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마포, 오승현 기자) 김정 연출과 오세혁 작가가 권력을 이야기한 '킬링시저'를 통한 메시지를 전했다.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에서 연극 '킬링시저'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현장에는 김정 연출, 오세혁 작가, 배우 김준원, 손호준, 양지원, 유승호 참석했다.
'킬링시저'는 ‘공화정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벌어진 시저 암살이 결국 또 다른 독재자를 탄생시키는 아이러니를 무대화한 작품이다.
로마의 절대적인 지도자이지만 황제의 자리에 오르기 전 암살당하는 시저는 김준원과 손호준이 맡았으며, 정치적 야망과 공화국 수호의 명분 속에 갈등하는 카시우스/안토니우스 역에는 양지원이 출연한다. 공화국의 이상을 위해 친구를 배신하는 딜레마 속 갈등하는 이상주의자 브루터스는 유승호가 맡았다.
연극 '킬링시저'는 셰익스피어의 '줄리어스 시저'를 원작으로 하며 시저가 권력을 잡기 전 인간일 대의 이야기를 다룬 원작을 배경으로, 권력을 죽인 후에도 반복되는 아이러니한 삶의 구조를 그리며 고전을 재해석했다.
연극은 권력의 몰락과 저항 등을 이야기한다. 정의와 감정의 갈등 사이에서 처절한 몸부림을 치는 이들부터, 자신의 손에 있는 권력이 무엇인지 잊은 채 앞만 보는 이까지 고전 속 로마 시대뿐 아니라 모두가 지나친 수많은 시대를 연상케 한다.
특히, 탄핵으로 인한 조기 대선 정국과 맞물린 '킬링시저'가 더욱 관객의 흥미를 끈다.
이에 대해 김정 연출은 "정치적, 사회적 메시지를 먼저 생각하지는 않았다. 연극적으로 어떻게 강렬하게 할까를 생각했다"며 '킬링시저'의 시작을 언급했다.
이어 연극을 통해 전하고픈 메시지에 대한 질문에 "공교롭게도 현 사회랑 맞물려있다. 여러 고민을 했는데 만들어가면서도 생각이 계속 바뀌고 지금 시점에서도 생각이 바뀐다"며 "작품을 바라보는 주제의식이 있다면 결국 끝없이 두려워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의지를 지킬 수 있는 인간의 저항심이 아닐까"라고 전했다.
김정 연출은 "한 인간이 어디까지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킬 수 있는가, 목숨을 걸 정도로 지킬 수 있는 게 있는가 생각했다. 나라는 권력과 권력의 다툼이 아니라, 이 나라를 세우고 있는 모든 저항을 해온 시민들의 의지가 바탕이 된게 아닐까 싶다. 연극은 황제의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결국에는 시민들의 이야기다. 이 이야기가 관객들까지 퍼져나가면좋겠다는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오세혁 작가는 '아무도 매장되지 않은 들판이란 없다'는 시 한 구절을 언급하며 "아름다운 들판 위 거대한 성이 있어도 그 아래에는 분명 성 만드는 과정 속 잊혀지고 사라지는 수많은 사람이 있을 거다. 권력을 떠올렸을 때 무언가를 떠올릴 수 있지만, 그 권력은 혼자 만드는 게 아니라 그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국민이 힘을 준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어느 순간 그 권력을 이어받은 자가 어떻게 그 힘을 받았는지는 잊고 그걸 유지하기 위해 생각만하면 어떻게 되는가를 생각했다"며 "정의를 무너뜨리기 위해 누군가 나섰을 때, 그 사람이 한 명일수도 있고 여럿일 수 있지만 그 에너지가 파장으로 얼마나 물결처럼 퍼져나가나 생각했다"며 연극을 준비하며 했던 생각을 덧붙였다.
시저 역의 김준원과 손호준이 연기한 시저는 브루터스(유승호 분)에게 죽임을 당하지만 죽지 않는다. 결국 그 권력은 사라지지 않는다. 흐릿해지는 살인의 명분과 피할 수 없는 독재자의 탄생을 카시우스이자 안토니우스(양지원)이 브루터스 앞에, 그리고 관객의 앞에 인간을 초월한 존재로 등장해 채운다. 권력이란 무엇일까.
한편 '킬링시저'는 5월 10일부터 시작해 7월 20일까지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에서 열린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토브씨어터컴퍼니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