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6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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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회담'은 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가 [한인구의 탐구생활]

기사입력 2015.04.07 16:27 / 기사수정 2015.04.07 19:55

한인구 기자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기미가요 논란으로 뭇매를 맞았던 '비정상회담'이 이번에는 욱일기 장면을 그대로 방송해 또 다시 질타를 받고 있다. 반복된 실수에 프로그램 신뢰도도 흔들리는 지경이다.

6일 방송된 JTBC '비정상회담'에서는 각국의 이색 경매를 소개하는 코너가 있었다. 타쿠야가 일본에서 판매되는 참치를 소개했다. 그런데 설명을 돕기 위해 쓰인 일본 방송 자료 화면 속의 참치에 찍힌 일본 욱일기가 그대로 노출됐다.

욱일기는 일장기의 붉은 태양 주위에 욱광(旭光·아침 햇살)이 퍼져나가는 모양을 덧붙여 형상화한 것으로, 제2차 세계대전 때까지 일본 육군과 해군의 군기(軍旗)로 사용돼 기미가요와 더불어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한다.

누리꾼들은 방송 후 다양한 국적을 가진 출연자들이 모인 '비정상회담'에 욱일기가 등장한 것에 격앙했다.  이에 JTBC 측은 "제작진의 편집상 부주의로 논란이 불거져 죄송하다. 앞으로 주의하겠다"고 사과했다.

'비정상회담'의 편집상 부주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0월 27일 방송된 '비정상회담'에서는 타쿠야 대신 일일 비정상 대표로 온 히로미츠의 등장 배경음악으로 기미가요가 사용돼 논란이 일었다. 5개월여 만에 일본 제국주의를 연상하게 하는 장면이 되풀이된 것이다.

기미가요가 문제가 됐던 당시 제작진은 "출연자 등장 음악으로 사용한 배경 음원은 그 선택이 신중하지 못했다. 신중하게 제작에 임해야 한다는 점을 마음 깊이 느끼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배경음악을 채택했던 프리랜서 음악감독과 업무계약을 파기하는 한편 책임 프로듀서도 경질하면서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반년도 안 돼 또 사달이 났다.

물론 같은 잣대로 두 논란을 바라보기에는 무리한 부분이 있다. 기미가요가 편집 과정에서 프리랜서 음악감독에 의해 다분히 의도적으로 사용된 데 비해, 욱일기 장면은 일본 방송 화면을 짧게 보여준 것이어서 제작진의 해명처럼 부주의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역사의식 부재'라는 큰 틀에서는 제작진의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했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각국을 대표해 토론을 펼치는 '비정상회담'의 프로그램 특성상 다른 국가의 자유를 억압했던 군국주의를 나타내는 욱일기가 전파를 탄 것은 프로그램 제작 의도에도 맞지 않기 때문이다. '아주 짧게 스쳐지나간 욱일기 장면 하나 가지고 너무 호들갑을 떤다'고 억울해할 사안이 아닌 것이다.  

게다가 이번 욱일기 논란은 일본 아베 정권이 중학생들에게 '독도는 일본땅'이라고 교과서를 통해 주입시킨다는 사실이 전해진 시점과 겹치면서 더욱 예민하게 다가왔다. '일본의 뻔뻔한 역사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 공분을 사고 있는 요즘,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경계는 다수의 대중을 상대하는 방송 담당자들이 아무리 주의해도 모자라지 않다. 

'비정상회담' 제작진은 '뼈를 깎는 쇄신'을 하고서도 왜 이런 실수가 반복되는지, 다시 한번 제작 프로세스를 점검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사진 = '비정상회담' 방송화면 ⓒ JTBC]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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