좋고, (결과도) 안 좋았다. 내가 구박도 많이 했고, 훈련도 많이 시켰고, 타격코치와도 열심히 노력했다"며 "오늘 극적인 끝내기 홈런으로 자신감이 더 붙지 않을까 생각한다. 빚진 걸 한방에 다 갚아준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인천,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