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루타 '쾅'→세리머니 하다 주루사? 김동혁의 아찔했던 1분…"확신 있었는데 너무 떨렸어요" [부산 인터뷰]

(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김동혁이 '1위'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팀 연패 탈출을 견인하는 맹타를 휘둘렀다. 세리머니 과정에서 주루사 위험에 노출됐던 아찔한 순간도 즐거운 추억으로 남게 됐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는 지난 1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팀 간 9차전에서 6-3으로 이겼다. 전날 0-6 완패를 설욕하고 2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김동혁은 이날 1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5월 황성빈에 이어 6월 12일 장두성까지 부상으로 이탈, 리드오프 카드가 없는 상황에서 김동혁에게 기회를 줬다.

김태형 감독은 "김동혁이 1군 투수들의 공에 따라갈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른다"라면서도 "선구안과 출루율이 괜찮은 타자"라며 과감하게 기회를 부여했다.



김동혁은 이날 롯데가 3-0으로 앞선 2회말 2사 1루에서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한화 선발투수 강속구 사이드암 엄상백을 상대로 2루타를 쳐냈다. 우익수 앞으로 타구를 날려 보낸 뒤 특유의 빠른 발을 앞세워 2루 베이스까지 얻어냈다.

이때 한화 우익수 김태연의 송구 실책으로 3루까지 진루했던 1루 주자 한태양이 득점, 롯데가 4-0으로 달아날 수 있었다.

김동혁의 활약은 계속됐다. 롯데가 4-0으로 앞선 4회말 2사 1·2루에서 또 한 번 엄상백을 울렸다. 좌중간을 깨끗하게 가르는 2타점 3루타를 때려내고, 스코어를 6-0으로 만들었다. 롯데는 김동혁의 이 한 방으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김동혁은 다만 3루 베이스에 도착한 뒤 세리머니 과정에서 잠시 발이 베이스에서 떨어지는 아찔한 순간이 있었다. 한화 3루수 노시환이 재빠르게 김동혁을 태그, 아웃을 노렸다.

김동혁은 다행히 노시환의 글러브가 몸에 닿기 전에 베이스를 다시 밟은 상태였다. 3루심은 세이프를 선언했고, 한화 벤치의 비디오 판독 신청에 약 1분간 경기가 중단됐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김동혁은 경기 종료 후 "솔직히 4회말 3루타 때는 세이프에 대한 확신이 있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가 빨리 안 나오니까 불안했다"며 "고영민 3루 작전주루코치님과도 '이건 분명 세이프다'라고 말은 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떨렸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또 "가끔 SNS에서 세리머니를 하다가 아웃되는 장면을 보면서 '나도 프로 선수로서 저런 플레이를 조심해야 되겠다'라고 항상 생각했다. 막상 나도 아찔한 상황을 겪고 나니까 앞으로 더 조심해야 겠다고 느꼈다. 고영민 코치님께서도 '일단 (3루타를) 축하하는데 세리머니는 상황이 멈춘 뒤 해보자'라고 하셨다. 오늘 많은 걸 배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롯데는 황성빈, 장두성의 이탈로 외야진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동혁이 주전들의 복귀 전까지 제 몫을 해줘야만 전반기 순위 다툼에서 힘을 얻을 수 있다.

황성빈, 장두성은 평소 절친하게 지냈던 김동혁에게 '할 수 있다'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꾸준히 보내줬다. 김동혁도 두 사람이 돌아오기 전까지 자신의 모든 힘을 쏟아내겠다는 각오다.



김동혁은 "황성빈 형, 장두성 형이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 성빈이 형이 '너는 지금 잘하고 있으니까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것만 최선을 다해서 해라'라고 힘을 주셨다. 두성이 형과도 평소 연락을 자주 한다. 형들이 큰 힘을 줘서 고맙다"고 강조했다. 

김태형 감독은 김동혁의 외야 수비 능력, 빠른 발은 확실하게 신뢰하고 있다. 특히 김동혁이 수비 시 몸을 사리지 않고 타구를 쫓아가는 플레이에 칭찬과 부상 우려를 동시에 하기도 했다.

김동혁은 "외야 수비가 가장 자신 있다. 나는 다치는 게 두려운 위치에 있는 선수가 아니다. 모든 공을 다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야구하면서 크게 다쳐본 적도 없다"며 당찬 각오를 밝혔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