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유준상 기자) SSG 랜더스 주장 김광현이 올해 마지막 등판에서 제 몫을 다했지만,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라는 결과와 마주했다.
김광현은 1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포스트시즌 삼성 라이온즈와의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4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1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SSG는 시리즈 전적 1승2패에서 4차전을 맞았다. 말 그대로 벼랑 끝에 몰렸다. 그만큼 이날 선발 중책을 맡은 김광현의 어깨가 무거웠다.
김광현은 경기 초반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3회말 1사까지 7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1사에서 강민호와 전병우를 차례로 볼넷으로 내보냈고, 1사 1, 2루에서 김지찬에게 1타점 적시타를 내줬다.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끝낸 것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김광현은 4회말과 5회말을 삼자범퇴로 마감하면서 더 이상 실점하지 않았다. 4회말 2사에서는 류지혁에게 삼진을 끌어내며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103번째 탈삼진을 기록했다. 이로써 김광현은 KBO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최다 탈삼진 타이기록(종전 선동열 103개)을 달성했다.
김광현이 5이닝을 소화하고 내려간 가운데, SSG는 경기 후반 힘을 냈다. 0-2로 지고 있던 8회초 박성한의 2타점 적시타로 2-2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8회말 디아즈의 투런 홈런과 이재현의 솔로 홈런이 터졌다. 더 이상 점수를 뽑지 못한 SSG는 2-5로 패했다. 그렇게 SSG의 가을야구가 끝났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광현은 "(포스트시즌에서) 100이닝 가까이 던졌지만, 항상 가을야구 무대는 긴장된다. 집중도 잘 되고 재밌는 것 같다"며 "이기고 싶어서 열심히 했다. 최선을 다했으니까 크게 아쉬운 건 없는데, 팀원들과 높은 곳까지 가지 못해 아쉽다. 다음 시즌에 잘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최다 탈삼진 기록에 대해서는 "사실 던지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이다. 아무래도 (경기에) 많이 나가다 보니까 기록을 세운 것이고, 큰 의미가 없는 것 같다. 패전투수가 아니지만, 팀이 져서 아쉽다"고 자기 생각을 전했다.
김광현은 경기 초반부터 시속 150km를 찍는 등 전력으로 공을 던졌다. 결과적으로 팀은 4경기 만에 포스트시즌을 마무리했지만, 이날 김광현의 투구는 팬들에게 울림을 줬다.
김광현은 "은퇴할 때까지 공 한 개를 던질 때마다 전력으로 투구하고 최선을 다하는 투수로 기억에 남고 싶다. 여태껏 그렇게 해왔고,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날까지는 '저 선수는 누구보다도 정말 열심히 공을 던지는구나'라는 인상을 심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올해 정규시즌 28경기 144이닝 10승 10패 평균자책점 5.00을 기록했다.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하긴 했지만,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남겼다. 8월에는 왼쪽 어깨 염증으로 전열에서 이탈하기도 했다. 그만큼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즌을 보냈다.
김광현은 "올해는 어깨 상태도 좋지 않았고 우여곡절이 많은 시즌이었다. 개인적으로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마음에 들지 않는 시즌이었다. 내년 시즌을 준비하면서 몸 관리도 잘하고 재활 운동, 보강 운동을 더 해서 (올해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더 나은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팬들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김광현은 "랜더스 팬들이 많아졌다는 걸 느꼈다. 올 시즌 같은 경우 홈 최다 관중 신기록을 세웠기 때문에 팬들께 감사드린다. 선수들보다 더 고생하셨다"고 얘기했다.
이어 그는 "시즌을 돌아보면 많은 일이 있었다. 팬들이 (선수들을) 질책하시기도 했고, 칭찬하시기도 했다. 선수들도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고, 더 나은 모습으로 다음 시즌을 맞이할 것"이라며 "처음 주장을 맡았는데, 팀원들이 많이 도와줘서 기대했던 것보다는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선수들이 더 힘낼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겠다"고 다짐했다.
사진=대구,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