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삼성생명)이 또 한 번의 역전승 드라마를 써내며 시즌 11번째 BWF(세계배드민턴연맹) 월드투어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안세영은 24일(한국시간) 프랑스 서부 세송세비녜에서 열린 2025 BWF 월드투어 슈퍼 750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중국의 가오팡제(세계 14위)와 풀세트 접전을 펼친 끝에 2-1(17-21, 21-11, 21-18)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시간은 1시간 18분이었으며, 이 승리로 안세영은 올 시즌 출전한 12개 대회 중 11번째 4강 무대를 밟는 대기록을 세웠다.
올림픽 공식 채널인 '올림픽닷컴'은 경기 종료 후 "안세영이 가오팡제에게 고전 끝에 또 다시 4강 진출에 성공했다"며 안세영의 놀라운 경기력에 감탄했다.

이날 경기 초반은 예상 밖이었다. 안세영은 1세트 초반 11-3으로 크게 앞서며 손쉬운 승리를 예고했지만, 이후 가오팡제가 맹렬한 추격을 시작하며 경기 흐름이 뒤집혔다.
가오팡제의 예리한 네트 플레이와 긴 랠리에 안세영은 잠시 흔들렸고, 결국 17-21로 첫 세트를 내줬다.
'올림픽닷컴'은 1세트에 대해 "안세영이 1세트 초반 손쉽게 흐름을 잡는 듯 했으나, 가오팡제가 이후 9포인트 중 8점을 따내며 12-11까지 추격했고 13-13에서 동점을 만들었다"며 "이후에도 마지막 7포인트 중 6점을 따내며 세트를 챙기는 저력을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안세영은 2세트 들어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초반 1-6까지 끌려갔지만, 곧 21득점 중 19점을 혼자 획득하며 압도적인 흐름으로 20-8에서 게임포인트를 잡았고, 세 번째 게임포인트에서 마무리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올림픽닷컴' 역시 안세영이 2세트에서 보여준 경기력에 감탄했다.
매체는 "2세트 초반에도 안세영은 다소 흔들렸지만, 이후 놀라운 집중력으로 분위기를 완전히 뒤집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7-7 상황에서 이어진 40회 랠리에서 끝내 포인트를 따낸 장면은 매체가 보도한 것처럼, 안세영의 놀라운 집중력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안세영은 네트 앞에서 집요하게 버티며 가오팡제를 코트에 쓰러뜨렸고, 이후 연속 득점으로 경기 흐름을 되찾았다.
마지막 3세트는 체력전으로 이어졌다. 두 선수 모두 랠리가 길어질수록 숨이 가빴고, 관중석에서는 한 포인트마다 탄성이 터졌다.
안세영은 13-9로 앞서던 상황에서 잠시 흔들리며 5연속 실점을 내줘 역전을 허용했지만, 그때부터 다시 세계 1위의 본능이 발휘됐다.
15-15 동점 상황에서 네트 앞 헤어핀 공방 끝에 승리를 가져오며 리드를 되찾은 안세영은 이어진 공격에서 강력한 대각 스매시를 성공시켰다.
이후 19-18에서 날린 라인 끝에 정확히 떨어지는 대각 공격으로 매치 포인트를 잡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후 마지막 포인트를 따낸 직후 승리를 확정 지은 안세영은 주먹을 불끈 쥐고 환하게 웃었다.
'올림픽닷컴'은 3세트에 대해 "안세영은 곧바로 침착하게 리듬을 되찾아 다시 경기를 지배했고, 끝내 3게임째를 21-18로 가져가며 4강행을 확정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4강에 진출한 안세영은 중국의 천위페이(세계 5위)와 격돌한다. 천위페이는 같은 날 열린 8강전에서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세계 3위)를 2-1(21-14, 16-21, 21-10)로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이 대결은 단순한 4강전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2020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천위페이와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두명이 맞붙는 대결이기 때문이다.
특히 천위페이는 안세영의 '천적'으로 유명하다. 안세영과 천위페이는 지금까지 총 27차례 맞대결을 펼쳐왔는데, 천위페이가 이 중 14승을 챙기며 상대 전적에서 근소하게 앞서 있다.
올해 안세영이 기록한 4패 중 2패도 천위페이에게서 나왔다는 점에서 그와의 라이벌리가 얼마나 거센지 알 수 있다.
한편, 이번 승리로 안세영은 프랑스오픈 2연패와 시즌 9번째 우승에 단 2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직전 덴마크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안세영은 시즌 전적 61승 4패를 기록 중이다.
특히 슈퍼 750 등급 대회에서만 올해 인도오픈, 일본오픈, 중국마스터스, 덴마크오픈을 제패했으며, 프랑스오픈까지 우승할 경우 한 시즌 슈퍼 750 대회 5회 우승이라는 월드투어 역사상 첫 기록을 세우게 된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에서도 또 한 번 위기에서 빛나는 자신의 집중력을 증명했다. 초반의 불안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집념을 보이면서 그녀의 이름이 다시 한 번 세계 무대에 울려 퍼졌다.
안세영이 이번 경기에서 보여 준 멘탈리티를 4강에서도 다시 한 번 발휘해 결승 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지 배트민턴 팬들의 시선이 모인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