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타격 매커니즘이 워낙 좋은 선수다. 충분히 훌륭한 선수가 될 거라고 믿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 2023년 7월 29일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LG 트윈스와 '빅딜'을 단행했다. 당시 리그 최정상급 국내 선발투수로 활약 중이던 최원태를 보내고 외야수 이주형, 투수 김동규에 2024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까지 손에 넣었다. 말 그대로 현재를 주고 미래를 받아왔다.
이 트레이드의 핵심은 이주형이었다. 키움은 당시 2023시즌 종료 후 '슈퍼스타'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확실시 되고 있었다. 이정후의 빈자리를 메워줄 '포스트 이정후'로 이주형을 낙점했다.
이주형은 지난 2020년 경남고를 졸업하고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전체 13순위로 LG에 입단한 특급 유망주였다. LG 야수 뎁스가 워낙 두터웠던 탓에 1군에서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2군에서는 펄펄 날았다. 2021시즌 40경기 타율 0.331(130타수 43안타) 4홈런 23타점 12도루 OPS 0.970으로 호타준족의 면모를 뽐냈다.
이주형은 키움 이적 후 1군에서 꾸준히 출전 기회가 주어지자 한풀이라도 하듯 힘차게 방망이를 돌리고 그라운드를 달렸다. 2023 시즌 69경기 타율 0.326(215타수 70안타) 6홈런 36타점 도루 OPS 0.897로 맹타를 휘둘렀다. 중견수 수비도 1군 풀타임 첫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빠른 발과 센스로 기대 이상의 플레이를 보여줬다.
이주형은 이정후가 떠난 뒤 영웅군단 중견수 자리를 꿰찼다. 2024시즌 115경기 타율 0.266(473타수 126안타) 13홈런 60타점 OPS 0.754의 성적표를 받았다.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하면서 어느 정도 성장세를 보여줬다.
하지만 이주형은 2025시즌 117경기 타율 0.238(412타수 98안타) 10홈런 40타점 15도루 OPS 0.695로 팀에서 기대했던 만큼의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키움이 전반기 속절 없이 최하위로 추락했던 여러 요인 중에는 팀 타선의 집단 부진과 더불에 이주형의 성장이 지체된 것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후반기에는 41경기 타율 0.220(150타수 33안타) 1홈런 8타점으로 페이스가 더 좋지 못했다. 지난 4월 27일부터 5월 8일까지 2군에서 한 차례 조정기를 거친 것을 제외하면 꾸준히 게임에 나서고 있음에도 기대했던 만큼의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고 있다.
설종진 키움 감독 대행은 이주형의 2025시즌 부진 원인을 기술이나 몸 상태가 아닌 심리적인 부분에서 찾고 있다. 선수 스스로 결과가 좋지 않을 때 지나치게 생각이 많아지는 점을 단점으로 지적했다.
설종진 대행은 "이주형이 타석에서 생각이 많다. 그러니까 안 맞으면 안 맞는 대로 계속 복잡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내가 해준 얘기는 '편안하게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라'였다. 선수를 편하게 해주는 게 제일 우선이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주형은 일단 스윙 매커니즘을 보면 정말 좋은 타자다. 본인이 타석에서 조금만 더 차분하게만 한다면 훌륭한 선수가 될 거라고 믿고 있다"며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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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