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유성→이상용, 세상 떠난 방송계 거목들…계속되는 추모 행렬 [엑's 이슈]

(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코미디계의 대부 전유성이 세상을 떠나 많은 이들이 고인을 기리고 있는 가운데, 故 이상용 등 방송계의 거목들이 우리 곁을 떠나고 있어 먹먹함을 안긴다.

故 전유성은 지난 25일 오후 9시 5분 입원 중이었던 전북대학교병원에서 폐기흉 증세가 악화돼 세상을 떠났다. 향년 76세. 

고인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상주는 딸 전제비 씨가 맡아 조문객들을 맞이한다. 발인은 28일 오전 8시, 장지는 고인의 생전 유언에 따라 고향인 전북 남원시 인월면에서 수목장으로 진행된다.

전유성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수많은 개그계 후배들이 추모의 메시지를 전했다. 개그맨 박준형은 "지난 6월 코미디언들이 쓴 책으로 남산도서관에 서가를 만드는 행사가 있었다. 전유성 선배님의 아이디어였다"며 "공식석상에서 축사를 하시는데 어지럽다고 손잡아 달라고 해서 말씀하시는 내내 부축해드렸던 기억이 난다"고 떠올렸다.



이경실 또한 "오빠는 열이 나는지 환자복 바지를 걷어올리고 상의는 물수건으로 열을 내리며 산소호흡기를 하고 계셨다. 자연스럽게 오빠에게 다가가 '하하하..우리 오빠 섹시하게 누워계시네?'하고 농을 건내니 오빠도 '너희들 보라고 이러고 있지' 하며 받아주셨다"고 고인의 위트있는 모습을 회상했다.

이외에도 조혜련, 신봉선, 조윤호 등 수많은 후배들이 추모글을 올렸으며, 김영철은 26일 방송된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이하 '철파엠')에서 "안타까운 소식이다. 우리에게는 영원한 선배님이신데, 개그맨 전유성 선배님이 어젯밤 세상을 떠나셨다"고 고인의 소식을 전했다.

그는 뉴스가 소개되는 내내 눈물을 참는 모습을 보여줘 안타까움을 안겼고, 힘겹게 마음을 추스른 뒤 "소식을 듣고 마음이 그렇더라. '개그콘서트'를 같이 했었고, 신인인 저에게 책 세 권을 사주셨던 선배님"이라면서 "작년에 찾아뵙긴 했었는데,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 그런 아침이다.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시길 기도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5월 9일에는 '뽀빠이' 이상용이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당시 오후 12시경 갑작스레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세상을 떠났다. 향년 81세. 사인은 심정지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소속사 측은 "이상용이 평소 지병이 있지는 않았다. 감기로 동네 병원을 내원하셨다가 갑작스레 쓰러져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도 방송과 행사, 강연 등의 활동을 활발히 진행해왔던 고인은 2024 MBC 방송연예대상에는 시상자로 오랜만에 지상파 방송에 모습을 비추며 감동을 안기기도 했다.



1944년생인 고인은 어린이 프로그램 '모이자 노래하자', 병영 위문 프로그램 '우정의 무대' 등 장수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았고, '모이자 노래하자'를 통해 '뽀빠이 아저씨'라는 별명을 얻으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어린이 프로그램을 오랫동안 맡아온 인연으로 1973년 한국어린이보호회를 세워 심장병 환아를 돕는 등 불우아동 돕기에 앞장서왔고, 심장병 어린이 수기를 담은 책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1996년 11월 어린이 심장병 수술 기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에 휘말려 애착을 가졌던 '우정의 무대'에서 하차하고 프로그램이 결국 폐지되는 고초를 겪었다. 그는 수사 3개월 만인 1997년 2월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마음의 상처는 컸다. 그는 지난해 방송된 tvN STORY '회장님네 사람들'에 출연해 당시의 상처로 늘 품에 '혐의없음'이 적힌 불기소증명원을 갖고 다닌다고 밝히기도 했다.

방송계의 거목으로 많은 존경을 받던 이들이 세상을 떠나면서 수많은 시청자들도 "뉴스 봤을 때만 해도 회복하시길 바랐는데", "당신이 사랑하던 더 큰 웃음 속 세상으로 편히 가시길", "'개그맨 '이란 단어의 창시자.." 등의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TV조선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