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앤더슨 톨허스트가 31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7전 4승제, LG 3승1패) 5차전에서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선발등판, 7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사진 김한준, 박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대전, 김지수 기자) "모자 벗고 무릎 꿇고 1이닝만 더 던지자고 했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LG 트윈스가 2년 만에 KBO리그 정상 정복에 성공했다. '뉴 에이스' 앤더슨 톨허스트를 앞세워 한화 이글스를 꺾고 2025 한국시리즈 왕좌를 차지했다.
LG는 31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한화 이글스를 4-1로 이겼다.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LG는 이날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앤더슨 톨허스트의 호투가 빛났다. 톨허스트는 7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 퀄리티 스타트+(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피칭과 함께 승리투수가 됐다.
톨허스트는 지난 26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6이닝 7피안타 7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로 승리투수가 됐던 가운데 2025 한국시리즈에서 팀이 거둔 4승 중 2승을 책임졌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LG 트윈스가 31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7전 4승제, LG 3승1패) 5차전에서 한화 이글스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 김한준, 박지영 기자
톨허스트는 특히 LG가 2-1로 살얼음판 리드를 지키고 있었던 4회부터 6회까지 한화 타선을 3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봉쇄하는 기염을 토했다. 염경엽 감독은 톨허스트를 설득, 3-1로 앞선 7회말에도 투구를 이어가게 했다.
톨허스트는 6회까지 81개의 공을 던진 상태였다. 투구수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충분히 7회말에도 등판이 가능해 보였고, 실제로 7회까지 책임졌다.
하지만 톨허스트는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에서 매 이닝 전력투구를 펼쳤던 탓인지 6회말을 끝낸 뒤 김광삼 투수코치에게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의사를 밝혔다.
염경엽 감독은 7회부터 불펜을 가동하는 것보다 톨허스트가 마운드를 지키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다. 직접 선수 설득에 나섰고, 톨허스트도 사령탑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염경엽 감독이 톨허스트를 7회까지 끌고 간 이유는 분명했다. 함덕주, 송승기 등 한국시리즈 기간 불펜으로 투입된 투수들이 지난 29일 3차전부터 한화 타선에 공략 당하기 시작한 상태였다. 2점 차 리드 상황에서 마무리 유영찬으로 가기 전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였던 김진성을 일단 아꼈다.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앤더슨 톨허스트가 31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7전 4승제, LG 3승1패) 5차전에서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선발등판, 7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사진 김한준, 박지영 기자
염경엽 감독은 우승 확정 후 공식 인터뷰에서 "사실 6회말이 끝난 뒤 톨허스트가 '너무 힘들고 지쳤다'고 그러더라. 내가 (톨허스트 앞에서) 모자를 벗고 무릎을 꿇었다"며 "1이닝만 더 던지자고 했다. 이 경기를 끝으로 '올해는 널 더 이상 안 쓰겠다'라고 했다. '우리 불펜보다 네 구위가 좋으니까 버텨달라'고 말하면서 무릎을 꿇었다"고 설명했다.
또 "톨허스트가 웃으면서 흔쾌히 더 던지겠다고 하더라. 고맙게 생각한다"며 "톨허스트 투수구사 6회까지 90개가 넘었다면 바꿨을 텐데 90개 미만이었다. 사실 90개 넘어 갔어도 무릎을 꿇어볼까 생각했다"고 유쾌하게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톨허스트는 "감독님이 (7회까지 던지자고) 말씀해 주셨을 때 나도 내가 가진 모든 걸 그라운드에 쏟고 오겠다고 했다"며 "팀이 리드하고 있는 상황에서 7회 위기를 벗어나는 좋은 피칭을 했던 것 같다. 더그아웃에 돌아왔을 때는 모든 선수들과 코치님들이 나를 자랑스럽다고 해주셨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결과적으로 톨허스트가 7회까지 책임진 덕분에 LG는 게임 후반 마운드 운영이 더욱 수월했다. 8회말 김진성이 1사 1루에서 손아섭을 병살타로 솎아내면서 우승의 9부 능선을 넘었다. 9회말을 유영찬이 깔끔하게 막고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사진=대전, 김한준·박지영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