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2024 파리 하계올림픽 혼합복식 동메달리스트인 임종훈-신유빈 조가 올해 마지막 국제대회인 월드테이블테니스(WTT) 파이널스 홍콩 2025 혼합복식 2차전에서 난적으로 여겨졌던 일본 조를 완파하고 2연승을 내달렸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를 만나게 돼 있어 임종훈-신유빈 조 1위 4강 진출도 유력하다.
혼합복식 세계 2위 임종훈-신유빈 조는 11일 홍콩의 홍콩 콜리세움에서 열린 대회 이틀 째 날 혼합복식 2조 2차전에서 마쓰시마 소라-하리모토 미와 조를 게임스코어 3-0(14-12 12-10 11-5)로 물리쳤다.
마쓰시마-하리모토 조는 혼합복식 세계랭킹 4위다. 마쓰시마가 18살, 하리모토가 17살인데 일본 탁구가 3년 뒤 LA 올림픽에서 혼합복식 금메달을 탈환하기 위해 내세우고 있는 조합이다. 마쓰시마는 남자단식 세계 8위, 하리모토는 여자단식 세계 6위로 단식 랭킹도 상당히 높다.
그러나 수 년간 손발을 맞추며 각종 국제대회에서 입상한 임종훈-신유빈 조의 경험이 마쓰시마-하리모토 조를 27분 만에 돌려세웠다.
1~2게임 듀스 끝에 이긴 뒤 3게임을 쉽게 챙겼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1게임에서 10-8로 앞서다가 듀스를 허용했다. 이후 10-11로 몰리기도 했으나 두 차례 더 듀스를 만든 뒤 14-12로 이겼다.
2게임은 뒤집기였다. 마쓰시마-하리모토 조가 7-2, 10-6으로 넉넉하게 앞서나갔으나 임종훈-신유빈 조가 작전 타임으로 전열를 재정비한 뒤 6점을 연이어 따내면서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펼쳤다.
3게임은 금세 끝났다. 마쓰시마의 범실이 속출하면서 11-5로 상대를 압도하고 게임스코어 3-0 완승을 마무리했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전날 열린 브라질의 세계 6위 휴고 칼데라노-브루나 다카하시 조도 3-0으로 이기는 등 이번 대회 두 경기에서 무실게임 행진을 펼치고 있다.
조별리그 최종전 상대는 알바로 로블레스-마리야 샤오(스페인·세계 7위) 조다. 임종훈-신유빈 조가 제 기량을 발휘하면 무난히 이길 수 있는 상대로 평가된다.
무릎 부상으로 지난 7일 중국 청두에서 끝난 2025 국제탁구연맹(ITTF) 혼성단체 월드컵 후반부 일정을 통째로 쉰 신유빈은 이번 2연승을 통해 무릎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알렸다. 또 두 경기 모두 30분 이내로 끝나면서 무릎이 쉴 수 있는 시간도 벌었다.
WTT 파이널스는 한 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초대받는 왕중왕전 성격의 대회다. 남자단식과 여자단식은 각각 16명이 초대받아 토너먼트 형식으로 열린다. 혼합복식은 8개 조에만 참가 자격이 주어지며 조별리그 뒤 네 팀이 준결승과 결승을 치르는 형식이다. 총상금도 130만 달러(19억원)로 WTT 시리즈 중 가장 많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4강에서 중국 조와 결승 티켓을 다툴 것으로 보인다.
혼합복식 세계 1위 린스둥-콰이만 조, 남여 단식 세계 1위로 짜여진 왕추친-쑨잉샤 조(혼합복식 세계 3위) 등 두 중국 조가 1조에서 1~2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혼합복식 동메달을 따낸 뒤 여세를 몰아 지난해 파리 하계올림픽에서 한국 혼합복식 조로는 최초로 올림픽 입상(동메달)에 성공했다. 당시 준결승에서 왕추친-쑨잉사 조와 만나 분전했으나 게임스코어 2-4로 진 뒤 홍콩의 웡춘팅-두호이캠 조를 동메달결정전에서 4-0으로 완파하고 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해 도하 세계선수권에서도 왕추친-쑨잉사에 막혀 준결승에서 0-3으로 패하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혼합복식은 지난 두 차례 올림픽에서 나라당 한 조씩 총 16조가 출전해 메달을 겨뤘다. 아직 LA 올림픽 혼합복식 출전 자격이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앞선 사례를 적용해 나라당 한 조씩 나오게 된다면 이번에도 한국 탁구가 임종훈-신유빈 조를 앞세워 메달 공략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A 올림픽 가는 길에 임종훈-신유빈 조가 낭보를 연이어 전하는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