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5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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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은 뒤늦게 상식이 된다” 넥써쓰 장현국 대표가 말하는 블록체인 게임의 미래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25.09.16 13:39 / 기사수정 2025.09.16 13:39



(엑스포츠뉴스 유희은 기자) 혁신은 언제나 의심 속에서 시작된다. 전기차는 비효율적이라는 이유로 외면받았고, 인터넷 신용카드 결제는 불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장현국 넥써쓰 대표가 믿는 블록체인 게임의 미래도 이 궤적 위에 있다.

“사람들은 시간이 흐른 뒤, 마치 처음부터 될 줄 알았던 것처럼 말합니다. 하지만 혁신은 정의상 현실이 아니기 때문에 무지와 오해를 동반할 수밖에 없죠.”

장 대표는 넥슨과 위메이드 등 굴지의 게임사를 거쳐 블록체인 게임 상용화를 직접 주도한 인물이다. 예기치 못한 퇴사 이후 새로운 길을 선택했고, 넥써쓰를 설립하며 블록체인·AI·게임을 묶는 전략을 내놓았다. 그는 “돌이켜보면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해였지만, 동시에 가장 좋은 일이었다”고 회고했다. 위기가 전환점이자 도약의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최근 그는 글로벌 무대에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 코엑스에서 아흐메드 빈 술레얌 두바이 복합상품거래소(DMCC) 회장을 만나며 글로벌 진출 의지를 분명히 했다. 

넥써쓰는 이미 두바이에 현지 법인 ‘넥써쓰 허브(NEXUS HUB FZCO)’를 설립했고, 내달에는 직접 두바이를 방문해 DMCC와 파트너십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장 대표는 “두바이는 글로벌 서비스를 운영하기에 적합한 인프라를 갖춘 지역입니다. 세제·규제 환경도 친비즈니스적이고, 블록체인과 AI, 게이밍 센터가 함께 있어 파트너 개발사들을 모으는 허브로 만들 계획입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규제 환경의 예측 가능성을 강점으로 꼽았다. “한국이나 중국은 P2E(Play to Earn)가 금지지만, 두바이는 법적 장벽이 없습니다. 앞으로 규제를 만든다 해도 합법 범위에서 허용하는 방식으로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규제도 결국 경쟁해야 한다는 발상 자체가 다른 겁니다.” 두바이를 단순한 시장이 아닌, 사업 전개의 전초기지로 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넥써쓰는 아부다비 진출도 모색 중이다. 장 대표는 “두바이가 국제 운영과 인재 유치에 강점이 있다면, 아부다비는 자본과 펀드가 압도적입니다. 두바이와 아부다비는 각기 다른 강점이 있어 도시국가 간 분업 모델을 검토 중입니다. 12월 열리는 아부다비파이낸스위크에서 그 가능성을 구체화할 계획입니다”라고 말했다. 단순히 중동 시장 진출이 아니라, 도시별 역할을 구분한 전략적 배치가 엿보인다.




넥써쓰의 또 다른 축은 AI다. 최근 통합 애플리케이션 ‘크로쓰x(CROSSx)’에 탑재된 AI 에이전트 ‘아라(Ara)’는 단순한 챗봇이 아니다. 이용자가 게임 정보나 고객 지원을 묻는 수준을 넘어, 거래와 자산 관리까지 지원하는 ‘에이전트’로 확장될 예정이다. 

장 대표는 “지금은 질의응답 단계지만, 곧 이용자가 ‘사고 싶다’고 하면 알아서 구매와 결제까지 처리할 겁니다. 개발사 지원도 아라가 맡아 언어 장벽과 기술 문서를 자동 대응하고 있습니다. 결국 인터페이스는 모두 대화형으로 전환될 것이고, 아라는 그 출발점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콘텐츠와 인프라 강화도 동시에 진행된다. 넥써쓰는 서버 인프라 기업 백엔드엑스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고, 블록체인 게임 전문 개발사 제트5를 인수했다. AI 기반 게임 제작 툴 ‘Verse8’과도 전략적 협력을 진행 중이다. 장 대표는 “블록체인·게임·AI, 세 가지 키워드가 저희 전략의 중심입니다. 인프라, 콘텐츠, 툴까지 삼중 보강을 통해 생태계 전반을 튼튼히 만들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오는 9월 30일 글로벌 출시되는 ‘로한2 글로벌’은 그 전략의 실험장이자 분수령이다. 핵심은 게임 내 재화 ‘루비(RUBY)’에 발행 상한을 두고, 소모된 만큼만 재판매하는 독특한 구조다.

장 대표는 “과거 ‘미르4’나 ‘나이트크로우’가 자산 일부를 토큰화했다면, 로한2 글로벌은 결제 재화 자체를 토큰화한 첫 사례입니다. 게임사와 이용자가 같은 경제 안에서 이해관계를 공유하게 됩니다. 산업 전체에도 의미 있는 실험이죠”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몰입형 토크노믹스”라고 정의하며, 유저와 게임사가 함께 성장하는 구조임을 강조했다.

넥써쓰는 글로벌 확장을 코인 상장 전략으로도 이어가고 있다. 크로쓰($CROSS)는 유럽연합 암호자산시장규제(MiCA)에 등록한 뒤 네덜란드 거래소 비트바보(Bitvavo)에 상장됐다. 장 대표는 “바이낸스 등 주요 거래소와도 협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머징 마켓 전용 스테이블코인 발행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규제 대응 측면에서 유럽 시장을 우선 확보한 뒤, 아시아와 북미로 확장을 노린다는 구상이다.

재무 전략에서는 ‘비트코인 트레저리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넥써쓰는 최근 100억 원 규모 자금을 조달했으며, 회사 자산을 비트코인과 현금성 자산을 절반가량씩 배분하는 전략을 운영 중이다. 장 대표는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네이티브 기업으로서 반드시 보유해야 할 가치 저장 수단입니다. 다만 100% 매수는 위험합니다. 5대5 분산 전략은 하락장에도 대응 가능한 지속 가능한 모델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 투자가 아니라, 기업 정체성을 드러내는 전략적 포지셔닝에 가깝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그는 다시 혁신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모바일 게임도 처음에는 ‘내가 왜 그걸 하냐’는 반응이었지만 지금은 누구도 의심하지 않습니다. 블록체인 게임도 머지않아 그렇게 될 겁니다. 혁신은 늘 나중에 상식이 됩니다.”

그의 말은 예측이 아닌 확신에 가까웠다. 의심 속에서 출발한 기술이 결국 산업의 질서를 바꿔온 것처럼, 블록체인 게임도 머지않아 당연한 흐름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메시지였다. 미래의 어느 날, 블록체인 게임이 지금의 모바일 게임처럼 ‘상식’이 될 수 있을까.

사진 = 엑스포츠뉴스 DB, 넥써쓰

유희은 기자 yooheeki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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