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KT 위즈 유준규가 2득점을 올리면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유준규는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즌 14차전에 교체 출전해 1타수 무안타 1볼넷 2득점을 기록했다.
유준규는 팀이 0-4로 끌려가던 무사 1, 3루에서 1루 대주자로 투입됐다. 이후 황재균의 좌전 안타 때 2루로 진루했고, 무사 1, 2루에서 강백호의 1타점 적시타 때 홈을 밟으며 득점까지 만들었다.
두 팀이 4-4로 맞선 8회초에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진성과 11구 승부를 펼쳤다. 5구, 6구, 7구, 9구, 10구를 파울로 걷어내며 집중력을 발휘했고, 풀카운트에서 11구째 볼을 골라내 출루에 성공했다. 이후 견제구가 5개나 들어왔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1사 1루에서 황재균의 안타로 2루까지 진루한 유준규는 가쁜 숨을 내쉬었다. 더그아웃을 향해 물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냈고, 최만호 3루 주루코치가 직접 유준규에게 물병을 건넸다.
유준규는 물을 마시며 숨을 고른 뒤 후속타자 권동진의 2타점 3루타 때 홈으로 향했다. 4점 차 열세를 뒤집은 KT는 LG를 6-4로 제압하고 4위를 지켰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유준규는 "득점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운 하루였던 것 같다"며 "주로 대주자로 나서는데, 대주자로 출전했을 때 득점하면 기분이 정말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진성과의 11구 승부에 대해선 "(안)현민이가 스프레이를 뿌리러 왔을 때 (김진성의) 포크볼이 안 보인다고 해서 긴장한 상태로 타석에 들어간 것 같다"며 "(공이) 보였다기보다는 최근 타석에서 삼진을 많이 당했기 때문에 콘택트가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했다. 출루가 목표였기 때문에 볼넷으로 나간 점이 좋았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몸 상태에는 이상이 없었다는 게 유준규의 이야기다. 8회초 물을 요청한 상황에 관해 묻자 유준규는 "어떤 상황에서도 그렇게 견제가 들어오니까 (계속 견제구가 날아온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뛸 수 있는 주자이기 때문에 항상 견제를 받았던 것 같다"며 "(8회초 타임 요청 때) 단지 물을 마시고 싶었다. 심판님이 '숨을 못 쉬겠냐'고 물으셨는데, 아픈 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독님이 따로 말씀하신 건 없고, 9회초 타석에 들어설 때 '어디 아프냐'고 물으셨다"며 "속이 안 좋았는데, 한 타석이 소중하다 보니까 괜찮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2002년생인 유준규는 군산신풍초-군산중-군산상고를 거쳐 2021년 2차 3라운드 25순위로 KT에 입단했다. 2022년 1군에서 7경기 14타수 3안타 타율 0.214를 올렸고, 그해 8월 현역으로 입대했다.
지난해 2월 전역한 유준규는 4월 8일 1군에 올라왔다. 약 3주간 1군에 머무르며 경험을 쌓았고, 4월 28일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5월 11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으나 9일 만에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지난달 28일 1군에 콜업된 뒤로는 꾸준히 대주자로 나서고 있다.
팬들 사이에서는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타격폼이 비슷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유준규는 "전역 후 죽을 쑤고 있는 것 같다. 입대 전에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결과가 안 나오다 보니 자신감이 떨어졌던 것 같다"며 "너무 따라하려고 하다 보니까 나와 맞지 않은 부분도 많았다. (이정후와) 나는 다른 유형의 타자라고 생각했다. 난 이정후 선수보다 힘이 부족하기 때문에 좀 더 간결하게 스윙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롤모델은 팀 동료 허경민이다. 유준규는 "허경민 선배와 포지션은 다르지만, 후배들을 잘 챙기는 모습과 훈련 때 항상 성실하게 임하는 모습을 보며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유준규는 팀이 순위 경쟁을 이어가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 "LG가 1위를 달리고 있고, KT와 3위(SSG 랜더스)의 승차(2경기 차)도 크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더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오늘(11일) 경기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패배해도 5강에서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1패를 기록해도 (승률이) 5할이라는 생각으로 매 경기에 임하는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