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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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규의 등장, 1994 이운재를 떠올리다

기사입력 2014.06.27 06:53 / 기사수정 2014.06.27 14:40

김형민 기자
김승규 ⓒ Gettyimages/멀티비츠
김승규 ⓒ Gettyimages/멀티비츠


[엑스포츠뉴스=상파울루(브라질), 조용운 기자]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건 마지막 경기, 상대는 조 최강, 흔들리는 넘버원 골키퍼를 대체해야 하는 막내의 임무, 김승규가 '거미손' 이운재처럼 화려하게 월드컵에 데뷔했다.

실낱 같은 희망을 이어가야 하는 절박한 경기, 베테랑도 버티기 힘든 압박감은 골키퍼 막내 김승규가 보기 좋게 극복했다.

결과가 좋지 않으면 자칫 자신이 모든 화살을 맞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김승규는 골문을 지켰다. 브라운관을 통해 익히 아는 스타들이 자신에게 달려왔다. 월드컵을 벤치에 앉아 2차례 지켜본 것이 전부인 1990년생 골키퍼였지만 김승규는 안정감을 과시했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변화를 택했다. 홍명보 감독은 27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 위치한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열린 벨기에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정성룡 골키퍼 대신 김승규를 택했다.

앞선 2경기에서 5실점을 한 정성룡에게 신임을 잃은 홍명보 감독의 선택은 김승규였다. 지난해 급속도로 발전한 기량을 과시하며 국가대표팀까지 성장한 김승규는 생애 첫 월드컵 경기에서도 당당하게 활약했다.

경험 부족을 우려하기에는 김승규의 침착함은 상당했다. 김승규는 전반 중반 상대 공격이 힘을 내며 페널티박스를 위협할 때 안정적인 공중볼 처리로 뒷문을 단담함을 과시했다. 190cm에 육박하는 벨기에 공격수들과 공중볼에서 보여준 우위는 수비진에 힘을 실어줬다.

후반에도 김승규의 선방은 이어졌다. 후반 10분 드리스 메르텐스의 낮게 깔린 중거리 슈팅을 몸을 날리며 막아내며 흔들릴 수 있던 분위기를 잡아주는 안정감까지 과시했다.

흔들리는 넘버원 골키퍼를 대신한 막내, 한국축구에는 이런 경험이 이미 있다. 1994 미국월드컵 독일전에서 주전 골키퍼였던 최인영이 전반에만 3골을 내주자 김호 감독은 21살에 불과했던 이운재를 투입했다.

예상치 못한 후보 골키퍼의 등장이었지만 이운재는 훗날 4강 신화의 주역이 됐다. 김승규도 이운재만큼 뜻밖의 출전이었지만 흔들리는 수비진을 확실하게 잡아주면서 자신의 시대를 활짝 열었다.

김승규의 활약은 패배로 빛을 바랬다. 후반 32분 가장 아쉬운 장면이 지나갔다. 얀 베르통헨이 디보크 오리지의 슈팅이 막혀 나온 것을 침투하면서 마무리해 벨기에에 1-0 승리를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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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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