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청주, 강산 기자] 5년만에 4강 진출을 꿈꾸며 야심 차게 출발했다. 하지만 초반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많은 이들이 최하위를 예상했던 지난 시즌과 다르지 않다. 19일 현재 2승 8패로 최하위를 기록 중인 한화 이글스의 얘기다.
한화는 19일 청주구장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1-2로 패배, 2연패를 당하며 최하위에 머물렀다. 초반 10경기서 2승 8패다. "초반이니 좀 더 지켜보자"는 의견들도 조금씩 자취를 감춰가고 있다. 그렇다면 시즌 초반 10경기를 치른 현재까지 드러난 한화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타선 집중력 부재와 더불어 투타의 엇박자가 심각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선발 투수가 호투하면 타선은 어김없이 침묵하고, 타선이 터지는 날엔 마운드가 문제다. 이런 현상은 박찬호가 첫 선발승을 거둔 12일 두산 베어스전을 제외하고 꾸준히 이어졌다.
먼저 7일 사직구장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2012 팔도 프로야구 개막전 선발로 나선 '괴물 투수' 류현진은 6이닝을 3실점(2자책)으로 막아냈다. 하지만 한화 이날 타선은 단 1득점으로 침묵, 류현진에게 패배를 안겼다. 이틑날인 8일 경기에서는 초반부터 타선이 터지며 5-1로 앞서갔지만 수비 판단 미스와 계투진의 난조로 5-10, 역전패를 당했다.
13~15일 문학구장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3연전은 한화에게 악몽과도 같다. 13일 류현진이 8이닝 13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선보이는 동안 한화 타선은 한 점도 뽑아내지 못했고 연장 끝에 0-1로 패했다. 이튿날도 마찬가지였다. 선발 안승민이 5.1이닝 5탈삼진 1실점으로 비교적 호투했다. 하지만 타선은 무득점으로 침묵, 이틀 연속 0-1 패배를 당했다. 19이닝 연속 무득점의 수모였다.
3연전 마지막 경기가 있던 15일, 한화 타선은 이날 6점을 뽑아내며 나름대로 활약을 펼쳤다. 7경기 만에 시즌 첫 홈런도 신고했다. 하지만 외국인투수 브라이언 배스가 1.1이닝 동안 8실점하며 무너지는 바람에 6-11로 패배, 3연패에 빠졌다.
18~19일 청주구장서 열린 LG와의 경기도 마찬가지다. 15일 6득점, 16일 7득점하며 살아나는 듯 했지만 잠시뿐이었다. 18일 경기에서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6.1이닝 3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타선은 단 1득점에 그쳤다.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박찬호에게 돌아온 것은 패배였다.
19일 경기는 더욱 아쉬웠다. 선발 류현진이 9이닝을 혼자 책임지며 4피안타 9탈삼진 1실점의 완벽투를 펼쳤다. 하지만 한화는 9회말 장성호의 솔로 홈런으로 1점을 낸 것이 전부였다. 류현진은 9이닝 1실점을 하고도 패전투수를 면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한화가 초반 10경기에서 기록한 8패 중 7패는 투타의 엇박자가 원인이었다고 풀이할 수 있다.
아직 시즌의 10분의 1도 지나지 않았지만 한화의 부진은 우려되는 바가 크다. 지난 시즌 한화는 중반 이후 선전하고도 4월 기록한 6승 16패 1무라는 부진한 성적 때문에 일찌감치 4강 경쟁에서 발을 빼야 했다. 한대화 감독과 선수들도 "작년 4월을 기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다.
올 시즌 초반 부진이 지난해와 다른 점은 또 있다. 한화는 지난 오프시즌 동안 과감한 투자를 마다하지 않았다. 김태균과 박찬호, 송신영까지 합류한 상황에서 한화의 전력 상승은 당연시됐다. 외국인선수를 배스를 제외하고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은 제 몫을 해내고 있음에도 팀 성적은 지난해 초반과 다를 것이 없다.
한화는 이번 달에 9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반전을 노리기 위해서는 남은 경기에서 최소 5승 이상을 챙겨야 한다. 지난해 4월 거둔 6승을 넘어서기 위한 최소 승수다. 승패 마진이 -5 이상으로 벌어진다면 향후 시즌 운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남은 9경기에서 최대한 승패 마진을 줄이는 것이 반전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오히려 초반 10경기에서 뚜렷한 문제점이 드러났다는 것은 잘된 일이다. 아직 123경기를 더 치러야 하는 만큼 재정비의 시간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가 초반 드러난 문제점을 극복하고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지에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사진=평균자책점 48.60의 부진으로 1군 말소된 브라이언 배스ⓒ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