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이강인이 벤치를 지킨 가운데, 파리 생제르맹(PSG)이 골 결정력 빈곤을 드러내며 승리를 놓쳤다.
PSG는 11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페이즈 6차전에서 아틀레틱 빌바오를 상대로 득점 없이 0-0으로 비기며 승점 1을 얻는 데 그쳤다.
이로써 PSG는 4승 1무 1패를 기록하며 승점 13으로 아스널(승점 18), 바이에른 뮌헨(승점 15)를 이은 36개팀 중 3위 자리를 유지했다.
이날 경기 PSG는 경기 내내 주도권을 잡고도 마무리에서 문제를 드러냈고, 빌바오는 역습과 수비 전환에서 뛰어난 집중력을 보이며 버티는 데 성공했다.
홈팀 빌바오는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우나이 시몬 골키퍼가 골문을 지켰으며, 제주스 아레소, 다니엘 비비안, 유리 베르치체, 아다마 보이로가 백4를 구성했다. 이니고 루이즈 데 갈라레타와 미켈 야우레기사르가 3선에서 짝을 이루었으며, 2선에는 알렉스 베렝게르, 오이한 산세트, 니코 윌리엄스가 배치됐다. 최전방 원톱에는 고르카 구루제타가 위치했다.
이에 맞선 PSG는 4-3-3 포메이션을 꺼냈다. 마트베이 사포노프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워렌 자이르-에메리, 마르퀴뇨스, 윌리엄 파초, 누노 멘데스가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중원에는 주앙 네베스, 비티냐, 파비안 루아스가 출전했고, 최전방 스리톱에서는 브래들리 바르콜라, 세니 마율루,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상대 골문을 노렸다.
경기 초반 흐름은 예상대로 PSG 쪽이었다.
킥오프 직후 점유율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고, 10분이 채 되기 전 이미 약 75%에 달하는 점유율을 기록했다.
전반 10분 자이르-에메리가 박스 우측에서 왼발로 감아 찬 슈팅이 골대를 벗어나며 첫 번째 기회를 만들었지만, 이는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PSG의 흐름은 계속됐다. 전반 20분 루이스가 박스 안으로 연결된 크로스를 받아 과감한 발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크로스바 위로 크게 떠버렸다.
반면 빌바오는 초반 PSG의 공세에 밀렸지만 점차 균형을 되찾기 시작했다. 전반 35분 홈팀은 패스 템포를 끌어올리며 중원에서 PSG를 괴롭혔고, 간헐적으로 역습을 전개했다. 하지만 양 팀 모두 박스 주변에서 할 수 있는 선택지가 부족했고, 위협적인 장면보다는 소유권 다툼과 파울이 더 많이 나왔다.
전반 41분 PSG의 마율루가 수비수 비비안을 제치고 슈팅을 날렸으나, 공은 크로스바 위로 뜨는 데 그쳤다.
결국 전반전 양 팀은 득점 없이 라커룸으로 향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PSG가 교체 카드를 먼저 꺼냈다. 초반 부상 여파가 있던 마르퀴뇨스를 대신해 일리야 자바르니가 투입되며 수비 라인을 재정비했다. 변화 직후 PSG는 더욱 공격적으로 전개했다.
후반 10분 마율루가 크바라츠헬리아의 패스를 받아 슈팅을 시도했지만, 시몬 골키퍼가 빠르게 반응하며 선방했다. 이어진 장면에서는 자이르-에메리의 낮고 강한 슈팅 또한 시몬의 손끝에 걸렸다.
후반 17분 PSG는 마율루를 불러들이고 무릎 부상에서 돌아온 데지레 두에를 투입하며 공격쪽에서 흐름을 바꾸려 했다.
후반 20분 바르콜라가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뒤 개인기로 박스 안쪽을 파고들어 오른발 슈팅을 날렸고, 이 공이 시몬을 완전히 제쳤지만 크로스바를 강하게 때리고 튀어나왔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빌바오 역시 이때부터 교체를 단행하며 중원과 측면의 수비 안정감을 높였다. 후반 28분 발베르데 감독은 산세트, 아레소, 야우레기사르를 빼고 아시에르 이에로, 안도니 고로사벨, 알레한드로 레고를 투입하며 에너지를 보충했다. PSG가 몰아칠수록 빌바오는 수비 라인을 내리고 미드필드 숫자를 늘려 버티는 전략으로 전환했다.
후반 33분 PSG는 공격진에 또 변화를 줬다. 이날 가장 위협적이었던 바르콜라를 불러들이고 곤살루 하무스를 투입해 중앙에서의 마무리를 강화했다.
경기 막판 PSG의 압박은 더욱 거세졌고, 루이스의 왼발 슈팅이 골문을 향했지만 시몬이 다시 한번 선방했다. 이어 세컨드볼 역시 빌바오 수비진이 몸을 날려 막아냈다.
후반 추가 시간 3분이 주어졌지만 종료 직전까지도 득점은 터지지 않았다. 결국 주심의 마지막 휘슬과 함께 경기는 0-0으로 마무리됐다.
PSG는 전체적으로 경기를 장악하고 수차례 슈팅을 만들어냈지만, 정확한 마무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반대로 빌바오는 홈팬들 앞에서 강한 수비 집중력을 발휘하며 PSG의 공격을 끝까지 버텼다. 특히 골키퍼 시몬은 후반전 여러 차례 팀을 위기에서 구하며 이날 경기 최고의 선수로 손색없는 활약을 펼쳤다.
PSG는 다가오는 주말 리그에서 최하위권 팀인 메스를 상대로 반등을 노린다. UEFA 챔피언스리그 다음 일정은 스포르팅 CP 원정길이다.
한편, 이강인은 이날 출전하지 않고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최근 PSG에서 출전 기회를 서서히 잡아가며 반전하는 듯했으나 상대 수비를 무너트려야 하는 경기, 특히 이강인이 PSG 오기 전 뛰었던 스페인 라리가의 대표적인 중상위권 구단과 맞대결이란 점에서 이날 결장은 향후 입지에 다시 노란불을 켜졌다고 해도 과언 아니다.
PSG는 엔리케 감독 체제에서 로테이션과 포지션 구성 변화를 꾸준히 시도하고 있지만, 이날 경기처럼 상대가 강한 수비 조직력을 갖출 때 해결할 수 있는 패턴이 필요하다는 과제가 다시 드러났다.
그렇기에 더욱 상대 수비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는 이강인이 경기에 뛰지 못했던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