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최형우 복귀에 이어 강민호 잔류까지 성사시킨 삼성 라이온즈가 이제 '프랜차이즈 스타' 원태인 붙잡기라는 새로운 숙제를 시작한다.
삼성은 지난 28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강민호와 계약기간 2년, 계약금 10억원, 연봉 3억원, 연간 인센티브 2억원 등 총액 20억원의 조건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심성은 올해 스토브리그 승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먼저 '집토끼' 투수 김태훈과 이승현, 포수 강민호를 모두 붙잡았다. 여기에 베테랑 좌타거포 최형우를 보상금액 포함 41억 원을 투자, 영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기존 르윈 디아즈, 구자욱, 김영웅으로 이어지는 슬러거 타선에 더욱 화력을 키우게 됐다.
삼성은 다만 향후 몇년 동안 외부 FA 영입을 통한 전력 보강은 쉽지 않다. 삼성은 올해 연봉 상위 40명 합계 금액 132억700만원을 기록해 10개 구단 중 샐러리캡 1위였다. 샐러리캡 상한액 137억 1165만원에서 5억465만원 밖에 여유가 없었다. 내년부터 KBO리그 샐러리캡 상한액이 143억 9723만원으로 증액되긴 하지만, 마냥 여유 있게 돈을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삼성은 2026시즌 종료 후 원태인이 FA 자격을 취득하고, 간판타자 구자욱의 6년 120억 원 비 FA 다년 계약도 종료된다. 두 선수를 모두 붙잡기 위해서는 넉넉한 실탄을 확보해둬야 한다.
삼성은 일단 2026시즌 시작에 앞서 원태인과 비 FA 다년 계약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승환과 박병호의 은퇴로 샐러리캡 관리에는 어느 정도 숨통이 트였다. 오승환과 박병호의 2025시즌 연봉 합계는 11억 8000만 원이었다.
KBO가 내년부터 도입하는 한국판 '래리 버드 룰'도 삼성에게는 호재다. 각 구단은 7시즌 이상 뛴 프랜차이즈 선수 1명에게는 계약금과 옵션을 포함한 연봉의 50%만 샐러리캡 총액에 반영할 수 있다.
원태인은 삼성 마운드의 상징 그 자체다. 2019시즌 경북고를 졸업하고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한 뒤 줄곧 핵심 투수로 뛰어왔다. 2025시즌 페넌트레이스 27경기 166⅔이닝 12승4패 평균자책점 3.24로 맹활약을 펼쳤다.
원태인은 2025시즌 국내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던졌고, 평균자책점은 두 번째로 낮았다.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피칭은 리그 전체에서 세 번째로 많은 20회를 기록하면서 삼성은 물론 10개 구단 선발투수 중 손꼽히는 활약을 보여줬다.
원태인이 2026시즌 개막 전 비 FA 다년 계약을 체결한다면 몸값은 100억 원을 훌쩍 넘길 가능성이 높다.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이 2023시즌을 앞두고 체결한 계약기간 5년, 총액 90억 원 이상의 대우는 물론 메이저리그 비 유턴파 투수 중 최고액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변수는 원태인의 해외 진출 도전 여부다.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으로 병역 특례를 받아 일본프로야구(NPB) 메이저리그 진출에 어떤 걸림돌도 없다.
원태인은 이달 초 한 시상식에서 해외 진출에 대해 "무조건 나가겠다는 생각보다 도전할 수 있는 입장이 되면 해보겠다는 마음은 변치 않았다"며 "일단 내년에 더 발전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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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