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9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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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 (인터뷰)

기사입력 2015.12.05 06:50 / 기사수정 2015.12.04 22:44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배수지에게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묘한 힘이 있다. 고운 외모, 환한 웃음과 어우러지는 발랄한 성격은 보는 이들을 늘 기분 좋게 만들어준다.

배수지에게 '국민 첫사랑'이라는 애칭을 안겨 준 영화 '건축학개론'에 이어 그가 3년 만에 차기작으로 선택한 작품이 지난 달 25일 개봉한 '도리화가'(감독 이종필)다.

'도리화가'에서 배수지는 조선 최초의 여류소리꾼으로 역사에 기록된 진채선으로 분했다. '도리화가'는 여자는 판소리를 할 수 없었던 1867년, 운명을 거슬러 소리의 꿈을 꿨던 진채선(배수지 분)과 그녀를 키워낸 스승 신재효(류승룡)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배수지는 순박하면서도 당차고, 그러면서도 마음속에는 슬픔을 간직한 진채선 역을 소화해냈다.

'도리화가' 개봉 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마주한 배수지는 "'도리화가'라는 제목을 봤을 때부터 어감도 예쁘고, 노래도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었다"고 시나리오를 처음 접했을 때를 떠올렸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자신의 연습생 시절이 떠올라 울컥했었다는 배수지는 "가수의 꿈을 키워오면서 느꼈던 감정들이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스쳐지나가 많이 울컥했다. 또 스토리 자체도 그렇고, 순수하고 당찬 채선이의 당찬 매력에 호기심이 가더라. 걱정도 됐는데, 정말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서 그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얘기했다.

진채선이 어떤 인물이었을지 고민하는 시간도 깊었다. 배수지는 "왜 소리에 대한 열망이 그렇게 컸을까 생각했다. 오기 있고 악바리 같은 진채선의 모습이 영화 속에서도 나오는데 그렇게 했기 때문에 여류 소리꾼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그런 간절함을 많이 담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진채선은 '여자는 소리를 할 수 없다'는 통념을 깨기 위해 남장도 개의치 않는다. 얼굴에 숯을 칠하거나 입을 크게 벌리고 소리 연습을 하는 모습에서도 배수지의 매력이 한껏 묻어나온다. 배수지는 "망가진다는 생각은 전혀 안했다. 오히려 재미있었다. 분장한 모습을 사진 찍어서 엄마께 보내드렸었는데, 엄마도 깜짝 놀라시더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캐릭터 분석 외에도 판소리는 배수지가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기도 했다. "너무 무거웠다"고 자신의 어깨 위에 놓였던 무게감을 토로한 배수지는 "채선이의 성장기라는 점에 중심을 뒀다. 채선이도 처음에 미숙한 부분에서 시작을 하고 조금씩 성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소리를 정확하고 완벽하게 하는 것 못지않게, 소리를 하고 싶은 간절함을 보여주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영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속 제니퍼 로렌스의 모습을 참고했다는 배수지는 "제니퍼 로렌스가 전문 댄서가 아님에도 춤을 향한 간절한 마음을 온 몸으로 보여주듯이, 저 역시 그런 감정을 관객들에게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극 속에서 펼쳐지는 스승 신재효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배수지는 "채선이에게 신재효라는 인물이 특별했던 것만은 사실이다. 스승님에 대한 존경도 있었겠지만, 어릴 때 부모님을 잃은 자신의 재능을 알아봐주고 키워준 스승님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너무나 컸을 것이다. 존경하는 마음에 사랑도 있지 않았을까. 남녀 간의 사랑이라고 말하기보다는 그와는 조금 다른 복합적인 감정이었을 것이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풀어놓았다.

함께 연기한 류승룡, 송새벽, 이동휘, 안재홍과 전국 각지의 풍경 좋은 곳들을 누비며 촬영했던 기억 역시 배수지에게는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는 "촬영이 끝난 지 거의 일 년이 다 됐는데, 그 때의 기록이 여전히 새록새록하다. 좋은 선배님들과 함께 하면서 정말 배운 게 많았고, 큰 복을 얻은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극 중 신재효가 진채선을 향해 '마음껏 울거라. 울다가 보면 웃게 될 것이다'라는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고 말한 배수지는 "아직 그 뜻을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나중에 시간이 흘러서 이 댓글을 봤을 때 보기만 해도 눈물이 날 것 같은 그런 게 있더라"며 기억에 남는 대사를 함께 곱씹었다.



열일곱 살의 나이에 가수로 데뷔해 드라마, 영화로 활동 영역을 넓히며 '배수지'라는 이름을 대중에게 각인시켜 온 그다. 영화 속 진채선이 소리에 대한 열망을 드러내며 '꼭 그렇게 살아야 해요'라고 자신 있게 얘기했듯이, 배수지 역시 어린 시절 품어온 자신의 꿈을 이루고, 또 만들어가고 있다.

배수지는 "저 역시 많은 분들이 왜 저를 사랑해주실까, 제 직업이 대중의 관심 속에서 일하는 직업이면서도 늘 궁금했었던 것 같다. 오랫동안 계속 꾸준히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멀리서 묵묵히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있는데 모든 분들께 항상 감사한다. 제가 열심히 하려고 하는 모습을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서, 저 스스로도 늘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며 제 할 일을 열심히 하는 게 많은 분들께 보답하는 길인 것 같다"고 힘주어 얘기했다.

이제 스물두 살. 지금까지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것이 더 많은 배수지가 펼쳐내고, 또 만들어 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에 여전히 기대가 모인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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