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도쿄, 김근한 기자) 대만 야구대표팀이 마침내 한국을 넘어섰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20년간 이어졌던 한국전 패배의 사슬을 끊어낸 순간 선수들은 벅찬 눈물을 쏟아냈다.
대만은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C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한국을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5-4로 꺾었다. 이날 승리는 대만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WBC 무대에서 이어졌던 한국전 연패를 끊어낸 역사적인 승리였기 때문이다.
경기는 끝까지 팽팽했다. 대만은 2회초 장위의 선제 솔로 홈런으로 먼저 앞섰지만, 6회말 김도영에게 역전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이후 8회초 페어차일드가 역전 2점 홈런을 터뜨리며 흐름을 다시 가져왔다.
하지만, 한국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8회말 김도영이 동점 1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경기는 결국 연장 승부치기로 이어졌다.
승부의 균형은 10회초 깨졌다. 대만은 승부치기 상황에서 만든 무사 1, 3루 기회에서 스퀴즈 번트로 귀중한 결승점을 만들어냈고, 이후 10회말 수비에서 한 점 차 리드를 지켜내며 값진 승리를 완성했다.
경기 뒤 쩡하오쥐 감독은 감격스러운 승리 소감을 전했다. 쩡하오쥐 감독은 "굉장히 재미있는 경기였다. 즐겁기도 하면서 동시에 매우 힘든 경기였다. 초반 흐름이 순조롭지 않았지만 선수들과 팬들이 하나가 돼 승리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경기 전부터 기회는 분명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유리한 입장은 아니었지만 선수들이 각자 역할을 해주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며 선수들을 치켜세웠다.
이번 승리로 대만은 2라운드 진출 가능성을 되살렸다. 하지만, 오는 9일 열리는 한국과 호주전 결과와 경우의 수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쩡하오쥐 감독은 "오늘 선수들과 코치진이 큰 긴장감 속에서도 훌륭한 경기를 해냈다. 오늘은 조금 쉬면서 가족들과 편안한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며 "2라운드에 올라갈 기회가 있을 수도 있지만, 아직 어떤 상황이 될지는 모른다. 마이애미라는 목표를 잊지 않고 기다리겠다"고 고갤 끄덕였다.
특히 한국을 상대로 거둔 승리에 대해서도 의미를 강조했다. 쩡하오쥐 감독은 "한국은 매우 강한 팀이고 항상 어려운 상대였다"며 "한국전에서 큰 압박감이 있었지만,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해 결국 승리를 만들었다"고 바라봤다.
경기 뒤 가장 감격적인 순간은 주장 천제셴의 인터뷰였다. 사구 손가락 골절상으로 경기에 제대로 나서지 못했던 그는 10회초 승부치기 대주자로 출전해 천금 같은 결승 득점을 이끌었다. 동료들의과 합작한 승리에 천제셴은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천제셴은 "먼저 팀 동료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나는 부상 때문에 제대로 뛰지 못했지만 오늘 꼭 이기고 싶었다"며 "대만에서 온 팬들의 응원도 들렸다. 그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 정말 눈물이 났다. 우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팬들도 포기하지 않았다"고 감격했다.
이번 승리는 대만 선수들에게도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2006년 초대 WBC 대회부터 한국과 네 차례 만나 모두 패했던 대만은 대회 사상 처음으로 한국을 꺾었다.
천제셴은 "어렸을 때 WBC를 보면서 한국과 대만이 붙어도 이긴 기억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 승리가 더욱 벅차다"며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는 계속 노력해 왔다. 이제 한국을 이겼다는 사실이 젊은 선수들에게 큰 자신감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은 여전히 강하고 부담스러운 팀이지만 다음에 다시 만나도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힘줘 말했다.
천제셴은 대만 야구가 국제무대에서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2023년 WBC부터 대표팀에 합류해 계속 국제대회를 경험했다. 우리는 도전자라는 마음으로 두려워하지 않고 싸워왔다"며 "대만은 작은 나라지만 훌륭한 선수들과 팬들이 있다. 국제무대에서 더 성장하고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사진=도쿄, 김한준 기자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