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로 무대를 옮긴 손흥민이 데뷔전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가운데, 현지 언론으로부터 'MLS 역사상 손꼽히는 슈퍼스타'라는 찬사를 받아 화제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11일(한국시간) MLS 30년 역사를 통틀어 '리그를 빛낸 최고 스타 10명'을 선정하면서, 손흥민을 4위에 올려놓았다.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와 데이비드 베컴(LA 갤럭시)에 이어, 토마스 뮐러(밴쿠버 화이트캡스)까지 쟁쟁한 이름들이 포함된 이번 리스트에서 손흥민은 아시아 선수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매체는 이번 순위를 공개하며 "MLS에 합류한 선수들의 현지 활약만을 기준으로 한 것이 아니라, 이들이 걸어온 세계적인 커리어 전체를 반영했다"고 전제했다.
매체는 2025년 여름 이적시장이 MLS 30년 역사상 가장 주목받는 기간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며, 최근 토마스 뮐러와 손흥민의 합류가 오랜만에 큰 화제를 만들어냈다고 전했다.

매체는 손흥민을 해당 리스트에서 전체 4위에 올리면서, "손흥민은 단순한 '스타 플레이어'가 아니라, 한국 축구 역사상 상징적인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후 "손흥민은 토트넘 홋스퍼에서 10년간 뛰며 454경기 173골을 기록했고, 2024-25시즌 UEFA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구단의 17년 무관을 끊어냈다"라며 토트넘에서의 성과를 나열했다.
또한 매체는 "LAFC는 과거 개러스 베일 등 스타를 영입한 적은 있었지만, 손흥민 같은 수준의 선수는 없었다"며 그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이에 더해 "33세의 나이에 MLS에 합류한 손흥민은 한국 축구 최고의 선수이며, 국가대표로도 134경기에서 51골을 기록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끌었다"며 그의 업적을 자세히 소개했다.
특히 손흥민의 LA행이 축구 외적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LA에는 35만 명 이상의 한인 인구가 거주하고 있어, 그는 경기장 안팎에서 지역 사회의 상징적인 존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매체는 "손흥민은 LA에서 그라운드 밖에서도 스타로 활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연하게도 이번 순위에서 1위는 리오넬 메시가 차지했다. 매체는 "메시는 여덟 번의 발롱도르를 수상한 유일한 MLS 선수이며, 2022년 월드컵 우승 이후 인터 마이애미에 합류했다. 그는 MLS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2위는 MLS '지정선수 제도' 도입의 기폭제가 된 데이비드 베컴, 3위는 독일 국가대표로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고 바이에른 뮌헨에서만 25년간 활약한 뒤 최근 캐나다 연고 구단 밴쿠버 화이트캡스에 입단한 토마스 뮐러다.
이외에도 카카(5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6위), 디디에 드로그바(7위), 티에리 앙리(8위), 웨인 루니(9위), 다비드 비야(10위) 등 세계 축구를 빛낸 이름들이 순위에 포함됐다.
베일, 로비 킨, 랜던 도노번, 스티븐 제라드, 프랭크 램파드 등은 정식 순위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명예 언급(Honorable Mentions)' 명단에 올랐다.
홍명보(전 LA 갤럭시), 이영표(밴쿠버 화이트캡스) 등 한국 축구를 빛내고 MLS에 갔던 선수들은 명단에 없었다.
손흥민의 4위 선정은 MLS에서 아시아 선수의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킨 사례로, 그가 향후 북미 무대에서 어떤 기록과 영향력을 남길지 관심이 더욱 집중될 전망이다.
순위에서 손흥민은 MLS 데뷔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뮐러, 베컴, 메시 같은 전설적인 이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점은 그의 커리어와 브랜드 가치, 그리고 LA라는 시장의 특수성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한편, 손흥민은 지난 10일, 시카고 시트긱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파이어와의 원정 27라운드 경기에서 MLS 데뷔전을 치뤘다.
1-2로 뒤지던 후반 16분 스티브 체룬돌로 감독은 손흥민을 투입했고, 경기장 분위기는 즉시 변했다.
손흥민은 후반 31분 특유의 폭발적인 침투와 방향 전환으로 상대 수비를 흔들었고, 박스 안에서 파울을 얻어내 페널티킥을 이끌었다. 주심은 비디오 판독(VAR)을 거친 뒤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이를 데니스 부앙가가 성공시키며 팀은 2-2 동점을 만들었다.
골은 없었지만 손흥민의 투입 이후 LAFC의 공격 전개 속도는 확연히 빨라졌고, 관중석에서도 환호와 함성이 이어졌다.
경기 후 손흥민은 "승리를 가져오지 못해 아쉽지만, 데뷔전을 치르게 되어 기쁘다. 프리미어리그 원정에서는 늘 야유를 받았는데, 여기서는 팬들이 따뜻하게 환영해 준 것이 인상 깊었다. 곧 골을 넣어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체룬돌로 감독 역시 "그의 플레이는 전술판에 그릴 수 없는 장면이었다. 팬들이 경기장을 찾는 이유가 바로 이런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미국 MLS 공식 홈페이지 'MLS사커'는 손흥민의 활약을 두고 "전율에 가까운 30분"이라고 표현했으며, '디 애슬레틱'은 "LA 한인 사회와 MLS 전체에 경제적·문화적 파급력을 가져올 것"이라 분석했다.
실제로 LAFC의 손흥민 영입 발표 직후, 구단 공식 유니폼과 굿즈 판매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LAFC 전체 구단 상품 판매 1위를 기록했고, MLS 유니폼 판매 부문에서는 리오넬 메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사진=연합뉴스/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캡처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