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3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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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다' 김소현 성폭행 장면, 이게 최선입니까?

기사입력 2012.11.15 12:27 / 기사수정 2012.12.05 11:09



▲ 보고싶다 논란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아역배우 김소현의 성폭행 장면, 굳이 넣었어야 했을까. 정통 멜로를 표방하는 드라마 '보고싶다'가 장르에 걸맞지 않은 자극적인 소재를 활용해 시청자들의 비난의 화살을 받고 있다.

14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보고싶다' 3회에서는 이수연(김소현 분)이 자신과 한정우(여진구)를 납치한 괴한에게 겁탈을 당하는 내용이 암시됐다.

이날 방송에서 수연은 납치당한 정우를 구하기 위해 괴한에게 "내가 누군지 알아? 내 아빠는 살인자야. 나는 살인자 딸이고"라며 "무슨 말인지 알아? 나도 죽일 수 있어. 오지마. 진짜 죽여 버릴거야"라고 소리쳤다.

마약에 취한 납치범의 화를 돋게 한 수연은 결국 끌려가 구타를 당하고 말았다. 이를 본 정우는 "안 된다"고 소리쳤다. 하지만 그는 눈치를 보다가 납치범들이 한 눈을 판 사이에 수연을 혼자 두고 창고를 탈출했다. 수연은 넋이 나간채로 도망가는 정우를 지켜봤다.

이수연이 성폭행 당하는 모습이 직접적으로 그려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바닥에 눕혀진 채로 납치범에게 질질 끌려가는 이수연의 겁에 질린 표정과 그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며 오열하는 한정우의 모습만으로도 이를 짐작케 하기 충분했다.

넋이 반쯤 나간 채 누워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이수연의 모습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극의 몰입을 돕는 대신 불편함을 느끼게 했다. 지난 1, 2회에서 선보인 어린 소년소녀의 풋풋하고 애절한 사랑이야기와 대비되는 여중생 납치와 성폭행이라는 자극적인 소재가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성폭행 암시 장면이 드라마의 리얼리티를 살리는데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또 그러한 일들은 우리 사회에서 실제로 빈번하게 발생하는 일이기도 하다. 특히 여주인공 이수연이 성인이 돼서도 '살인자의 딸'이라는 이유로 받은 상처와 첫사랑과 헤어지는 씻을 수 없는 아픔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인물이기에 이러한 설정이 캐릭터를 이끌어 가는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번 '보고싶다'의 성폭행 장면은 '약'이 아닌 '독'이 됐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직접적인 장면이 없었다 할지라도 성폭행, 특히 미성년자 성폭행은 그 자체만으로도 자극적인 소재기 때문에 제작진 입장에서는 좀 더 신중한 고민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사회적으로 아동, 미성년자 성폭력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공영방송에서 굳이 넣지 않았어도 될 뻔한 소재를 내보낸 것만으로도 시청자들을 배려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감정선이 풍부한 청소년 시청자들과 같은 아픔을 공유한 이들에게는 이같은 소재가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왔을 수 있다.

사실 '보고싶다'의 소재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수연이 전과 8범 아버지에게 무자비하게 폭력을 당하는 모습이나 한정우의 아버지 한태준이 어린 강형준을 사냥개에게 물어뜯게 만들어 한쪽 다리를 못 쓰게 등의 내용으로 '아동학대 드라마'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여기에 성폭행이라는 과도한 소재가 삽입되면서 비난의 집중 포화를 맞게 됐다.

물론 이번 논란 하나로 '보고싶다' 자체를 깎아 내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 몇가지 논란에도 '보고싶다'는 연기파 주조연 배우들의 활약과 정통 멜로라는 장르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미성년자 성폭행 장면은 다소 신중하지 못했지만 이번 소재논란을 계기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자극하는 막장 코드에서 벗어나 첫 사랑의 설렘과 이별의 아픔, 치유의 과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나가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하는 드라마는 선정성과 폭력성으로 시선을 끄는 드라마가 아닌 보는 이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드라마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보고싶다 논란 ⓒ MBC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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