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11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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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타의 가족과 아이들이 여기 있다"…승리보다 더 뜨거웠던 살라의 눈물, 안필드가 추모의 물결에 젖었다

기사입력 2025.08.16 18:52 / 기사수정 2025.08.16 18:52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지난 7월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디오고 조타를 위한 추모 무대가 2025-2026시즌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만들어졌다.

아르네 슬롯 감독이 이끄는 리버풀은 16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25-2026시즌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에서 본머스를 4-2로 꺾으며 새 시즌의 첫 승리를 거뒀다.


경기 막판 교체 투입된 이탈리아 국가대표 페데리코 키에사가 결승골을 넣었고, 팀의 상징적인 존재인 모하메드 살라가 추가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앙투안 세메뇨가 멀티골을 기록하며 2-2 동점을 이루는 등 원정팀이 리버풀을 위협했지만, 홈팀은 뒷심을 발휘하며 지난 시즌 챔피언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그러나 이 날 경기의 중심에는 승패 그 자체보다 안필드 전역을 물들인 감동적인 헌정 분위기가 있었다. 경기 전후로 이어진 추모 행사와 선수들의 눈물, 그리고 팬들의 노래는 단순한 축구 경기를 넘어선 감동을 자아냈다.

조타는 지난 7월 스페인 북부에서 동생 안드레와 함께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28세라는 젊은 나이에 떠난 그의 비극은 리버풀뿐만 아니라 전 세계 축구계에 깊은 충격을 안겼다.

조타가 세상을 떠난 후 리버풀 홈에서 펼쳐진 첫 번째 공식경기였던만큼, 이날 경기 시작 전부터 조타를 향한 추모행사가 거행됐다.

경기 시작 1분 전, 안필드를 가득 채운 수만 명의 팬들은 'DJ(디오고 조타)20', 'AS(안드레 실바)30'이라는 문구가 적힌 카드 섹션을 들어올리며 두 형제를 기렸다.

카드 섹션이 진행되는 순간, 선수단과 팬들, 원정 온 본머스 선수들까지 모두 그라운드 중앙에서 고개를 숙였고, 장내 방송도 끊긴 채 1분간의 묵념이 이어졌다.

이후에도 팬들은 경기 내내 조타의 응원가를 불렀고, 전반 20분이 되자 일제히 기립해 '20번'을 상징하는 거대한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관중석에는 '안필드는 영원히 당신의 집(Anfield will always be your home)'이라는 대형 플래그가 펼쳐지며 고인을 향한 변치 않는 사랑을 전했다.



경기에 나선 선수들 모두 조타를 향한 추모의 메시지를 전했다.

전반 37분 선제골을 넣은 리버풀의 신입생 위고 에키티케와 후반 4분 두 번째 골을 넣은 코디 학포는 모두 골을 넣은 후 손가락으로 '20'을 만들고는 기도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후반 추가시간 경기의 마지막 골을 넣은 팀 내 최고 베테랑 모하메드 살라 역시 조타의 시그니처였던 '악어 세리머니'를 따라 했다.

살라의 추모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에도 살라는 홀로 그라운드에 남아 팬들 부르는 조타의 응원곡에 박수를 맞추며 눈시울을 붉혔다.



경기 종료 후, 선수들과 슬롯 감독 역시 조타를 위한 언급을 빼놓지 않았다.

슬롯 감독은 기자회견장에서 "무엇보다 조타를 위한 팬들의 헌정이 너무나 인상적이고 강렬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오늘 경기장의 모든 것이 특별했다"며 "마지막 6분 동안 경기장은 믿기 어려울 정도의 분위기에 휩싸였다. 마치 리그 우승 순간 못지않은 감동이었다"고 덧붙였다.

팀의 주장 버질 판데이크 역시  "오늘은 단순한 개막전이 아니었다. 루트(조타의 아내)와 아이들, 그리고 그의 가족이 여기 와 있다. 우리가 그들에게 리버풀이 영원히 가족이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했다"고 밝혔다.

조타와 가장 친했던 것으로 알려진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는 리버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디오고는 항상 가족 중심적인 사람이었다. 때론 말없이 지나가기도 했지만, 다음 날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포옹을 해주곤 했다"며 "메시와 호날두를 두고 벌인 논쟁, 카드 게임에서의 장난, 웃음 속의 기억들이 이제는 추억으로 남았다. 하지만 그는 언제나 웃으며 우리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리버풀 구단은 이날 경기를 시작으로 시즌 내내 유니폼과 재킷에 조타를 기리는 문구인 'Forever 20(영원히, 20)' 패치를 부착하기로 했다. 또한 구단은 안필드 외곽에 조타의 동상을 설치할 계획을 발표했으며, 그의 이름을 딴 유소년 아카데미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도 이번 주말 열리는 전 경기에서 조타를 위한 묵념 시간을 갖기로 하면서 추모 물결에 동참했다.

조타의 친정팀 울버햄프턴 원더러스 역시 같은 주 맨체스터 시티와의 시즌 개막전에 특별 추모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리버풀은 새로운 시즌을 조타의 부재 속에서 시작했지만, 그를 기리는 수많은 목소리는 여전히 구장의 모든 순간을 가득 채웠다.

사진=프리미어리그/리버풀 FC/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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