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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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바랬지만 훈훈했던' 경남 투톱의 2골

기사입력 2008.09.28 05:11 / 기사수정 2008.09.28 05:11

임기환 기자

[엑스포츠뉴스=임기환 기자] 지난 27일 저녁, 양산벌에서 벌어진 경남FC와 대전시티즌의 K-리그 20라운드 경기.

두 팀의 승부는 2-2무승부로 돌아갔지만 만 육천여 홈팬들 앞에서 펼친 경남 선수들의 플레이만큼은 정말 돋보였고 그 결과물인 2골은 단연 이 날 경기의 백미였습니다.

전반전에서 보여준 경남의 플레이는 마치 유럽축구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기존의 팀컬러에 더하여 좌우 날개의 빠른 크로스와 허리에서 상대의 예봉을 차단 후 역습으로 이어지는 과정의 신속함은 프리미어리그 못지않았으니깐요.

그 중에서도 전반 35분 김대건의 크로스에 이은 김진용 선수의 씨저스킥은 단연 일품이었는데요.

특히 김진용 선수의 시저스킥은 수비수를 앞에 두고 맞추기 힘든 높이와 속도의 크로스를 오차 없이 정확히 발등에 맞춘  볼을 발에 맞추는 감각과 슈팅타이밍이 없으면 성공하기 어려웠던 슛이었기에 더욱 빛이 났습니다. 실시간이라서 다시 못 보는 게 아쉬울 정도였었으니까요.

경기 후 김진용 선수와의 인터뷰에서 어떻게 하여 그 어려운 상황에서 그러한 멋진 골을 넣었느냐는 질문에 김진용 선수는 "평소에도 어떻게 하면 멋진 골을 넣을 수 있을까"하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자주 했다고 합니다.

"그런 상황을 떠올리는 습관이 이날 경기에서도 이어졌고 골까지 만들어 낸 것 같다"는 김진용 선수는 "골을 넣었지만 골키핑이나 부족한 점이 많다. 부족한 면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겸손하고 부단히 자신의 단점을 고치는 모습을 보여 더욱 빛나 보였습니다.

또한, 비록 골로 연결되진 못했지만 전반에 보여준 김동찬 선수의 플레이는 여기가 K-리그 경기장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화려했고 양산벌을 찾은 만 육천 여명의 관중의 탄성을 절로 자아내게 했습니다.

하프라인 근처에서 인터셉트한 공을 두 명의 수비수가 따라붙는 와중에도 뺏기지 않고 따돌린 데 이어, 아크 부근에서 두 명을 더 제치며 슛까지 연결한 장면은 마치 누 캄프의 에이스 메시 같았습니다. 168cm의 작고 어린 선수에게 4명의 수비수가 농락당하는 장면은 근래 한국축구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모습이기에 경기장을 찾은 팬들이 더욱 흥분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김동찬 선수의 계속된 노력은 후반에 빛을 발했습니다. 골키퍼 실책을 틈타 골까지 엮어낸 장면에서 김동찬 선수의 투지가 그라운드 밖 관중석까지 직접 전해졌지요. 남들보다 한발 더 뛰는 투지가 만들어낸 골이었습니다.

비록 경남은 후반에 선수들의 집중력 저하와 주심의 아쉬운 판정에 페이스가 무너지며 동점을 허용했지만 두 선수가 보여줬던 멋진 골들과 선수들이 열심히 뛰는 모습에서 오랜만에 경기장을 찾은 양산시민들의 마음만은 즐거웠을 것입니다.  



임기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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