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정)지석이가 힘든 것 같다고 하면 조언해줄 수는 있지만, 지금은 지석이가 끌고 가는 걸 옆에서 지켜보려고 합니다."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은 지난 8월 구단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난 10시즌 동안 팀을 위해 헌신해 온 한선수가 주장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1985년생인 세터 한선수는 200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2순위로 대한항공에 지명됐으며, 올해로 프로 19년 차가 됐다. 특히 지난 10년 동안 대한항공의 주장으로 활동하면서 팀이 발전하는 데 힘을 보탰다.
올 시즌에는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이 주장 완장을 찼다. 8월 13일 구단을 통해 "주장이라는 큰 책임을 맡게 돼 감사함과 무게감을 함께 느낀다. 언제나 최선을 다해 어떤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정지석이 주장을 맡은 지 정확히 3개월이 지났다. 그 사이 한선수는 주장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고 자신의 역할에 집중했다.
한선수는 "마음이 좀 편하긴 하다. 세터로서의 역할만 수행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9월 코보컵 때 주장 완장을 떼고 나갔는데, 내가 (주장) 역할을 하고 있더라. 세터라는 게 주장이 아니어도 팀을 끌고 가는 게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석이는 계속 '저는 바지사장입니다'라고 하는데, 본인도 끌고 가려는 게 있고 주장을 맡은 게 처음이니까 옆에서 많이 도와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한선수가 보는 '주장 정지석'은 어떤 모습일까. 한선수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경험을 쌓아야 한다. 주장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면서 에이스로서의 역할도 해내야 하기 때문에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건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니까 열심히 옆에서 도와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만 시즌 초반에는 정지석에게 구체적으로 조언하지 않겠다는 게 한선수의 이야기다. 한선수는 "섣불리 얘기하려고 하지 않는다. 지석이가 주장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데, 내가 (얘기하면) 간섭하는 것 같아서 그냥 센터에만 집중하려고 한다"고 얘기했다.
또 한선수는 "지금은 시즌 초반이지만, 시즌 중반에는 선수들도 더 힘들 것이다. 그때 지석이가 힘들다고 하면 조언해줄 수는 있겠지만, 지금은 지석이가 끌고 가는 걸 옆에서 지켜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사진=인천,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