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5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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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 자처한 KIA 군기반장의 소신…"'잘한다'고만 하면, 후배들 성장 못해" [오키나와 인터뷰]

기사입력 2025.03.05 06:44

최원영 기자
KIA 타이거즈 포수 김태군이 지난해 정규시즌 경기에서 득점 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KIA 타이거즈 포수 김태군이 지난해 정규시즌 경기에서 득점 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일본 오키나와, 최원영 기자) KIA 타이거즈는 디펜딩 챔피언이다. 지난해 2017년 이후 7년 만에 통합우승을 일궈내며 영광을 누렸다. 올해도 정상을 지키려면 긴장의 끈을 꽉 잡아야 한다. 때로는 쓴소리를 하는 군기반장도 필요하다. 포수 김태군이 그 역할을 맡았다.

KIA의 2차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에서 만난 김태군은 "많은 분들이 나를 군기반장으로 아시는데, 사실 옳고 그른 것을 구분만 해주면 된다. 요즘 어린 친구들 중에선 그게 잘 안 되는 경우가 있다"며 "그런 것들이 분명 모두의 눈에 다 보일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캠프 막바지) 시기가 시기인지라 다들 많이 힘들고 지쳐 있는 상태다. 그래서 최대한 배려해 주고 있다"며 "시즌에 돌입하면 어떻게 변할지 잘 모르겠다. 분명한 건 그런 모습이 내 눈에만 보이진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1989년생으로 팀 내 최고참급에 속한다. 베테랑 선배지만 싫은 소리를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김태군은 "할 수밖에 없다. 사람이 어떻게 좋은 말만 듣고 성장하겠나. 선배는 항상 좋은 길라잡이가 돼야 한다"며 "무조건 '잘한다', '괜찮다'라고 해주는 선배가 좋아 보일 순 있다. 하지만 후배 선수의 성장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힘줘 말했다.

KIA 타이거즈 포수 김태군이 지난해 한국시리즈 경기에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KIA 타이거즈 포수 김태군이 지난해 한국시리즈 경기에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KIA 타이거즈 포수 김태군이 지난해 한국시리즈 경기에서 타격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KIA 타이거즈 포수 김태군이 지난해 한국시리즈 경기에서 타격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김태군은 "내 경험에 비춰보면, 나도 어렸을 때 쓴소리를 들으며 발전했다. 그 선배들이 결국엔 다시 나를 챙겨주고, 나는 또 그 선배들을 보며 더 성장했다"며 "내가 나쁜 선배가 되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젊은 선수들은 KIA에서 10~15년 동안 활약해 줘야 한다. 과연 '잘한다'만 듣고 이 선수가 팀의 상징이 될 수 있을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처음부터 환호만 받은 선수들은 무너질 때 확 무너질 수 있다. 데뷔 후 못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심리적으로 힘들 때 옆에서 선배들이 잘 잡아줘야 한다"고 부연했다.

기억에 남은 선배가 있을까. 김태군은 "KT 위즈 박경수 코치님과 이번에 사령탑이 되신 NC 다이노스 이호준 감독님 등이 떠오른다. 난 인복이 많아 좋은 길을 걸어온 선배들이 많이 챙겨주셨다. 덕분에 지금까지 야구를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내에게도 가르침을 얻는다. 김태군은 "나와 달리 회사 생활을 했기 때문에 동료들과 두루두루 지내는 법을 잘 안다. 나도 팀원들에게 늘 안 좋은 말만 하진 않는다. 너무 강하면 부러지듯 어느 정도 유연성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KIA 타이거즈 포수 김태군이 지난해 한국시리즈 경기에서 홈런을 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KIA 타이거즈 포수 김태군이 지난해 한국시리즈 경기에서 홈런을 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KIA 타이거즈 포수 김태군이 지난해 한국시리즈 경기에서 세리머니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KIA 타이거즈 포수 김태군이 지난해 한국시리즈 경기에서 세리머니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올해 캠프에서도 투수들을 다독였다. 김태군은 "투수들을 많이 격려해 주려 했다. 선수들이 각자 겨울에 준비해 온 게 있고, 그걸 존중해 줘야 한다고 봤다"며 "포수로서 왈가왈부하지 않고 '잘한다'고 해줬다. 다만 시범경기부터는 진짜 실전이니 그때부터는 냉정하게 임할 것이다"고 짚었다.

스스로 책임감도 높이고 있다. 지난해 '우승 포수'라는 타이틀을 달아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김태군은 "자부심이 생겼다. 개인적으로 무척 기분 좋다"며 "하지만 작년의 우승은 이미 지나갔다. 이제 올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타이틀에 걸맞은 퍼포먼스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현재 컨디션에 관해서는 "1차 캠프에서 어느 정도 몸을 만들었고 2차 캠프에서 실전 위주로 임했다. 개막(3월 22일)까지 남은 기간 어떻게 더 끌어올릴 것인지 감독님, 코치님들과 꾸준히 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IA 타이거즈 포수 김태군이 지난해 한국시리즈 경기에서 세리머니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KIA 타이거즈 포수 김태군이 지난해 한국시리즈 경기에서 세리머니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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