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 이창진이 1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활약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대구,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대구, 최원영 기자) 조금이나마 마음의 짐을 덜었다.
KIA 타이거즈 외야수 이창진은 지난 10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아쉬운 수비로 악몽 같은 하루를 보냈다. 프로야구 휴식일이던 11일을 지나 1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 1번 타자 겸 좌익수로 다시 선발 출전했다. 이번엔 맹타를 휘두르며 팀에 승리를 선물했다.
KIA는 10일 NC전서 난타전 끝 12-16으로 패했다. 2회초 5득점을 뽑아내며 5-0으로 앞섰지만 2회말 곧바로 8실점해 5-8로 역전당했다. 결국 2연패에 빠지고 말았다.
당시 2회말 5-1이 된 후 무사 2루서 김형준이 좌익수 이창진 쪽으로 타구를 날렸다. 큰 타구는 아니었지만 이창진은 뒤로 몇 걸음 내딛다 뒤늦게 앞으로 달려왔다. 좌전 안타가 돼 무사 1, 3루로 이어졌다.
후속 서호철의 타구도 이창진에게 향했다. 이창진은 타구 판단을 재빨리 하지 못했고, 한 차례 주춤한 뒤 달려 나오기 시작했다. 몸을 날려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으나 공을 원바운드로 잡는 데 그쳤다. 서호철의 1타점 적시타가 기록되며 점수는 5-2가 됐다.
선발투수 이의리가 급격히 흔들렸다. 권희동의 볼넷으로 만루에 처한 뒤 김주원에게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을 내줬다. 이후 한 점 더 허용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투수 김건국이 투입됐지만 박건우에게 만루 홈런을 맞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KIA가 흐름을 내주는 순간이었다.
또한 이창진은 8회말 우익수로 자리를 옮긴 후 1사 2루서 김형준의 타구에 송구 실책을 범하기도 했다.

KIA 타이거즈 이창진이 정규시즌 경기에 출전해 수비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KIA 타이거즈 이창진이 정규시즌 경기에 출전해 미소 짓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1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과 원정경기를 앞두고 만난 이범호 KIA 감독은 이창진을 감쌌다. 이 감독은 "굉장히 까다로운 타구들이었다고 본다. 타자가 스윙을 제대로, 세게 했는데 공이 방망이 끝에 맞아 날아가면 판단하기 어렵다"며 "선수들은 충분히 최선을 다해주고 있다. 지나간 경기는 지나간 것이다. 다시 집중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창진이가 다른 경기에서 더 좋은 타구를 잡아주는 날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수비 실수 등에) 크게 개의치 않고 경기를 준비하게끔 했다"고 힘을 실었다. 12일 삼성전서 이창진을 선발 라인업에 올렸다.
이창진은 이날 5타수 3안타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1회 선두타자로 나서 2루수 방면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2회엔 1사 1루서 우전 안타로 1사 1, 3루를 빚었다. 이후 김선빈의 2타점 적시타에 홈을 밟았다. 4회엔 다시 선두타자로 출격해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터트렸다.
승리 후 만난 이창진은 "나 때문에 경기(10일 NC전)가 뒤집혔다며 쓴소리를 많이 들었다. 144경기를 하다 보면 그런 날도 있을 수 있다고, 사람이니 실수할 수 있다고 생각하려 했다"며 "이번 게임에선 다른 날보다 더 집중하려 했다. 물론 그날도 집중했지만 이번엔 더 열심히 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창진은 "사실 내 판단 실수다. 다음부터는 절대 나와선 안 되는 플레이들이었다. 다른 것은 다 핑계다"며 "(이)의리에게 무슨 말을 못 하겠더라. 미안하다고 했더니 괜찮다고 해줬다. 팀에도 미안했다"고 전했다.
이어 "감독님께서 믿음을 주신 만큼 야구장에서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고 싶었다. 그래서 첫 타석부터 집중력을 높였다"고 덧붙였다.

KIA 타이거즈 이창진이 정규시즌 경기에 출전해 세리머니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KIA 타이거즈 이창진이 정규시즌 경기에 출전해 주루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7일까지 2군 퓨처스팀에 머물다 8일 콜업됐다. 이 기간 타격 부진에 관해 고민했다. 이창진은 "2군에 내려가 있으면서 '그동안 뭐가 문제였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이후 마인드를 바꾸려 했다"며 "그러면서 조금씩 좋은 타구들이 나오고 있다. 이제 자신감을 찾아가고 있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이창진은 "이번 경기에서도 그냥 자신 있게만 하려 했다. 너무 위축되지 말고, 하던 대로 적극적으로 치자고 다짐했다"며 "첫 타석부터 결과가 잘 나오면서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KIA는 12일 삼성전 승리로 6위에서 5위로 올라섰다. 다만 6위 KT 위즈와 승차가 없고, 7위 NC와도 불과 0.5게임 차다.
이창진은 "남은 경기 선수들이 힘을 합쳐 작년(통합우승) 같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 '타이거즈'가 또 한 번 힘을 내보겠다"며 "포스트시즌엔 무조건 진출해야 한다. 우리 선수들은 다 자신 있으니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IA 타이거즈 이창진이 정규시즌 경기에 출전해 주루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대구, 최원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