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최종전까지 가서야 간신히 K리그1 잔류에 성공한 울산HD가 2025시즌 이어졌던 부진에 대한 구단의 진심을 전했다.
울산 구단은 2일 공식 SNS 계정에 "울사HD FC를 사랑해 주시는 팬 여러분께"라며 장문의 글을 게시했다.
울산은 "지난 11월 30일 38라운드 경기를 마지막으로 하나은행 K리그1 2025의 모든 일정이 마무리됐다"면서 "K리그1 3연패와 디펜딩 챔피언스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시작한 2025시즌 팬 여러분의 기대가 얼마나 컸을지 잘 알고 있다. 시즌 내내 문수축구경기장과 원정 경기장을 푸른색으로 물들이며 힘찬 응원을 아끼지 않아 주신 팬 여러분께 먼저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번 시즌 울산은 시즌 초부터 이어진 부진을 극복하지 못했다. 겨울에 영입했던 선수들은 하나같이 제몫을 다하지 못했다. 위기를 헤쳐너가는 감독의 역량도 한계를 보였다.
시즌 최종전까지 잔류를 확정하지 못했던 울산은 마지막 경기를 지고도 10위 수원FC 역시 광주에 지는 덕분에 9위로 턱걸이 잔류했다
이에 대해 울산은 "팬 여러분의 뜨거운 열정과 기대에도 불구하고, K리그1 최종 9위라는 실망스러운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하게 돼 정말 죄송스러운 마음"이라며 "구단과 선수단 모두는 이 뼈아픈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부진한 성적에 울산은 시즌 도중 감독을 두 번이나 교체했다. 김판곤 감독에서 신태용 감독으로, 신태용 감독에서 노상래 감독대행으로 변화를 줬다. 한 번도 시즌 중 경질이 없던 울산에게는 이레적인 조치였다. 감독 교체 과정에서 많은 말이 나오기도 했다.
울산은 "시즌 중간 두 번의 감독 교체는 전적으로 구단의 결정이었다"며 "이로 인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그라운드 위에서 마지막까지 혼신의 노력을 다해 뛰어준 선수단과 지도자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단은 이번 사태에 책임감을 갖고 시스템 보완에 만전을 기해, 이러한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제는 미래를 보고 나아갈 때다. 다음 시즌에도 이번 시즌과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울산은 "2025 K리그1은 아쉬운 결과로 마무리됐지만, 아직 우리에게는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라는 중요한 무대가 남아있다"며 "ACEL 경기에서는 팬 여러분께 반드시 달라진 모습,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드리겠다. 또한 뼈를 깎는 노력과 성찰로 재정비를 이뤄 다가오는 2026시즌, 더 강하고 성숙한 울산HD로 돌아오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울산이 신태용 전 감독과 있었던 일에 대한 입장문을 별도로 내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한 매체를 통해 전해졌기 때문이다.
싵 전 감독을 경질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던 여러 논란들을 신 전 감독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반박하자 선수단에서도 반발이 일어났고, 한창 시즌 중이었던 만큼 모든 일정이 종료된 후 입장을 내기로 했다.
그리고 제주전을 끝으로 K리그1 일정이 종료됐다. 직후 베테랑 센터백 정승현이 신 전 감독과 있었던 루머들이 사실이었다는 내용의 인터뷰로 다시 불을 지폈다. 이제 울산 구단의 입장이 나올 차례였다.
그러나 구단에서 별도의 입장문을 내지 않겠다고 결정하면서 시즌 내내 고통 받았던 팬들의 허탈함만 커졌다.
울산 구단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양심도 없고 염치도 없는 구단", "선수들의 억울함은 누가 풀어주나?", "왕조가 아니고 망조였네", "선수보호 안해주는 팀은 망하는 게 맞다"는 팬들의 하소연 섞인 글이 올라오고 있다.
울산의 사과문 게시글에도 "이대로 대응 끝이면 피해 입었던 ㅅ너수들도, 그 선수들 믿고 지지해준 팬들 전부 바보 만드는 것"이라는 팬들의 주장이 올라오며 구단의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일단 사태를 조용히 덮는 것을 택한 울산 구단이 현재의 입장을 유지할지, 예정대로 선수단과 함께 대응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울산HD / 한국프로축구연맹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