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9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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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보고 있니? 나 등번호 바꿨어, 너의 20번으로'…40세 전 리버풀 부주장, 분신 같은 등번호 6번 버렸다

기사입력 2025.08.03 00:14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디오고 조타를 위한 추모는 시즌 내내 계속된다.

브라이턴 앤드 호브 엘비언의 리버풀 출신 베테랑 미드필더 제임스 밀너가 지난달 교통사고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조타를 기리기 위해 등번호를 변경했다.

밀너는 2025-2026시즌부터 브라이턴에서 조타의 리버풀 시절 등번호였던 20번을 달고 그라운드를 누빈다. 이는 리버풀 시절 함께 뛴 조타를 추모하기 위한 의미 있는 결정이다.

지난 7월 3일(한국시간), 포르투갈 출신 조타는 그의 형제 안드레 실바와 함께 향년 28세의 나이로 스페인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했다.

비극은 조타가 리버풀과 함께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지 불과 몇 주 만에 일어났다.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축구계를 충격에 빠뜨렸고, 전 세계 수많은 팬들과 동료들이 애도의 뜻을 표했다.

리버풀은 즉각적인 조치를 취했다. 조타가 5년간 몸담았던 클럽은 그가 사용했던 등번호 20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했다. 리버풀은 공식 성명을 통해 "디오고 조타는 리버풀 FC의 20번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며, "그의 유가족과의 논의를 거쳐 등번호를 영구 결번으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과거 리버풀의 부주장이자 조타의 동료였던 밀너 역시 조타에 대한 애정을 행동으로 옮겼다.

2023년 여름 리버풀을 떠나 브라이턴으로 이적한 이후 6번을 사용하던 그는, 팀 동료 카를로스 발레바가 등번호를 17번으로 변경하면서 공석이 된 20번을 선택했다.

밀너는 브라이턴의 공식 채널을 통해 해당 결정에 대해 "카를로스가 등번호를 바꾼다는 이야기를 듣고, 20번이 비게 되자마자 조타를 기리기 위해 그 번호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디오고는 내가 함께 뛸 수 있어 영광이었던 놀라운 선수였고, 동시에 훌륭한 친구였다. 그가 남긴 유산을 되새기며 프리미어리그에서 그의 번호를 입게 되어 큰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밀너는 리버풀에서 조타와 세 시즌을 함께했으며, 두 선수는 2022년 FA컵과 리그컵 우승을 함께 경험한 바 있다.

밀너는 특히 조타의 플레이 스타일과 인간적인 매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조타는 마무리 능력이 뛰어나고 몸을 활용하는 방식도 아주 영리했다. 매주 그를 지켜보는 게 즐거웠고, 훈련도 정말 재미있었다"며, "하지만 무엇보다 그는 믿기 힘들 정도로 따뜻한 사람이었다. 어느 자리에 있어도 누구와도 잘 어울렸고, 드레싱룸의 모두가 그를 사랑했다"고 회상했다.

또한 밀너는 조타와의 특별한 추억을 전하기도 했다.

"우린 성격이 비슷해서 서로 장난을 많이 쳤다. 정말 고집 센 녀석이었고, 그래서 더 재밌는 날이 많았다"며 웃음을 보이면서도, "그는 가족을 정말 사랑했고, 모두가 함께 있고 싶어 하는 그런 사람이었다. 축구계와 그를 알았던 모든 사람에게 정말 큰 손실이다"라고 애도의 마음을 거듭 전했다.



밀너는 지난 달 포르투갈 포르투에서 거행된 조타의 장례식에도 참석했으며, 파비뉴, 조던 헨더슨, 티아고 알칸타라 등 리버풀 시절 동료들과 함께 참석해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한편 밀너는 지난 6월 브라이턴과 1년 재계약을 체결하며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올 시즌이 끝나면 40세가 되는 그는 여전히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뛰는 몇 안 되는 현역 고령자다. 지난해엔 무릎 부상으로 오랜 시간 결장했으나 재활을 마치고 팀에 복귀했다.

이제 그의 등번호는 리버풀에서는 아무도 사용할 수 없으며, 브라이턴에서는 밀너가 그 의미를 되새기며 계승한다.



사진=ESPN FC/연합뉴스/브라이턴 앤드 호브 알비온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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