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김혜자 헌정 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이 호불호 강한 시청자 반응 속,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막을 내렸다.
'천국보다 아름다운' 80세 모습으로 천국에 도착한 이해숙(김혜자 분)이 30대 모습으로 젊어진 남편 고낙준(손석구)과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현생 초월 로맨스.
지난 25일 종영한 '천국보다 아름다운' 12회에서는 이해숙과 고낙준이 여러 생을 거듭하며 23번째 부부의 인연을 맺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자신의 욕심과 미련이 이해숙을 옭아매고 있다고 생각한 고낙준은 이해숙을 놓아줬고, 이해숙은 고낙준의 배웅을 받으며 홀로 환생했다.
이해숙이 환생한 일생을 끝마칠 무렵 저승사자가 된 고낙준이 찾아갔고, 두 사람이 오랜 기다림 끝에 재회하는 엔딩이 그려졌다. '천국보다 아름다운 삶'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곳이었다.
마지막 회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8.3%을 기록했다. 자체 최고 시청률. 앞서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1회 5.8%의 시청률로 출발했으며, 10회 4.9%이 최저 시청률이었다.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제55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대상을 수상한 JTBC 드라마 '눈이 부시게'(2019)의 김석윤 감독과 이남규·김수진 작가가 6년 만에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특히 김석윤 감독이 "어떻게 하면 이 배우가 이 판에 모든 걸 쏟아 넣을까 생각했다"고 밝힌 것처럼 기획 단계부터 '김혜자 헌정 드라마'로 불리며 많은 관심을 모았다. "함께하고 싶다"며 찾아온 한지민, 이정은 등 후배 배우들의 참여도 뒤따랐다.
분명 흥미로운 소재에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함께한 기대작이었다. 시청률이 설명하듯 긍정적 반응도 많았다. 그러나 전생과 환생으로 인해 과도하게 얽힌 관계들은 피로함을 줬다.
이해숙이 시어머니(주민경)에게 시집살이를 당한 이유는 전생에서 이해숙이 시어머니를 괴롭혔던 시어머니였고, 이영애(이정은)가 아버지에게 아동학대를 당한 이유는 그들이 전생에 불륜 관계였기 때문이었다. 고낙준의 주위를 맴돌며 이해숙의 질투를 불러일으킨 솜이(한지민)는 이해숙의 일부인 사념이었다. 아들 고은호(류덕환)을 잃어버린 뒤 거부당하고 외면받았던 잠재의식이었던 것.
이에 대다수 시청자들은 "전생의 업보가 현생에 영향을 준다는 불교식 윤회사상을 말하고 싶었던 건가"라며 "트라우마를 안긴 가혹한 시집살이와 한 사람의 인생을 무너뜨린 아동 학대가 전생의 업보라고 하는 것은 결국 피해자들을 탓하는 것"이라고 불쾌함을 드러냈다. 사념이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난 솜이의 정체에도 황당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무엇보다 이해숙에게 천국이 천국 같지 않은 나날들이 이어지는 것 또한 잔잔한 힐링 드라마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게는 당혹감을 안겼다.
호불호 강한 내용 때문이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매회 많은 화제성을 불러일으키며 나름의 유종의 미를 거뒀다. 배우들의 호연 또한 돋보였다.
사진 = JTBC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