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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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튀' 토레스-캐롤, 부진의 끝 어디까지?

기사입력 2011.12.14 15:57 / 기사수정 2011.12.14 16:25

박시인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시인 기자] 지난 1월 이적 시장은 대형 스트라이커들의 연쇄 이동으로 관심을 모았다. 리버풀은 페르난도 토레스를 첼시로 보내면서 챙긴 이적료를 뉴캐슬의 '영건' 앤디 캐롤에 쏟아부었다. 

토레스와 캐롤의 이적료는 각각 5천만 파운드(약 878억 원), 3500만 파운드(약 614억 원)에 이른다. 첼시와 리버풀 모두 공격수 보강이 절실했던 시점에서 이뤄진 대형 계약이었기에 두 선수에 거는 기대감은 남달랐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난 시즌 후반기 동안 보여준 두 선수의 활약상은 기대치에 한참 모자랐다. 토레스는 18경기 1골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긴 반면 캐롤 역시 잦은 부상에 허덕이며 2골을 터뜨리는데 그쳤다. 

그럼에도 지난 시즌의 부진은 새로운 팀에서 적응기로 여겨졌다. 첼시는 포르투에서 성공 신화를 쓴 안드레 비야스-보아스 감독을 새롭게 임명했으며 리버풀은 케니 달글시시 체제로 본격적인 시즌에 돌입했다. 팀 전술에 확실히 녹아들었고 프리 시즌을 통해 몸 상태를 끌어올렸으니 올 시즌에는 몸값에 걸맞은 활약이 예상됐다. 

그러나 시즌 개막 후 15라운드까지 소화하며 반환점을 눈앞에 둔 시점이지만 프리미어리그 득점 랭킹 상위에 두 선수의 이름은 보이지 않는다. 올 시즌 토레스의 성적표는 17경기 4골. 리그에서는 단 2골에 머물고 있다. 5천만 파운드의 몸값과 전성기 시절 보여준 기량을 감안한다면 실망스런 성적표다.

시즌 초반 주전 자리를 꿰찬 토레스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스완지전에서 2경기 연속골에 이어 겡크와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도 2골을 몰아쳐 부활의 조짐을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10월 중순 이후 토레스의 출전 기회는 대폭 축소됐다. 결정적인 순간에 집중력이 부족했고 골 결정력에서 난조를 드러낸 탓이다. 토레스는 11월 이후 열린 8경기 가운데 단 2경기만 선발로 나섰다. 

그 기간 동안 컨디션을 회복한 디디에 드록바는 최근 5경기에서 4골을 몰아치며 토레스를 벤치로 밀어냈다. 드록바와 좌우 윙포워드 후안 마타, 대니얼 스터리지의 시너지 효과가 절정을 이루면서 첼시의 4연승과도 직결되고 있다.  

최근에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토레스의 이적설마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14일(한국시간) 영국 언론 '데일리 미러'는 "첼시가 2천만 파운드로 토레스를 1월 이적시장에서 팔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첼시로선 무려 3천만 파운드(약 540억 원)의 손해를 입게 되는 셈이다.

물론 이 보도가 현실성이 있다고 간주하긴 어렵다. 드록바는 내년 1월 열리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코트디부아르 대표로 차출될 예정이다. 이러한 이적설이 나오는 이유는 토레스의 부진과도 맞닿아있다. 드록바가 이탈할 경우 첼시의 중앙 공격수 자원은 토레스가 유일하다. 토레스가 그 기간에도 현재와 같은 컨디션을 보인다면 첼시는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반면 캐롤은 어떨까. 달글리시 감독은 지난 8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지역 언론 '리버풀에코'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시즌 캐롤은 부상 때문에 100% 몸 상태가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 프리시즌에서 많은 훈련을 해왔고, 완벽한 몸 상태로 끌어올렸다"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그러나 캐롤도 토레스에 못지않다. 올 시즌 16경기에 나선 캐롤은 고작 3골을 터뜨리는데 그쳤다. 리그에서도 토레스와 같은 2골이 전부다. 

달글리시 감독은 루이스 수아레스를 붙박이 주전으로 놓고 파트너로 캐롤, 디르크 카윗, 크레이그 벨라미를 번갈아가며 기용하고 있다. 캐롤은 카윗, 벨라미와 비교해 활동량과 순발력에서 크게 떨어진다. 또한 달글리시 감독은 전형적인 킥앤러시 축구를 구사하는데 캐롤의 제공권을 활용하도록 주문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캐롤이 제공권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캐롤은 자신의 머리를 활용하는 것보다 강력한 왼발 슈팅 혹은 스크린 플레이에 장점을 갖고 있다. 더구나 지난 시즌 뉴캐슬 시절에서 보여준 골 결정력마저 실종됨에 따라 달글리시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먹튀로 전락한 두 선수가 부진을 이겨내고 부활의 날갯짓을 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사진 = 토레스, 캐롤 ⓒ 더 선, 리버풀 공식 홈페이지 캡처]

박시인 기자 cesc@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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