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해리 케인의 미래가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바이에른 뮌헨은 팀의 간판 공격수가 된 케인과의 재계약을 원하지만, 정작 핵심은 '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뮌헨 구단은 케인에게 '연봉 인상 없는 조건'의 재계약을 제시할 계획이며, 이 같은 방침이 그의 거취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독일 '빌트' 소속 기자 크리스티안 폴크와 토비 알트셰플은 8일(한국시간) 보도를 통해 "해리 케인의 현 계약에는 내년 여름 발동되는 6500만 유로(약 1072억원)의 바이아웃 조항이 포함돼 있다"며 "다만 이 조항은 2026년 1월 31일 이전에만 발동 가능하다"고 전했다.
두 기자는 이어 "바이에른 뮌헨은 이 조항의 유효기간이 지나도록 기다린 뒤 케인과 새로운 계약 협상에 나설 계획"이라며 "구단은 그가 잉글랜드 복귀를 원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문제는 '재계약 조건'이다.
보도에 따르면 케인은 현재 연 2400만 유로(약 397억원)의 세전 연봉을 받으며 뮌헨 내 최고 연봉자로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구단은 재정 건전성 강화를 이유로 케인의 급여를 더는 인상하지 않겠다는 내부 결정을 내렸다.
폴크 기자는 "바이에른 뮌헨은 비용 절감을 위한 단계적 임금 구조 개편을 추진 중이며, 케인의 재계약 조건에도 인상 요인은 포함되지 않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심지어는 단계적인 임금 조정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더해졌다. 매체는 "케인은 현 계약이 만료되는 2027년에 만 34세가 되는 만큼, 대형 재계약보다는 현 수준의 조건 유지 혹은 단계적 조정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방침은 케인의 잔류 의사와 미묘하게 엇갈린다.
케인은 최근 잉글랜드 대표팀 소집 인터뷰에서 "바이에른 뮌헨에서 매우 행복하다. 지금은 다른 리그 복귀를 고려하지 않는다"며 잔류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그는 이어 주요 영국 매체를 통해 "이곳에서 새로운 도전을 즐기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복귀 가능성은 예전보다 훨씬 줄었다"고 밝히며 사실상 잉글랜드 복귀설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구단의 재계약 정책이 냉정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케인의 마음이 끝까지 흔들리지 않을지는 미지수다.
케인이 뮌헨으로 이적한 건 2023년 여름이었다. 토트넘 홋스퍼에서 10년 넘게 뛰며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 중 하나였던 그는 8640만 파운드(약 1644억원)에 독일로 향했다.
이적 당시 트로피를 원한다던 케인의 목표는 결국 이뤄졌다. 첫 시즌에는 우승컵을 놓쳤지만, 두 번째 시즌이었던 2024-2025시즌에는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하며 생애 첫 리그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 과정에서 케인은 압도적인 골 감각을 자랑했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만 33골을 기록하며 득점왕에 올랐고, 올 시즌에도 6경기 11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특히 지난달에는 뮌헨 이적 후 통산 100호 골 고지(104경기)를 밟았다. 이는 엘링 홀란(105경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105경기)를 제친 유럽 5대 리그 최단 기록이다.
이처럼 절정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에서, 뮌헨의 연봉 동결 정책은 외려 케인의 입지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케인은 여전히 세계 시장에서 막대한 상업적 가치를 지닌 선수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케인은 여전히 잉글랜드 복귀설의 중심에 서 있다.
최근 복수의 현지 매체는 "토트넘은 2025년 1월 케인의 바이아웃 조항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하고 있다"며 "바이에른 뮌헨과의 재계약 협상이 결렬될 경우, 토트넘이 5670만 파운드(약 1078억원) 수준의 금액으로 복귀를 추진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토트넘의 토마스 프랑크 감독 또한 "언젠가 케인이 돌아온다면 언제든 환영한다"고 공개 발언을 하며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그러나 독일 내 기류는 다르다.
막스 에베를 뮌헨 단장은
"2027년 이후에도 케인이 뮌헨에서 뛸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는 구단 내 완벽한 리더"라며 재계약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에베를 단장은 "그와의 관계는 매우 긍정적이며, 조만간 편안한 분위기에서 향후 계획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뮌헨은 재정적 안정성을 강조하며 고액 연봉자 관리에 더욱 신중해졌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FC바르셀로나로 이적한 배경에도, 사실상 연봉 인상 거부가 결정적 이유로 꼽힌 바 있다. 구단은 당시 연봉 상한선을 넘길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이번에도 그 기조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케인의 경우, 이미 구단 내 최고 연봉자이자 광고·상업 수익의 중심 인물이다.
뮌헨은 케인의 영향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재정적 균형을 무너뜨리는 수준의 인상 요구는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케인 역시 이를 모를 리 없다.
그가 뮌헨의 상징으로 남을지, 아니면 다시 한 번 새로운 도전을 향할지는 이제 구단의 선택에 달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