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 공동 개최국 미국이 굴욕적인 대패 속에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벨기에와의 평가전에서 무려 5골을 내주고 무너지며 단순한 패배를 넘어 월드컵 경쟁력 자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벨기에와의 월드컵 대비 평가전에서 2-5로 패했다. 미국 대표팀은 전반 선제골을 넣고도 이후 5골을 연속으로 내주며 완전히 무너졌고, 벨기에는 후반에만 4골을 몰아치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승리를 가져갔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미국은 이날 4-2-3-1로 나섰다. 맷 터너 골키퍼와 앤토니 로빈슨, 팀 림, 마크 맥켄지, 티모시 웨아가 수비 라인을 형성했고, 3선에 태너 테스만과 조니 카르도소, 2선에 크리스천 풀리식, 말릭 틸만, 웨스턴 맥케니, 최전방에는 폴라린 발로건이 선발 출전했다.
벨기에 역시 4-2-3-1로 출발했는데, 세네 라먼스(골키퍼), 막심 더 카위퍼르, 브랜던 매헬러, 제노 드바스트, 토마 뫼니에(수비수), 아마두 오나나, 니콜라스 라스킨, 제레미 도쿠, 케빈 더 브라위너, 알렉시스 살레마커스(미드필더), 샤를 더 케텔라러(공격수)가 선발 출전했다.
경기 초반 흐름은 미국이 잡았다. 전반 39분 맥케니가 코너킥 상황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전반 종료 직전 드바스트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이후 흐름은 완전히 뒤집혔다. 후반 들어 오나나의 중거리 슛 역전골을 시작으로 더 케텔라러의 페널티킥, 교체 출전한 도디 루케바키오의 멀티골까지 이어지며 순식간에 스코어는 1-5까지 벌어졌다.
미국은 후반 42분 패트릭 아지에망의 만회골로 체면을 세웠지만 이미 승부는 기운 뒤였다. 특히 수비 조직력 붕괴와 골키퍼 터너의 불안한 모습이 겹치며 대량 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경기 내용은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이번 경기를 두고 "월드컵 개최를 앞둔 미국에 하나의 '굴욕적인 패배'였다"고 평가하며 수비 집중력 붕괴와 전술적 실험 실패를 지적했다.
미국 '뉴욕 포스트' 역시 "미국은 완전히 압도당했다"며 특히 도쿠를 중심으로 한 벨기에 측면 공격에 수비가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고 분석했다. 현지 언론들은 공통적으로 '수비 조직력 붕괴'를 이번 패배의 핵심 원인으로 지적했다.
미국 선수들은 혼란을 드러냈다. 일부 선수들은 경기 중 시행된 '하이드레이션(수분 보충) 브레이크'와 유니폼 색상 혼선까지 언급하며 "경기 리듬이 깨졌다", "동료 식별이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지만, 동시에 "이것이 패배의 변명은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포체티노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패배를 인정하면서도 "2-5라는 결과는 받아들이기 어렵고 고통스럽다"며 "하지만 분석이 더 중요하다. 월드컵 자체를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동시에 그는 이번 경기를 "좋은 현실 점검"이라고 표현하며 위기 속에서도 의미를 찾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미국 축구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구 트위터)에서는 "포체티노는 미국 역대 최악의 감독 중 하나"라며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월드컵에서 망신을 당할 것이다", "포체티노가 떠날 그날만을 기다린다"는 등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졌다.
경기 도중에는 일부 관중이 조기 퇴장하는 장면까지 포착됐다. 6만6000여 명이 운집한 홈 경기에서 나온 참패라는 점에서 실망감은 더욱 컸다.
최근 A매치 5경기 무패 흐름을 이어가던 미국은 이번 경기로 상승세가 완전히 꺾였고, 월드컵을 불과 몇 달 앞둔 시점에서 '수비 불안', '전술 완성도', '선수 구성' 등 핵심 과제가 한꺼번에 드러났다.
결국 이번 참패는 단순한 '한 경기 부진'으로 넘기기 어려운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홈에서, 그것도 월드컵 개최를 앞둔 시점에서 드러난 조직력 붕괴와 전술 완성도 부족은 더 이상 실험이나 과정으로 포장하기 힘든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남은 기간 동안 얼마나 빠르게 문제를 수정하고 팀의 방향성을 재정립하느냐에 따라 이번 패배가 약이 될지, 아니면 '재앙의 전조'로 남을지가 갈릴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