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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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 업 V] 흥국의 졸전으로 맥 빠진 챔피언 결정전

기사입력 2009.04.04 16:08 / 기사수정 2009.04.04 16:08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 조영준 기자]
4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벌어진 2008~2009 NH농협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서 흥국생명은 GS 칼텍스에게 0-3으로 완패를 당했습니다. 세트 스코어 0-3을 떠나서 흥국생명의 경기 내용을 보면 프로란 말이 무색할 만큼, 졸전의 경기력을 펼쳤죠.

배구의 기본은 상대의 볼을 리시브로 받은 뒤, 세터에게 연결하면, 세터는 이 볼을 공격수에게 올리는 것입니다. 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서 나타난 흥국생명의 플레이는 배구에서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부분을 상실하고 있었습니다. 플레이오프에서 KT&G 아리엘스를 누르고 상승세를 타는 듯싶었지만 흥국생명은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올 시즌 최악의 플레이를 펼쳤습니다.

GS 칼텍스는 1세트부터 리시브가 안 좋은 한송이에게 집중적으로 서브를 구사했습니다. 한송이 대신 리시브 전담으로 교체 투입된 주예나도 제 몫을 해주지 못했습니다. 리베로인 조상희도 그리 강하지 않은 GS 칼텍스의 서브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초반부터 리시브가 흔들리자 흥국생명의 세터 이효희는 제대로 된 토스를 올리지 못했습니다.

위기에 몰리면 이 부분을 극복할 '대안'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흥국생명은 이러한 대안과 리시브 불안을 극복할 돌파구를 찾지 못했습니다. 챔피언 결정전은 모든 선수들의 집중력이 필요한 경기이죠. 하지만, 무슨 일인지 흥국생명 선수들의 집중력은 정규 시즌 경기에 비해 흐트러져 있었습니다.

22-25로 진 1세트에 비해 2세트에 들어서 흥국생명의 플레이는 완전히 균열 되어 있었습니다. 리시브 난조를 극복하지 못했고 이효희는 무엇에 홀린 듯, 본 헤드 플레이를 연발했습니다. 위기의 상황에서 가장 먼저 정신 차려야 할 세터가 무너지자 흥국생명의 플레이는 걷잡을 수 없이 흔들렸습니다. 공격수의 구미를 맞추는 토스는 거의 올라오지 못했고 공격수들의 범실도 속속히 나타났습니다.

플레이오프에서 2연승을 거둔 흥국생명은 만전을 대비해 이번 챔피언 결정전을 준비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플레이는 둘째치고 정신적인 부분에서 극명한 문제점이 드러났습니다.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쉽게 자멸하는 모습은 결코 챔피언 결정전에 참가한 팀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아울러, 한국 여자배구의 위상에도 불명예를 안긴 경기력이었습니다. 여자프로배구를 대표하는 최고 팀들의 경기에서 이러한 경기력이 나타난 점은 심각한 문제점이 아닐 수 없습니다. 2차전에서 흥국생명이 다시 중심을 잡으려면 배구의 가장 기본적인 부분부터 재정비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흥국생명은 이번 시즌에 팀을 책임지는 감독의 얼굴이 세 번이나 바뀌었습니다. 현재 흥국생명의 선수들과 오랜 기간을 함께했던 어창선 감독 대행이 팀을 이끌고 있지만 흥국생명은 팀을 한 곳에 모을 수 있는 구심점이 사라져 있었습니다. 선수들을 독려하고 팀을 장악할 감독이 부재하니 팀의 조직력은 흐트러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 한송이를 여자배구 사상 최고의 거액을 안겨주며 데려왔지만 흥국생명은 가장 중요한 부분을 챙기지 못했습니다. 물론, 이효희와 조상희의 플레이가 살아난다면 GS 칼텍스와 대등한 경기력을 펼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팀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령탑이 자리가 불안했던 점이 이번 챔피언 결정전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진 = 카리나, 정대영 (C) 엑스포츠뉴스DB 강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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