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7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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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베어 더 뮤지컬', 사랑에 상처받은 청춘들의 성장통

기사입력 2015.07.30 07:00 / 기사수정 2015.07.30 03:18

조재용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재용 기자] 그저 흔한 사랑이 누군가에게는 정말 어려울 수 있었다. 가슴 속 깊이 상처를 가지고 있는 네 남녀의 엇갈린 사랑 이야기가 깊은 여운을 남겼다.

'베어 더 뮤지컬'은 미국에서 가장 보수적인 남부의 가톨릭계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청소년들의 성장기와 인간애를 다룬다. 숨기기만 했던 성장의 아픔을 수면위로 꺼내며 정체성에 대한 고민, 방황, 불안한 심리 등을 강렬한 비트의 록 음악에 담아 파격적으로 그려냈다.

극을 이끌어가는 주된 코드는 동성애다. 초반부터 피터와 제이슨은 기숙사 방 안에 숨어 뜨거운 사랑을 속삭이고, 서로를 향한 사랑은 시간이 지날수록 깊어진다. 하지만 이를 세상에 알리고 싶어하는 피터와 달리, 학교 킹카였던 제이슨은 그를 계속 거부하고, 새로운 이성 아이비와 사랑에 빠지면서 상황은 꼬여만 간다.

극의 배경은 보수적인 가톨릭계 고등학교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전혀 다른 이야기가 극에 휘몰아친다. 피터와 제이슨의 위태로운 일상이 아무 일 없다는 듯 고요하게 흐르는 가운데, 같은 반 학생들은 신부님께 고해성사를 하면서도 마약과 술을 포함한 문란한 파티를 계속한다. 그러면서 제이슨과 아이비, 맷과 나디아의 이야기도 하나씩 베일을 벗으며, 관객들은 네 남녀의 뒤섞인 감정에 몰입한다.

특히 제이슨의 가슴 아픈 선언과 냉혹한 현실 앞에 맞선 피터의 방황은 10대 청소년기의 불완전한 모습과 복잡미묘한 감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피터의 혼란스러운 감정을 추스르는 과정에서 훌쩍 커버린 겉모습과 달리 여전히 유약한 내면이 섬세한 연기력으로 표현되고, 제이슨에 '가슴이 아닌 머리로 산다'면서 풀어낸 넘버들은 강한 설득력으로 귀에 쏙쏙 꽂힌다.



여기에 졸업 공연 '로미오와 줄리엣' 연극을 준비한다는 배경도 주제와 묘한 연결고리를 가지며 몰입을 더한다. '사랑'과 '차별'이 주된 주제로 펼쳐지는 연극과 실제 극이 비슷한 상황으로 오버랩 되고, 금기된 사랑 이야기가 힘을 받는다.

또한 개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은 파격적인 소재도 눈에 띈다. 극은 호모, 걸레 등 선정적인 대사는 물론, 마약, 손가락 욕이나 성 행위를 연상시키는 모습까지 거침없이 쏟아낸다. 하지만 낯설거나 거북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인물의 내면을 더욱 솔직하게 표현하는 장치로 유효 적절히 사용됐고, 학창시절 한 번쯤 떠올려 본 일탈 정도로 받아들여도 무리가 없을 듯 하다.

다만 피터와 달리 함께 사랑을 나눈 제이슨의 이야기가 급하게 마무리 돼 극과 완전히 밀착되지 못했고, 나디아가 느끼는 내면의 열등감과 제이슨과 아이비의 사랑 이야기도 개연성이 부족해 아쉬움으로 남았다.

한편 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은 지난 6월 20일 개막해 오는 8월 23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jaeyong2419@xportsnews.com / 사진= 마케팅컴퍼니 아침



조재용 기자 jaeyong241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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