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유성
(엑스포츠뉴스 이유림 기자) 故 전유성이 세상을 떠난 가운데, 일반인 사이에서도 고인의 선행과 따뜻한 미담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5일 전유성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며 연예인뿐만 아니라 일반인들 역시 SNS를 통해 전유성을 추억했다.
한 작성자는 전유성에 대해 "저에게 '복스럽다'고 덕담해주시고, 러시아 유학 시절 학생들과 홈스테이하시며 글로벌한 공연문화를 추진하셨던 분, 비 오는 날 청도 콘서트에서 땅바닥에 앉아 관중을 생각하시고 클래식과 코미디를 결합한 공연을 만드신 편견 없는 기획자셨다. 많은 인연 중 한 명이었지만, 강하고, 유쾌하며, 통찰력 있는 당신의 삶을 본받겠다"며 애도했다.
또 다른 작성자는 "세상은 개그맨으로 기억하고 계시지만, 사실 충무로 영화계에서 탄탄한 실력을 쌓아오신 진정한 영화인이기도 하셨다"며 "올 여름 선생님과 마지막이 되는 줄도 모르고 통화에서 어차피 와도 요양원이라 못 만나니 신경쓰지 말라며 저에겐 마지막으로 해주신 말씀이 있다. '아주 잘하고 있으니까, 지금 하는데로 그대로 계속 하세요'. 열심히 정진하겠습니다"라고 전해 먹먹함을 안겼다.
다른 작성자 역시 "와이프랑 전유성 님이 청도에 운영하는 빵집에 들렀다. 근데 마감을 했나보다. 전유성 님이 미안하다며 여기저기 구경을 시켜주셨다. 중국에서 유명한 술을 가져오시더니 술 먹고가라고...그렇게 술자리가 되어버렸다"며 "나중에 반갑게 인사해도 자기가 기억을 못해도 이해하라고 하셨다. 급하게 드시더니 취하셔서 숙소로 가셨다. 따뜻하고 위트있는 분"이라고 추억을 떠올렸다.
전유성과 함께 일했던 조연출도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하루는 내 잘못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이 나는데 민망할 만큼 혼이 났다. 조금만 더 하면 한 대 칠 기세로 선배 PD는 나를 다그쳤고, 그저 고개 주억거리며 이 난리통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혼을 내더라도 어디 좀 데리고 나가서 하지, 패널들이 다 분장 받고 있는 데에서 정말 혹독하게 '깨짐'을 당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분장 마친 전유성 씨가 아차차 하고 의자에서 일어서면서 열을 내고 있는 선배에게 말을 걸었다. '일본에서 뭘 가지고 온 게 있는데 매니저가 이리로 갖고 오기로 했거든. 여기 MC하고 패널들하고 연출진 좀 나눠 주려고. 조연출 좀 빌려줘'라고 했다"며 "덕분에 선배의 닦달에서 벗어나 전유성 씨의 뒤를 따랐다. 근데 양평동 스튜디오 주차장이 아니라 근처 편의점으로 향했다"고 전했다.
그러고서 전유성은 편의점에서 새우깡 스무 봉지와 음료수를 산 뒤 "이 새우깡 일본에도 똑같은 게 있거든. 이게 일본에서 온 거지 뭐야", "새우처럼 등이 휘도록 욕먹는 거 보니까 새우깡이 먹고 싶어지더라"며 그만의 위로 방식을 건넸고, 작성자 역시 "그때 알았다. 전유성 씨가 눈 앞에서 벌어지는 선배의 모진 닦달을 끝내주고 싶었다는 걸"이라며 고인을 향한 고마움을 표했다.
한편 전유성은 폐기흉 증세가 악화되어 세상을 떠났다. 향년 76세.
28일 오전 6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영결식이 엄수되었으며 유족과 후배 코미디언들이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SNS
이유림 기자 reason1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