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김환 기자)
"22세 자원으로 뛰는 게 아니라 주전으로 뛰고 있다."
부천FC의 사령탑 이영민 감독이 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하나은행 K리그2 2025' 14라운드가 끝난 뒤 부천 미드필더 박현빈을 두고 남긴 코멘트다.
이번 시즌 부천의 주전 미드필더로 거듭난 박현빈의 활약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영입된 박현빈은 부천에서 보낸 첫 시즌에 28경기에서 2골 2도움을 올리며 존재감을 과시했고, 이번 시즌에는 본격적으로 팀의 미드필드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공을 갖고 전진하거나 동료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찌르고, 수비 시에는 적극적인 압박을 펼치는 박현빈은 전천후 스타일의 미드필더다. 수원과의 원정 경기에서도 3-5-2 전형의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그는 중원에서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공격 연결 작업을 돕는 한편, 수비 상황에서는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부천의 1차 저지선 역할을 했다.
비록 부천은 선제골을 넣은 뒤 내리 네 골을 실점하며 대패를 당했지만, 박현빈의 활약은 빛났다. 전반전에는 과감한 드리블로 상대 파울을 유도했고, 후반전 초반 과감한 중거리슛으로 수원 골문을 위협하기도 했다. 패스는 58회로 부천 선수들 중 가장 많았고, 중원에서 상대 공을 가로챈 것도 두 번으로 박현빈, 바사니와 함께 공동 1등이었다.
수원전이 끝난 뒤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박현빈은 아쉬워하면서도 결연한 모습이었다.
그는 "이번 패배를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다같이 나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2로빈이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빨리 대패를 당한 게 나을 수도 있다"며 "우리가 이 경기를 통해 부족한 부분들을 보강하고, 많은 걸 얻는다면 남은 일정에서 이런 대패를 당하지 않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거다. 그런 점들을 생각하려고 노력 중"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부천은 이제 인천 유나이티드(원정)와 서울 이랜드 FC(홈)를 차례대로 만난다. 인천은 K리그2 선두 팀이고, 서울 이랜드 역시 상위권에서 계속 머무르는 강팀이다. 분위기를 반전시킬 필요가 있는 부천 입장에서는 상당히 까다로운 상대.
박현빈은 "주장인 바사니가 인천 유나이티드와 수원 삼성 모두 팬층이 두텁고, K리그2에서 엄청난 응원을 하는 팀이라고 말했다. 나도 인천 출신이라 안다. 인천 팬분들이 너무나 축구에 진심인 분들이고, 그만큼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많이 불어넣는 분들"이라면서도 "하지만 우리에게도 우리 팀을 정말 좋아하고, 사랑하는 팬들이 많다는 걸 오늘도 볼 수 있었다"며 팬들의 응원으로 이겨내겠다고 했다.
그는 또 "인천전에서는 오늘과 같은 실수가 나오지 않도록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를 내보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드러냈다.
지난 시즌에 비해 눈에 띄게 발전한 박현빈을 두고 부천 이영민 감독은 "박현빈은 우리 팀에서 22세 자원이 아니라 주전으로 뛰고 있는 선수. 활동량도 좋고, 스피드도 좋다. 하지만 보완해야 하는 점들도 많다. 세밀한 경기 운영이 필요하고, 패스 미스도 줄여야 한다. 박현빈이 한 경기, 한 경기 치르면서 좋아지는 모습을 보인다면 더 좋은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선수"라며 그를 치켜세웠다.
박현빈이 바라보는 자신의 상황은 어떨까.
그는 "어린 나이에 경기를 뛰면 항상 겸손해야 한다고 많이 배웠다. 감독님께서는 내가 경기장이나 훈련장에서 겸손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면 많이 혼내시는 편"이라며 "그래서 겸손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작년에는 개인적인 욕심이 많았는데, 올해는 개인적인 것보다 팀 전체를 생각하는 중이다. 팀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팀이 잘하면 개인도 잘하는 거라 당연하게도 팀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겸손함을 강조한 박현빈도 꿈을 물어보자 눈이 반짝였다.
박현빈은 "K리그를 대표하는 미드필더가 되고 싶다. 지금처럼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다 보면 언젠가 A대표라는 기회도 올 거라고 믿는다"며 "지금처럼 꾸준하게, 겸손하게 팀에서 묵묵히 내 역할을 하면 좋은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사진=수원, 김환 기자 / 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