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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e스토리] '벵기' 배성웅 3 - 정글 그 자체의 이야기

기사입력 2016.07.07 00:00 / 기사수정 2016.07.07 14:32

박상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상진 기자] 프로게이머도 사람이다. 갑자기 무슨 이야기냐고 묻는 사람도 있을 테지만 프로게이머도 가끔은 다른 일도 하고 취미 생활도 가지고 있다. 경기 내에서는 프로 의식을 가지고 승리를 위해 최선의 모습을 보이지만, 경기 후에는 그 나이대의 모습을 보이는 것.

특히나 프로게이머들은 다른 프로 스포츠에 비해 어린 나이에 프로 생활을 하며 자신의 본 모습을 보이기 힘들다. 그렇기에 팬들은 선수들의 경기 모습 만큼이나 원래 모습도 궁금해 한다. 앞서 두 편의 인터뷰를 통해 만난 '벵기' 배성웅 역시 선수 생활 외에도 자신만의 취미와 숨겨진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배성웅 인터뷰 마지막 편인 이번 인터뷰에서는 그의 선수 생활, 그리고 동료와의 이야기에서 조금 벗어난 가벼운 질문 위주로 진행했다. 취미와 같은 가벼운 질문부터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웠던 라이너까지, 배성웅은 모든 질문에 진지하게 답해줬다.



승부욕이 강해 경기에서 이기고도 만족스런 표정을 짓지 못한 적도 많은데, 본인의 승부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제가요? 저 별로 승부욕 강한 사람 아니에요. 프로게이머 중에서는 정말 승부욕이 없는 쪽이에요. 승부욕이 강하다면 상혁이 정도는 돼야죠(웃음).

'협곡의 지배자, 벵 '더 정글 갓' 기 같은 질문 외에도 흑염룡이라는 별명을 가졌는데, 이 별명에 대해 어떨게 생각하나.

처음에 흑염룡이라는 별명을 들었을 때 이렇게 많이 퍼질 줄은 생각도 못했어요. 일단 별명 지어주신 분에게 감사드리고요(웃음). 그리고 계룡산 피시방에서 김정균 코치님을 만났다거나 하는 이런 패러디 이야기는 다른 사람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정말 재미있게 읽었거든요. 근데 제가 주인공이 된 글을 읽고 팀원들이 놀리니 기분이 이상하더라고요. 

'엠비션' 강찬용 선수의 패러디 글은 가끔 올라올 때마다 재미있게 봤는데 그 주인공이 제가 되고, 연습실이나 숙소에서 팀원들이 이걸로 놀리는 걸 경험한 이후 다른 사람 글도 마냥 재미있게 볼 수가 없었어요(웃음).

하지만 이렇게 캐릭터가 잡혀 사람들이 알아봐 주는 건 기분 좋았어요. 작년에 팔이 좀 아파서 자주 팔을 쥐는 모습을 보였는데, 그 모습을 보고 흑염룡이 날뛰는 걸 막는다고 한 거 같아요. 이제 팔은 괜찮은 편이에요.



동료 게이머 사이에서 인상이 좋다는 평을 듣는데.

음... 제가 다른 사람에게 원망 살 일이나 욕먹을 일을 안하려고 노력한 게 효과를 본 거 같네요.

잘 먹는 음식이나 못 먹는 음식이 있다면, 그리고 술이 약한 거로 알려졌는데.

제 입에 맞는 음식을 하나 발견하면 자주 먹는 편이에요. 그리고 주스나 팥빙수 같은 거 좋아하고요. 새우나 갑각류를 날로 잘못 먹으면 알러지가 나서 고생합니다. 오리고기나 돼지 껍데기를 안 먹는 거로 아시는 분이 계신데 둘 다 먹긴 해요. 별로 안 좋아해서 그렇지.

술도 못 마시는 거로 아시는데, 얼굴이 빨리 빨개져서 취한 거로 아시지만 잘 마시는 편이에요. 다들 더 마시면 안될 거 같아 말리는지라 그냥 제가 더 달라고 하죠.

최근 팬들에게 장난감 총 선물을 많이 받았는데, 그리고 이상혁의 사격 실력이 안 좋다는 이야기가 있다.

처음에 준식이가 총을 선물로 받아서 장난으로 위협하는 장면이 개인 방송을 통해 나갔는데, 그 이후에 벽에 사격판을 걸어서 내기를 자주 했죠.

그리고 제가 없던 날이었는데 재완이가 상혁이 총 쏘는 모습을 보고 '리그 오브 레전드 없으면 대체 뭐하고 살았을까?' 라고 이야기 했다고 하더라고요. 상혁이가 롤 빼고는 다른데 재능있는 걸 보지 못했는데, 저도 사실 남 이야기를 할 처지는 아니죠(웃음).



최근 공포영화를 보러 가려다 실패했다고.

취미가 독서라고 써두긴 했는데, 영화를 보는게 제 취미에요. 그래서 호성이하고 공포 영화를 보려고 했는데, 호성이가 공포 영화를 잘 못봐서 양쪽에 아는 사람 한 명씩 앉아 있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세 번째 멤버를 구하지 못해 결국 공포 영화는 못 봤어요.

최근에는 곡성하고 워크래프트를 봤죠. 워크래프트가 재미있더라고요. 제가 리그 오브 레전드 외에도 하스스톤을 좋아하고, 하스스톤으로 워크래프트 역사를 배워서 그런지 아는 캐릭터가 나올 때마다 신기하더라고요. 하스스톤은 잘 풀리는 시즌에 전설도 찍어요.

하스스톤은 PC로 즐기는 경우도 있지만, 주로 핸드폰으로 즐길 텐데. 핸드폰을 다시 만든지 얼마 되지 않았나?

14년도 중반에 택시에 핸드폰을 두고 내렸는데 찾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그동안은 핸드폰 없이 살다가 15년 롤드컵 우승하고 나서 다시 만들었어요. 핸드폰이 없으니 성적이 잘 나오는 거 같더라고요(웃음).



팀 내 금수저라는 이야기가 있다.

말도 안되는 이야기에요. 잘 사는 집도 아니고요. 제가 가끔 음식을 남기는데, 그걸 보고 금수저라고 하는 거 같아요. 진짜 금수저는 따로 있어요. 배준식씨라고...(웃음)

최근 본인을 우상이라고 하는 선수들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과거에 좋은 성적을 내서 좋게 봐주시는 거 같아요. 언제나 감사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노력하셔서 꼭 꿈을 이루셨으면 좋겠어요.

첫 번째 롤드컵 우승으로 기념 스킨이 만들어졌는데, 리 신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

당시 솔랭에서 리 신을 많이 선호하기도 했고, 롤드컵에서도 많이 사용해서 스킨을 리 신으로 만들어 달라고 했죠. 그런데 실제로 보니 그리 멋지지는 않더라고요. SK 주유소 아르바이트생 같아요.

마지막으로,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운 선수들을 라인 별로 말해보자면.

탑 라이너 중에서는 2015년 MSI에서 만난 '후니' 허승훈이 제일 상대하기 까다로웠어요. 정글러로는 삼성 화이트 시절 '댄디' 최인규가 힘들었고요. 미드 라이너도 삼성 화이트 시절 '폰' 허원석이 라인전을 엄청 잘해 까다로웠죠. '루키' 송의진도 미드 시절 까다로웠고요. 원거리 딜러도 삼성 화이트 시절 '데프트' 김혁규가 기복이 적어 정말 잘 했고, 서포터도 '마타' 조세형이 시야 싸움을 잘 해서 상대하기 까다로웠죠. 지금 써보니 14년도 삼성 화이트 선수들에게 많이 고생했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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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기자 valle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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