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민 기자) 올해만 두 번째 소속팀을 옮긴 KBO리그 MVP 출신 에릭 페디(밀워키 브루어스)가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 첫 등판에서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뒀다.
페디는 지난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 구원 등판해 4⅓이닝 8피안타(1피홈런) 2실점 사사구 없이 2탈삼진을 기록했다.
페디는 팀이 1-0으로 앞선 3회초 이날 오프너로 나선 애런 애쉬비에 이어 팀의 2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페디는 선두타자 아드리안 델 카스티요, 알렉 토마스, 일데마로 바르가스를 연속 범타 처리했다. 4회초까지 세 타자로 정리하며 안정적인 피칭을 이어갔다.
첫 위기는 5회초에 나왔다. 페이빈 스미스와 카스티요에게 안타를 맞고 2사 1, 2루 득점권 위기에 몰렸다. 이어진 타석 토마스에게 날카로운 좌전안타까지 허용했으나, 이때 좌익수 크리스티안 옐리치가 빠르고 정확한 홈 송구로 보살을 기록하면서 실점 없이 이닝이 종료됐다.
페디는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선두타자 바르가스를 1루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그러나 후속타자 헤랄도 페르도모에게 안타, 블레이즈 알렉산더에게 역전 우월 투런포를 허용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페디는 코빈 캐롤과 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를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7회초 선두타자 스미스에게 안타를 내준 페디는 후속타자 제임스 매캔을 삼진으로 잡은 뒤 카스티요와 토마스에게 다시 연속 안타를 맞고 만루 위기에 몰렸다.
결국 그는 닉 미어스와 교체되며 이날 임무를 마무리했고, 미어스가 바르가스 상대 병살타를 유도하면서 승계주자 실점 없이 이닝이 종료됐다.
8회초 페르도모의 솔로홈런, 8회말 윌리엄 콘트레라스의 솔로홈런으로 양 팀이 1점씩을 추가했다. 그러나 9회 추가 득점이 나오지 않으면서 경기는 애리조나의 한 점 차 승리로 끝났다. 역전 홈런을 맞은 페디는 패전의 멍애를 썼다.
밀워키 구단은 이날 경기 직전 페디와의 1년 계약 소식을 발표했다. 40인 로스터에 등록됨과 동시에 새 팀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그는 지난 24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페디는 지난 2023시즌 KBO리그 NC 다이노스 소속으로 30경기(180⅓이닝) 20승6패 평균자책점 2.00, 209탈삼진을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투수로 군림했다. KBO리그 외국인 투수 최초 20승·200탈삼진 달성과 더불어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타이틀을 차지했고, 최동원상과 정규시즌 MVP, 투수 골든글러브까지 거머쥐며 '역수출 신화'를 쓰는 데 성공했다.
2024시즌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총액 1500만 달러(한화 약 204억원) 계약을 맺고 미국으로 복귀한 페디는 시즌 중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이적, 31경기 177⅓이닝 9승 9패 평균자책 3.30의 만족스러운 최종 성적을 올렸다.
그러나 올 시즌 중반부터 부침을 겪었고, 결국 세인트루이스는 지난달 24일 페디를 양도지명(DFA) 조처했다. 4일 뒤 애틀랜타와 계약에 성공했으나, 5경기(4선발) 1승2패 평균자책점 8.10으로 부진했다.
이날 밀워키에서 데뷔전을 마친 페디는 경기 후 "정말 정신없는 시간이었다. 브루어스의 관심을 알게 된 건 수요일(27일)이었고, 두 시간 뒤 바로 비행기에 올랐다"며 계약 당시를 되돌아봤다.
이어 그는 "저는 어떤 역할이든 열려 있고, 최대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며 "분명히 이 팀은 지금 굉장히 잘하고 있고, 그 일부가 될 수 있어 행복하다"고 첫 등판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 연합뉴스 / 밀워키 브루어스 SNS
김유민 기자 k4894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