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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통산 400승' 유재학 감독, '꾸준함의 상징' 보여줬다

기사입력 2012.12.18 21:04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울산 모비스 유재학(49) 감독이 프로농구 최초로 정규리그 400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는 '꾸준함의 상징'이기도 하다.

모비스는 18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스와의 홈경기에서 65-49했다. 이로써 유재학 감독은 프로 최초로 통산 400승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1998~1999 시즌 대우증권(현 전자랜드) 감독으로 선임된 이후 15시즌 만에 거둔 성과다. 특히 모비스에서만 250승 203패(승률 .552)를 기록했다. 유 감독은 지난 2004년 모비스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9시즌째 팀을 이끌고 있다.

유 감독의 400승에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국내 프로 감독 최다승, 최초의 400승 외에도 프로농구 원년부터 지금까지 코치와 감독으로 17번의 시즌을 모두 개근하고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전쟁 같은 승부의 세계에서 매 시즌 성적에 대한 부담과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고 살아남은 것도 대단하다. 하지만 항상 전력상 약체로 꼽히는 팀을 이끌고도 꾸준한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더욱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경복고와 연세대를 졸업한 뒤 실업팀 기아자동차에 입단, 일찍부터 한국농구를 대표하는 정상급 포인트가드로 명성을 떨친 유 감독은 고질적인 부상으로 28세의 젊은 나이에 현역에서 은퇴해 일찍 지도자의 길로 접어들었다.

1993년부터 모교인 연세대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유 감독은 1997년 대우증권(현 전자랜드)의 초대 코치로 프로무대에 발을 들였다. 1998~1999시즌에는 마침내 프로농구 최연소 감독(만 35세)으로 승격됐다. 2004년부터는 모비스로 팀을 옮겨 올해로 9시즌째 지휘봉을 잡고 있다.

유재학 감독이 프로 첫 지휘봉을 잡았던 당시 모비스는 리빌딩의 기로에 놓여있던 약체였다. 대어급 FA(자유계약선수)를 영입한 적도 없었다. 그러나 양동근, 함지훈과 같이 신인 드래프트에서 선발한 선수를 리그 MVP로 키워냈고, 이창수와 우지원 등 베테랑을 리그 최고의 식스맨으로 변모시켰다. 타 구단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하던 원석을 보석으로 가공하는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유재학 감독은 기록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KBL 최다승 감독으로 우뚝 섰을 때도 “기록은 누군가에 의해 깨지게 돼 있는 법”이라며 겸손해했다. 그런 그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다름 아닌 ‘꾸준함’이다. 유 감독은 프로 원년인 1997시즌부터 단 한 시즌도 거르지 않고 현장을 지킨 유일한 지도자라는 점에서 '꾸준함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유재학 감독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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