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한국 배드민턴 혼합복식이 깜짝 돌풍을 일으켰다. 세계랭킹 147위 김재현-장하정 조가 아시아선수권 4강에 오른 가운데, 일본에서 '아이돌급 인기'를 자랑하는 다구치 마야-와타나베 유타 조와 격돌한다.
김재현-장하정 조는 10일(한국시간) 중국 닝보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아시아배드민턴선수권 혼합복식 8강에서 세계랭킹 4위 천탕지에-토이웨이(말레이시아)를 2-0(21-19 21-17)으로 완파했다.
이번 대회 최대 이변 중 하나였다. 상대는 올해 말레이시아오픈 8강, 인도네시아 마스터스 우승 등 상승세를 타던 강호였으나 김재현-장하정 조는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승부처에서 더 강했다. 김재현-장하정 조는 1게임 19-19에서 연속 2점을 따내며 먼저 웃었고, 2게임에서도 상대 추격을 견뎌내며 집중력을 발휘한 끝에 경기를 끝냈다.
앞서 16강에서 세계랭킹 10위 조를 2-1 역전승으로 잡아낸 데 이어, 8강에서는 세계 4위 조를 2-0으로 눌렀다.
이번 4강행은 한국 배드민턴에도 의미가 크다. 채유정이 지난해 말 은퇴한 뒤 혼합복식에서는 뚜렷한 월드투어 주력 조가 보이지 않았는데, 김재현-장하정 조가 아시아선수권 메달을 확보하며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손발을 맞춘 두 선수는 올해 3월 싱가포르 인터내셔널 챌린지 3위, 하노이 인터내셔널 챌린지 8강을 거치며 조금씩 성장했고, 이번 대회에서 마침내 폭발했다.
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난 상대는 일본의 다구치 마야-와타나베 유타 조다. 현재 세계랭킹 51위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와타나베는 이미 국제무대에서 검증된 스타다. 다구치와의 조합도 빠르게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다구치-와타나베 조는 16강에서 세계랭킹 12위 대만 조를 2-0(21-19 24-22)으로 꺾고 8강에 올랐고, 10일에는 또 다른 대만의 양보쉬안-후링팡 조를 2-0(26-24 21-16)으로 돌려세우며 4강 진출을 확정했다.
두 경기 모두 접전이었지만 모두 스트레이트 승리였다. 특히 8강 1게임에서는 6-10으로 끌려가다가 막판 역전에 성공했고, 듀스 승부 끝에 3연속 득점으로 세트를 가져오며 흐름을 완전히 바꿨다.
다구치와 와타나베는 2024년 9월부터 본격적으로 호흡을 맞추기 시작했고, 지난해 말 전일본 종합선수권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초 싱가포르 인터내셔널 챌린지 2026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여기에 와타나베는 4월 1일 다구치 소속팀에 입단, 아예 페어 강화에 힘을 실었다. 일본이 이 조를 혼합복식의 새 프로젝트처럼 키우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만큼은 김재현-장하정 조가 훨씬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세계 10위, 세계 4위 조를 차례로 무너뜨리면서 이름값은 큰 의미가 없다는 걸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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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