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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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더블' 이끈 거스 포옛 감독, 끝내 사임→9일 출국…새판짜기 돌입하나

기사입력 2025.12.09 11:29 / 기사수정 2025.12.09 11:29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전북 현대를 이끌고 첫 시즌 더블(K리그1, 코리아컵)을 달성한 거스 포옛 감독이 사임하고 한국을 떠났다.

전북이 지난 8일 "2025시즌 K리그1과 코리아컵 '더블' 역사를 쓴 거스 포옛 감독이 짧지만, 강렬했던 한 시즌을 마치고 지휘봉을 내려놓는다고 전했다"라고 전했다. 

구단은 "거스 포옛 감독은 전술, 훈련 등 팀 운영의 핵심 역할을 맡으며 자신과 16년간 수많은 순간을 함께 한 타노스(마우리시오 타리코) 코치의 사임으로 심리적 위축과 부담을 느꼈다"라며 "특히 사단 체제로 운영하며 자신의 지도 시스템을 구축해 온 감독은 조직의 균열로 인한 지도력의 안정성 저하 등을 우려해 고심 끝에 결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어 "구단은 사임 의사를 전한 거스 포옛 감독에게 다음 시즌에 대한 계획과 타노스 코치의 명예 회복을 위한 노력을 약속하며 만류하였으나 끝내 감독의 의사를 존중하고 수용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례적인 일이다. 한 시즌 리그와 코리아컵을 동시에 석권한 감독이 떠난 것은 두 번째다. 포옛은 박종환(일화·1995년), 김호(수원삼성·2002년), 황선홍(포항·2013년), 조세 모라이스(전북·2020년)에 이은 다섯 번째 '더블' 감독이다.

앞선 세 감독들은 모두 기존 팀에 남았지만, 모라이스와 포옛은 모두 '더블' 이후 팀을 떠났다. 모라이스는 2020시즌 더블 이후 계약 만료로 팀을 떠났다. 

포옛은 상황이 달랐다. 2025시즌을 앞두고 전북에 부임해 모두를 놀라게 한 프리미어리그 출신 포옛은 1월 동계 훈련부터 철저한 식단 관리와 엄청난 강도의 체력 훈련을 바탕으로 지난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떨어졌던 전북 선수단의 체질을 개선했다.



이후 K리그1 22경기 무패를 달성하는 등 전북의 부활을 알렸으며 지난 2년간 사라졌던 전북의 우승 DNA를 되찾아 마침내 4년 만에 K리그1 우승 트로피를 탈환했다.

거스 포옛 감독은 마침내 취임 1년 만의 K리그1과 코리아컵까지 우승하며 취임 당시 목표 이상의 성과를 달성하는 등 지도력을 입증했다.

하지만 포옛 감독은 전북의 K리그1 우승을 확정짓기 전후부터 유럽 러브콜설에 휩싸였다. 여기에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영국) 시절부터 함께 했던 타노스 수석 코치가 인종차별 행동과 관련해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징계를 받는 등 우여곡절을 겪는 등 여러 어려움에 부딪힌 것도 전북을 떠나는 이유 중 하나가 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하나시티즌과의 정규 시즌 33라운드 경기에서 타노스 수석 코치가 주심 판정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양 검지를 눈 쪽에 갖다 대는 행동을 했다. '똑바로 보라'는 의미와 다르게 주심은 남미 대륙에서 흔히 하는 눈을 찢는 인종차별 행동으로 인식했고 이를 경기 감독관에게 보고해 징계 절차가 이뤄졌다. 

전북은 인종차별 행위가 아니라며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는 5경기 출장 정지 징계와 함께 20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전북은 지난달 25일 징계에 대해 재심을 신청한 것과 함께 타노스 코치의 자진 사임을 발표했다. 

이후 포옛은 K리그 시상식 방송 인터뷰에서 "나의 코치진을 건드리는 것은 나를 건드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저희 사단이 한국에 머무르기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결정"이라며 사임 의사를 드러냈고 결국 물러나게 됐다. 

다만 지난 1일 K리그 이사회에서도 재심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사회에선 이견 없이 만장일치로 타노스의 재심 청구를 기각했다.

포옛은 8일 선수단과 우승 축승회를 가지며 마지막 인사를 나눴고 9일 오전 영국으로 출국했다. 



포옛은 구단을 통해 “애석한 마음으로 팀을 떠나게 됐다. 팬들에게 정말 감사했고 제대로 된 인사를 하지 못하고 떠나 죄송하고 안타깝다”며 “팬들과 함께했던 1년은 나의 축구 지도자 인생에서 잊지 못할 역사적인 시간이었다. 우리 팬들이 보여준 열정과 팀에 대한 애정은 내 기억뿐만 아니라 가슴에 진하게 남을 것이다. 진심으로 감사하다. 다시 한국에 웃으며 돌아올 수 있는 날을 꿈꾸며 나의 팀 ‘전북 현대’를 멀리서나마 응원하겠다” 며 말했다.

전북은 포옛 체제에서의 영화를 간직한 채 1년 만에 새판짜기에 돌입하게 됐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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