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스타병' 논란에 휩싸였던 유튜버 출신 복서 제이크 폴의 약혼녀이자 네덜란드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스타 유타 레이르담이 결국 빙판 위에서 모든 평가를 뒤집었다.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전용기 이용, 선수단과의 별도 이동, 개막식 불참 등으로 '이기적인 관종', '프리마돈나' 등 수많은 비판을 받았던 그가 올림픽 신기록 금메달과 경기 직후 보여준 행동으로 결국 여론의 시선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
레이르담은 1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1,000m에서 1분12초31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우승하면서 네덜란드에 첫 메달을 선물했다.
함께 출전한 500m 세계기록 보유자 펨케 콕(25)이 0.28초 뒤진 1분12초59를 작성, 은메달을 목에 걸면서 네덜란드는 해당 종목에서 2개 메달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경기력 자체도 압도적이었다. 레이르담의 올림픽 신기록은 일본의 다카기 미호가 보유했던 종전 올림픽 기록(1분13초19)을 크게 앞당긴 기록이다.
이번 우승으로 그는 베이징 2022 대회에서 은메달에 그친 뒤, 4년 만에 가장 높은 시상대에 오르며 첫 올림픽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레이스 흐름도 극적이었다. 마지막 15조 아웃코스에서 출발한 레이르담은 초반 200m 구간을 17초68로 통과하며 3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후반부 폭발적인 스퍼트를 통해 순위를 끌어올렸고, 결국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올림픽 첫 금메달의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온 듯한 레이르담은 우승이 확정된 뒤 곧바로 눈물을 터뜨렸다.
경기 후 레이르담은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선수 생활의 정점을 찍는 순간"이라며 "너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레이스 중 스스로에게 '나중에 한 80년 쉬면 된다', '후회를 안고 살고 싶지 않다'고 되뇌며 버텼다"고 전했다.
하지만 금빛 질주 이전까지 그를 둘러싼 시선은 곱지 않았다.
논란의 출발점은 이동 방식이었다. 레이르담은 대표팀과 함께 이동하지 않고 폴이 마련한 전용기를 타고 밀라노에 입성했다.
그는 전용기 내부 사진과 장식, 기내식 등을 자신의 SNS에 공개했다. 오륜기 장식과 맞춤 깃발, 컵케이크까지 준비된 모습이 알려지며 '사치스럽다', '팀워크를 해친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개막식 불참은 논란을 더 키웠다. 레이르담은 컨디션 조절을 이유로 개막식에 참석하지 않았고, 숙소 침대에서 TV로 개막식을 시청하는 사진을 SNS에 올려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네덜란드 축구선수 출신 해설가 요한 데르크센은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그녀의 행동은 내게 끔찍하다. 마치 '디바' 같다. 내가 코치라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네덜란드 국민 전체가 점점 그녀의 행동에 질려가고 있다"고 비판하며 '디바' 논란에 불을 지폈다.
현지 취재진과의 소통 부족도 지적됐다. 밀라노 도착 이후 자국 언론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았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해당 논란은 더욱 커졌다. 경기 전까지 레이르담을 향한 평가는 실력보다 태도에 집중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는 빙판 위에서 모든 질문에 답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시계가 멈춘 순간, '디바' 서사는 얼음벽에 부딪히듯 무너졌다"고 표현했다.
또한, 매체는 "레이르담은 금메달을 딴 직후 보여준 스포츠맨십으로 '디바' 비판을 잠재웠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레이르담은 우승을 확정한 직후 자신의 기쁨을 먼저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결승선을 통과하자마자 세리머니 대신 곧장 은메달을 차지한 동료 콕에게 달려가 포옹하며 위로를 건넸다.
해당 장면은 현장 중계 화면과 소셜미디어 영상을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영상이 공유된 뒤 팬들의 반응도 달라졌다. 한 팬은 "이제 레이르담이 오만하고 자기만 생각한다는 말은 그만해야 한다. 진정한 스포츠맨십이란 이런 것"이라고 적었고, 또 다른 팬은 "레이르담의 품격. 순수한 엘리트 스포츠의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레이르담의 우승을 함께 지켜본 그의 약혼자 폴도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는 관중석에서 레이르담의 경기를 지켜봤고, 그 역시 우승이 확정되자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폴은 이후 자신의 SNS에 "눈물이 멈추지 않아. 당신이 해냈어, 나의 사랑. 올림픽 금메달이라니, 신은 위대하고 당신도 마찬가지야"라고 적으며 감격을 드러냈다.
경기 전에도 그는 "오늘은 당신의 날이다. 평생 노력해왔고 모두가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남긴 바 있다.
지난해 12월 전 헤비급 세계챔피언 출신 앤서니 조슈아와 맞붙은 폴은 이 경기만으로 벌어들인 파이트 머니가 약 1억 4000만 파운드(약 277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문학적인 수익을 거둔 폴은 조슈아에게 일방적으로 얻어맞은 뒤 턱뼈 이중골절을 당해 치료 및 재활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 레이르담 인스타그램 / 제이크 폴 인스타그램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