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무대에서 시즌 막바지 로스앤젤레스FC(LAFC)의 돌풍을 이끌고 있는 손흥민과 드니 부앙가 '흥부 듀오'가 아직은 검증을 더 거쳐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
두 선수가 본격적으로 발을 맞춘 지는 이제 약 두 달. 물론 두 사람이 지금 엄청난 페이스를 유지하는 중이고, LAFC를 MLS컵 우승으로 이끈다면 MLS 역사에 남을 듀오가 되겠지만 아직 '흥부 듀오'를 MLS 역사상 최고의 듀오라고 부르기에는 이르다는 것이다.
미국 현지 언론들, 심지어 MLS 사무국까지 LAFC의 신흥 공격 콤비를 향해 찬사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한 언론이 이런 주장을 제기했다.
글로벌 축구 매체 '원풋볼'은 2일(한국시간) 보도한 "손흥민과 드니 부앙가가 MLS 역사상 최고의 공격 듀오일까?"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두 사람의 활약을 칭찬하면서도 아직 이 듀오를 MLS 역사상 최고라고 평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원풋볼'은 "8월에 합류한 손흥민은 2650만 달러(약 361억원)라는 기록적인 이적료로 리그 신기록을 세웠고, 그는 곧바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첫 8경기에서 8골을 터트리는 것은 판타지 세계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라며 "하지만 기록보다 눈에 띄는 것은 그가 부앙가의 경기력을 어떻게 끌어올렸는가이다"라고 했다.
이어 "부앙가는 이미 리그 최고의 골게터 중 한 명이었지만, 2025년은 그를 한 단계 더 성장시켰다. 그는 현재까지 23골 6도움을 기록하며 카를로스 벨라를 제치고 LAFC 역대 최다 득점자가 됐고, MLS 역사상 처음으로 3시즌 연속 20골 이상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면서 "이 두 가지만으로도 부앙가는 MLS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공격수 중 한 명으로 거론될 수 있지만, 여기에 손흥민까지 더해지면 부앙가는 막을 수 없는 선수처럼 보인다"며 손흥민이 부앙가를 한층 더 발전시켰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부앙가는 손흥민이 오기 전에도 LAFC의 주포였지만, 손흥민의 합류 이후 소화한 8경기에서 무려 10골을 몰아넣으며 순식간에 MLS 득점왕 후보로 떠올랐다.
부앙가는 현재까지 29경기에서 23골 6도움을 기록 중이며, 이는 득점 선두인 인터 마이애미의 리오넬 메시(24골 11도움)보다 한 골 적은 수치다. 현지에서는 부앙가가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메시를 넘어 충분히 MLS 득점왕에 오를 수 있을 거라고 예상 중이다.
부앙가의 옆에는 최고의 조력자이자 그와 마찬가지로 팀의 득점을 책임지며 부담을 덜어주는 손흥민이 있다. 손흥민은 LAFC 입단 후 치른 8경기에서 8골 3도움을 올리며 부앙가와 함께 LAFC의 상승세를 이끄는 중이다. LAFC는 손흥민을 영입한 뒤 5승2무1패라는 성적을 거두면서 MLS 서부 콘퍼런스 4위까지 올라섰고, 향후 일정에 따라 1위 자리까지 넘볼 수 있는 상황이다.
'원풋볼'은 "손흥민과 부앙가의 파트너십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서로의 스타일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다는 점"이라면서 "손흥민은 수비수들을 끌고 다니며 공격 지역으로 침투하고, 부앙가는 그 자리에서 공격을 마무리한다"며 손흥민과 부앙가가 서로를 보완하는 플레이 스타일로 LAFC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말하자면, MLS에는 이미 훌륭한 듀오가 많이 있었다. 랜던 도노번과 데이비드 베컴은 LA 갤럭시를 화려한 무대로 만들었고, 카를로스 벨라와 디에고 로시는 LAFC에 공격 축구의 맛을 선사했으며, 클린트 뎀프시와 에디 존슨, 하니 묵타르와 샘 서리지 같은 듀오는 훌륭한 순간들을 선사했지만, 그들 중 누구도 이런 기록을 세우지는 못했다"며 그동안 MLS를 거쳐갔던 듀오들도 손흥민과 부앙가에 비하면 기록 면에서 뒤쳐진다는 점을 언급했다.
다만 '원풋볼'은 손흥민과 부앙가가 MLS 역사에 남을 최고의 듀오가 되려면 지금의 폼을 유지하면서 LAFC의 장기적인 성공을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두 달 동안 보여준 활약으로는 역대 최고라고 불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원풋볼'은 "손흥민과 부앙가를 MLS 역사상 최고라고 부르는 것은 너무 앞서가는 걸까?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면서 "MLS에서의 위대함은 플레이오프에서의 성공과 여러 해에 걸친 지속적인 우수한 성과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선수들이 두 달 동안 보여준 활약만으로는 결정되는 게 아니"라며 아직 손흥민과 부앙가를 역대 최고로 평가하기에는 이르다고 했다.
언론은 "수비는 조정될 것이고, 가장 어려운 시험은 아직 다가오지 않았다. 하지만 보는 입장에서는 이것이 새롭고 역사적인 일이라는 느낌을 떨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손흥민과 부앙가 듀오가 조금 더 검증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두 사람을 향한 기대는 크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을 비롯한 복수의 현지 언론들은 LAFC가 손흥민과 부앙가의 활약을 앞세워 정규 리그 우승과 MLS컵 우승을 차지했던 2022년 이후 3년 만에 MLS컵 우승에 도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 애슬레틱'은 "역동적이고 기록적인 손흥민과 부앙가 듀오가 LAFC를 MLS컵 우승 후보로 끌어올렸다"며 "두 사람이 지금의 경기력을 플레이오프까지 유지할 수 있다면 LAFC는 MLS컵을 두고 경쟁하는 팀들에 극도로 어려운 상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 손흥민 인스타그램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