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이 또 한 번 김민재를 품에 안으려 하고 있다.
이탈리아 세리에A 무대를 함께 호령했던 스승과 제자의 재회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나폴리에서 33년 만의 리그 우승을 합작했던 두 인물의 연결선이 이번에는 유벤투스로 이어지고 있다.
영국 매체 '트리뷰나'는 3일(한국시간) "유벤투스의 새 사령탑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이 과거 나폴리에서 함께 세리에A 정상에 올랐던 김민재의 영입을 강력히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스팔레티는 김민재의 전술 이해력과 리더십을 높게 평가하며, 그가 나폴리의 33년 만의 우승에 결정적 역할을 한 선수라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투토유베' 역시 같은 날 "유벤투스는 1월 이적시장 개장과 함께 스팔레티 감독에게 첫 번째 선물로 새로운 수비수를 안겨줄 가능성이 있다"며 "그 대상은 바로 김민재"라고 전했다.

스팔레티 감독은 2022-2023시즌 김민재를 나폴리로 데려온 장본인이다.
당시 김민재는 튀르키예 페네르바체 소속으로 빅리그 경험이 전무했지만, 스팔레티는 그를 주저 없이 주전으로 낙점했다.
김민재는 이러한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단 한 시즌 만에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을 수상했고, 나폴리의 리그 우승을 견인했다. 스팔레티 감독은 그를 두고 "마치 수비라인 전체를 하나의 두뇌로 통제하는 선수"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런 인연 때문에 스팔레티는 유벤투스 부임 직후부터 김민재 영입을 1순위 과제로 삼은 모양이다.
'투토유베'는 "유벤투스 수비진의 중심이던 브레메르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스팔레티가 가장 신뢰하는 김민재를 부른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유벤투스는 올 시즌 초반 5승 3무 2패로 리그 6위에 머물고 있으며, 수비 불안이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브레메르의 장기 부상, 다닐루의 잦은 결장으로 인해 스팔레티는 전술적 유연성을 잃은 상태다. 그는 나폴리 시절의 백4 시스템을 유지하면서도 공격적인 빌드업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스타일에 가장 적합한 수비수가 바로 김민재다.
김민재 역시 단 1년이지만 세리에A를 정복했던만큼, 리그에서의 적응력은 물론 자신감 역시 상당히 높을 것이다. 스팔레티가 다시 한 번 그를 불러들이려는 이유가 충분하다.
또한 독일 현지 복수 보도에 따르면, 뮌헨 구단 역시 김민재의 이적 논의에 완전히 문을 닫고 있지 않다.
김민재는 계약 기간이 2028년까지 남아 있지만, 구단 내에서 이적 불가 자원으로 분류되지는 않는 상황이다.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 이적 첫해인 지난 시즌 주전으로 활약하며 지난 2024-2025시즌 분데스리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지만, 올시즌 들어 그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콤파니 감독은 다요 우파메카노와 여름 이적생 요나탄 타를 선호하고 있으며, 김민재는 세 번째 옵션으로 밀린 상황이다.
실제로 김민재는 이번 시즌 모든 대회 통틀어 10경기 출전에 그치고 있다. 월드컵을 앞둔 대표팀 핵심 수비수로서는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이런 배경 속에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스팔레티의 부름이 현실적인 선택지로 부상한 것이다.
따라서 뮌헨은 김민재를 향한 적정가가 제시될 경우에만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이 있다.
과거 이탈리아 현지 보도에 따르면 유벤투스는 겨울 이적시장에 임대 후 완전 영입을 통한 영입을 고려하고 있다.
완전 이적 금액은 최소 3000만 유로(약 496억원)로 예상된다. 이는 김민재가 2023년 여름 나폴리에서 뮌헨으로 이적할 당시의 5000만 유로(약 828억원)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지만 완전영입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 이유는 김민재의 연봉이다. 세리에A 구단들이 현재 고액 연봉자를 수용하기 어려운 구조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김민재의 연봉은 약 900만 유로(약 149억원) 수준으로, 이는 이탈리아 구단들이 감당하기에는 상당한 부담이다.
하지만 유벤투스는 세리에A에서도 손꼽히는 재정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구단 내부에서는 스팔레티 체제 성공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감수할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유벤투스는 이번 겨울 두산 블라호비치의 매각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가 팀을 떠날 경우 김민재 영입에 필요한 샐러리 여유가 생긴다.
문제는 감정의 영역이다.
나폴리 팬들에게 김민재는 과거 영광의 우승을 함께한 추억의 존재다.
하지만 그가 유벤투스로 향한다면, 이는 나폴리 팬들에게 '배신'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 나폴리와 유벤투스는 세리에A를 대표하는 라이벌 구도이며, 두 팀 간의 이동은 언제나 격렬한 반응을 불러왔다.
현재 스팔레티 감독 부임만으로도 나폴리 팬들의 분노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재가 합류한다면 감정의 폭발은 불가피하다.
다만 김민재 유니폼 화형식 같은 극단적인 일은 일어날 확률이 거의 없다. 김민재가 나폴리에서 유벤투스로 바로 이적한 것도 아니고, 최소 2년 반을 다른 구단에서 활약하다가 유벤투스로 가는 시나리오여서다.
스팔레티 감독도 "나폴리 관두고 바로 유벤투스 간 것도 아니다. 나폴리 팬들이 이해할 것"이라고 담담하게 넘어갔다.
현재 이적설에 따르면, 유벤투스가 겨울 이적시장에서 임대 영입을 추진하고, 내년 여름 완전 이적을 성사시키는 계획을 실행할 가능성이 높다.
김민재는 단 한 시즌 만에 이탈리아 무대에서 '괴물 수비수'로 불리며 강렬한 족적을 남겼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스팔레티가 있었다.
33년 만의 스쿠데토, 세리에A 최고의 수비수상, 그리고 유럽 전역의 주목 모두 스팔레티의 전술 속에서 이루어낸 합작품이었다.
이제 스팔레티가 다시 김민재를 부르고 있다.
과연 감독의 유벤투스 부임 첫 시즌, 팀의 침체를 되돌릴 해답으로 떠올린 김민재가 실제로 이적을 결심하게 될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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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