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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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김연아 이후 '명품 점프'가 사라지고 있다

기사입력 2012.03.12 07:31 / 기사수정 2012.03.12 10:02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김연아(22, 고려대)가 휴식을 선언한 2011~2012 피겨 스케이팅 시즌에서 단연 돋보이는 여자 싱글 스케이터는 카롤리나 코스트너(25, 이탈리아)다.

코스트너는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네덜란드에서 열린 '2012 피겨 스케이팅 인터내셔널 챌린지컵' 여자 싱글에 출전해 197.73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오는 27일부터 프랑스 니스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실전 경기 점검에 들어간 코스트너는 200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으며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특히, 코스트너는 이 대회 프리스케이팅 PCS(프로그램구성요소점수)에서 70.94점을 받았다. 인터내셔널 챌린지는 B급대회이기 때문에 이 기록은 ISU 공인 점수로 인정받지 못한다. 하지만, 점수만 놓고 보면 여자 싱글 사상 두 번째로 높은 PCS점수에 속한다. 가장 높은 PCS 점수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프리스케이팅에서 김연아가 '조지 거쉰의 피아노 협주곡'으로 받은 71.76점이다.

이 대회는 4대륙선수권 우승자인 애쉴리 와그너(21, 미국)와 아사다 마오(22, 일본)등 상위권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았다. 코스트너 외에 가장 지명도가 높았던 선수는 지난해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자인 알리사 시즈니(24, 미국) 정도였다.

3+3 콤비네이션 점프를 시도하는 선수는 없었고 기술 구성은 대체적으로 평이했다. 기술의 난이도만 놓고 보면 지난 4일,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막을 내린 '세계주니어선수권'보다 낮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스트너는 시니어 여자 싱글 선수들 중, 올해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했다. 2011~2012 그랑프리 시리즈 'Cup of China'에서 정상에 등극한 코스트너는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한, 유럽선수권대회에서는 개인 통산 네 번째 우승을 차지했고 이번 인터내셔널 챌린지까지 정복했다.



코스트너는 더블 악셀+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과 트리플 토룹+더블 토룹, 트리플 플립, 그리고 트리플 룹 단독 점프를 구사한다. 3+3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러츠가 없는 대신 안정성 위주의 기술을 펼치고 PCS 점수를 승부수로 내걸고 있다.

올 시즌 활약하고 있는 현역 여자 싱글 선수들 중, 코스트너의 점프는 나쁘지 않다. 그러나 '명품 점프'라 부르기엔 부족한 것이 많다.

'명품 점프'의 조건은 회전수를 완벽하게 채우고 가산점을 얻을 만큼의 비거리와 높이를 지니는 것이다. 또한, 컨시 능력도 중요하다. 김연아가 여전히 스케이터로서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이러한 삼박자를 고루 갖췄기 때문이다.

그러나 점프에 대한 규정이 대폭 완화되면서 지금은 '완성도 높은' 점프보다 '안전 위주'의 점프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한 때, 3+3 콤비네이션 점프에 도전했던 코스트너도 안전 성향의 점프를 구사하면서 높은 컴포넌트 점수로 재미를 보고 있다.

시니어 여자 싱글 무대에서 이러한 경향이 대폭 늘어나고 있고 자연스럽게 '명품 점프'는 사라지고 있다. 올 시즌 네 번 우승을 차지한 코스트너는 프랑스 니스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와그너와 아사다 마오, 그리고 시즈니 등과 경합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시니어 선수들의 성향을 봤을 때, 이번에도 도전적인 기술시도 보다 안정 위주의 경기력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소치동계올림픽을 전망할 수 있는 본격적인 시즌은 올 시즌 주니어 선수들이 시니어 무대에 데뷔하는 차기 시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경기 성향이 지속될 때, 여자 싱글의 발전은 물론, 흥미도도 떨어질 확률이 높다.

여자 싱글이 하향 평준화되는 것과는 달리, 남자 싱글은 접전의 장이 펼쳐지고 있다. 패트릭 챈(22, 캐나다)은 쿼드토룹 점프+트리플 토룹, 단독 쿼드 토룹 등을 비롯해 역사상 최고로 난이도가 높은 점프 구성을 소화하며 독주 체제에 나섰다.

올 시즌 자신이 출전한 5개의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한 챈은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챈을 뒤쫓는 스케이터들도 4회전 점프를 기본적으로 구사하며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 = 김연아, 카롤리나 코스트너, 패트릭 챈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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