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3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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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①] 남규리, 빛나지만 극적으로 어두운

기사입력 2016.08.23 16:39

정지원 기자



[엑스포츠뉴스 정지원 기자] '연예인 남규리'는 까탈스럽고 허당기 넘치고 화려한 부잣집 외동딸 같다. 하지만 소속사 관계자부터 동료 배우 등 당장 그녀의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 남규리'에 대한 평은 정반대에 가깝다. 밝지만 차분하고, 살갑지만 정도를 지킨다. 소속사 관계자도 그녀의 인간성 얘기만 나오면 엄지 손가락을 치켜든다. 빛이 나는 사람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빛나고 화려한 이미지가 배우 활동에 있어 발목을 잡은 것도 사실이다. 수없이 도전했지만 편견을 깨기 어려웠고, 10편이 넘는 작품에서 그놈의 '이미지' 때문에 고배를 마셔야 했다. 실제 성격과 작품 속 역할은 어울리지만, 연예인으로서 이미지와는 매치가 어렵다는 것이다. 피나는 노력과 실패가 거듭된 게 몇 년. 그녀는 또 나름의 스펙트럼을 구축해나가며 '모든 건 하늘의 뜻'이라 되뇌며 마음을 다잡았다. 

"저는 기본적으로 밝은 사람이지만 극적으로 어두운 면이 있어요. '무정도시' 작가님도 제게 '넌 굉장한 희극과 비극이 함께 있다'고 말해주셨죠. '그래 그런거야' 김수현 작가님이 절 왜 캐스팅했는지 그 이유를 들은 적은 없지만, 저의 성향이나 의외의 어두움을 봐주시지 않았을까 싶어요. 50년 간 최고의 자리에서 글을 쓰며 수없이 많은 배우를 보셨을테니까요. 

오디션을 보기 전엔 대본의 대사를 다 외우는 수준으로 노력해요. 특수한 역할이라면 인간문화재 분들도 찾아가 몇 달을 배울 정도죠. 하지만 틀에 박힌 그 이미지 때문에 수 차례 고배를 마셨어요. 원하는 캐릭터라면 저예산 영화라도 상관없는데 그게 쉽진 않죠. 고민을 많이 했지만 이젠 과도기가 지났어요. 연기에 대한 주체성을 갖고 살아가다보면 진짜 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시기가 오겠죠."

지금이야 현재에 충실하면 빛을 볼 것이라 말하지만, 사실 연기를 처음 시작한 이후 줄곧 남규리는 조급했었다. 죽을 힘을 다해서 연기해 빨리 인정받고 성장하고 싶었던 시간들이 있었다. 융통성 없이 감정에 너무 몰입했던 적도 있었고, 한 신에서 감정을 너무 소비하는 바람에 다른 신에서 100%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적도 있었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그런 상황에서 남규리와 김수현 작가의 만남은 꽤 파격이었다. 앞 뒤 재지않고 열심히 연기하던 남규리에게 '인생은 아름다워'는 연기에 대한 열정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기폭제같은 역할이었다. 김수현 작가 역시 남규리에게 '진실된 연기를 해라'고 조언했다. 진실된 연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중은 느낌으로 진심을 알아챈다'는 답이 돌아왔다. 

"보는 사람은 알아요. 이 배우가 진심으로 연기하는지 아닌지. 또 배우들도 바로 눈치를 채요. 만약 우는 신이라면, 이 사람이 스킬을 이용해 우는 것인지 아니면 진심으로 연기하는 것인지요. 연기를 통해 휴머니즘을 보여줘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진심'이 더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해요. 지금도 전 제가 너무 빨리 주연을 맡았다고 생각해요. 이제야 멀리 떨어져서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거든요. 

불빛이 창가에서 새어나온다는 건, 그 문을 활짝 열 수 있는 힘만 있다면 그 빛을 다 받을 수 있다는 뜻이죠. 맞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꾸준하고 묵묵하게 절 보여주다보면 언젠간 저의 좋은 모습들을 대중에 보여줄 때가 오지 않을까요. 절 지지해주는 팬들이 그래서 정말 고마워요. 더 노력해야죠."([XP인터뷰②]에서 계속)

jeewonjeong@xportsnews.com / 사진= 김한준 기자

정지원 기자 jeewonj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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