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에 차출되고도 A매치 기간 동안 소속팀 인터 마이애미에서 경기를 소화했다.
아르헨티나 축구 국가대표팀의 수장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은 메시의 명단 제외가 자신의 결정이었다면서 메시가 15일 열리는 푸에르토 리코와의 경기에 출전하길 바란다며 말을 아꼈다. 인터 마이애미 유니폼을 입고 애틀랜타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2골 1도움을 올리며 팀의 4-0 대승을 이끈 메시가 곧바로 국가대표팀으로 돌아가 푸에르토 리코전을 준비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인터 마이애미는 1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의 체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 유나이티드와의 2025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정규 리그 경기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한 메시의 활약을 앞세워 4-0 완승을 거뒀다.
승점 3점을 확보한 마이애미는 승점 62점(18승8무7패)을 마크하며 MLS 동부 콘퍼런스 3위를 유지한 채 2위 FC 신시내티와 승점 동률을 이뤘다. 마이애미는 MLS 정규 리그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 최대 2위로 올라가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준결승 직행 티켓을 노릴 수 있다. 마이애미의 정규 리그 마지막 상대는 동부 콘퍼런스 6위 SC 내슈빌이다.
이날 마이애미는 4-2-3-1 전형을 사용했는데, 메시가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앞서 아르헨티나 축구 국가대표팀이 10월 A매치 주간을 앞두고 메시를 소집 명단에 포함시킨 상태였기 때문.
그러나 11일 베네수엘라와의 경기 명단에서 제외된 메시는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고 애틀랜타전에 출전했다. A매치 기간에 차출된 선수가 부상 등 별다른 사유 없이 대표팀 명단에서 빠지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메시의 결장을 예상했던 상대팀 애틀랜타로서도 메시의 선발 출전은 황당할 만했다.
실제로 MLS 서부 콘퍼런스의 로스앤젤레스FC(LAFC)의 경우 대표팀에 차출된 손흥민과 드니 부앙가 없이 이 기간 치러지는 경기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심지어 메시는 전반 39분 선제골을 터트린 뒤 후반 7분 조르디 알바의 추가골을 도왔고, 후반 42분 추가 득점까지 뽑아내며 맹활약을 펼쳤다.
그는 전반 39분 발타사르 로드리게스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오른편에서 장기인 날카로운 왼발 감아차기로 애틀랜타의 골네트를 흔들며 마이애미에 리드를 안겼다.
후반 7분에는 중앙 지역에서 공을 잡고 상대 수비수들의 시선을 빼앗은 뒤 왼쪽 측면 공간으로 침투하는 알바를 향해 정확하게 패스를 연결했다. 알바는 애틀랜타의 수문장 제이든 히버트를 살짝 넘기는 감각적인 슈팅을 시도해 2-0을 만들었다. 메시의 도움.
후반 16분 루이스 수아레스의 추가 득점으로 쐐기를 박은 마이애미는 후반 42분 메시의 축포로 경기를 마쳤다. 메시는 상대 문전에서 알바의 패스를 가슴으로 컨트롤한 뒤 정교한 왼발 슛으로 마무리했다.
직전 경기를 기준으로 부앙가와 함께 MLS 득점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었던 메시는 이날 활약으로 시즌 26골을 달성, 부앙가를 제치고 MLS 득점 전체 1위로 올라섰다. MLS 득점왕 경쟁은 여전히 메시(26골)와 부앙가(24골), 그리고 내슈빌의 샘 서리지(23골)의 3파전으로 진행되고 있다.
메시가 A매치 기간 대표팀에 차출되고도 마이애미에 잔류한 배경에는 스칼로니 감독과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감독의 교감이 있었다.
마스체라노 감독이 아르헨티나의 레전드이기 때문에 소통이 쉽다는 점과 아르헨티나가 이미 내년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상태라 친선경기 성적에 큰 의미가 없다는 점, 아르헨티나 대표팀이 현재 미국에서 A매치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는 점 등이 추가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르헨티나 축구 국가대표팀의 사령탑 스칼로니 감독은 베네수엘라전에서 승리한 뒤 "레오(메시)는 출전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 나는 라우타로(마르티네스)와 훌리안(알바레스)을 기용하고 싶었고, 호세 마누엘 로페스는 벤치에 앉혔다"며 메시를 명단에서 제외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또 "나는 이것이 타당한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로페스는 출전하지 못했지만, 다음 경기에는 출전할 것"이라며 "하지만 이것은 내 결정이었고, 내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스칼로니 감독은 그러면서도 "메시가 화요일 경기에 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앞으로 며칠 동안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보도록 하겠다"며 메시가 오는 19일 푸에르토 리코전에는 출전 명단에 포함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마이애미의 마스체라노 감독은 "팀이 중요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메시가 출전할 수 있다면 팀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대표팀과의 협의를 통해 메시를 애틀랜타전에 출전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마스체라노 감독의 말처럼 동부 콘퍼런스 3위에 위치한 마이애미는 플레이오프 준결승 직행 티켓을 두고 2위 신시내티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정규 리그 최종 순위에 따라 상대팀이 달라지기 때문에 2위를 차지하는 게 중요하다. 마스체라노 감독이 A매치 기간에 대표팀에 양해를 구해 메시를 애틀랜타전에 출전시킨 이유다.
스칼로니 감독의 바람대로 메시가 15일 푸에르토 리코전에 출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메시가 푸에르토 리코전에 나서려면 3일이라는 짧은 회복 기간과 비행 시간을 감수하고 출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와 푸에르토 리코의 경기는 마이애미에서 비행기로 약 3시간 떨어져 있는 시카고에서 열린다. 메시가 소속팀에 남아 내슈빌전을 준비할지, 아니면 다시 대표팀에 합류해 푸에르토 리코전에 출전할지 관심이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