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26년 만의 10연승에 이어 33년 만의 11연승까지 일궈냈다.
KBO리그 한화 이글스의 파죽지세가 거침이 없다. '빙그레 이글스' 시절이던 지난 1992년 세웠던 11연승을 33년 만에 재현했다.
당시 기록했던 구단 최다 연승 기록 14연승에도 계속 다가가고 있다.
특히 "왜 한국에 왔느냐"는 평가까지 들을 만큼 기량이 빼어난 우완 외인 투수 코디 폰세가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하면서 11연승의 주역이 됐다. 폰세 자신도 최근 7연승을 내달리며 한국과 미국, 일본 3개국 리그를 합쳐 다승 1위가 됐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10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 경기에서 9-1로 대승했다.
한화는 최근 21경기 19승 2패라는 어마어마한 승률을 최근 자랑하게 됐다.
8연승 뒤 2연패에 빠졌던 한화는 지난 4월 26일 KT 위즈와의 홈 경기부터 다시 11연승을 질주했다.
한화는 빙그레 시절이던 1992년 5월 12일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부터 같은 해 5월 23일 쌍방울 레이더스전까지 11연승을 이어갔고, 당시 14연승까지 내달렸다.
한화의 11연승은 날짜로는 1만2040일(32년 11개월 17일) 만이다.
한화는 불과 한 달 전인 지난달 8일 10개 구단 중 최하위에 그쳤으나 이후 '역대급 승수 쌓기'를 통해 지난 6일 LG 트윈스와 공동 1위에 올랐다.
이어 하루 뒤인 7일 한화가 삼성을 누르고, LG는 두산에 패하면서 단독 1위가 된 뒤 순위를 계속 지키는 중이다.
한화는 10일 키움 원정 승리로 26승 13패를 기록, 승률 0.667을 찍었다.
고척스카이돔에 1만6000명 관중이 꽉 들어차 키움이 사상 처음으로 홈 6경기 연속 매진을 일궈낸 가운데 한화는 황영묵(2루수)~플로리얼(중견수)~문현빈(지명타자)~노시환(3루수)~채은성(1루수)~이진영(우익수)~김태연(좌익수)~최재훈(포수)~심우준(유격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키움은 송성문(3루수)~야시엘 푸이그(좌익수)~이주형(중견수)~최주환(1루수)~루벤 카디네스(지명타자)~김태진(유격수)~임병욱(중견수)~김재현(포수)~서유신(2루수)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0-0으로 팽팽하던 경기는 3회 한화가 선취점을 뽑아내면서 승부의 균형이 깨졌다.
한화는 3회 1사 1루에서 플로리얼의 우전 안타 때 1루 주자 심우준이 3루까지 가다가 아웃 판정을 받았으나 비디오판독 결과 세이프로 번복되면서 기회를 잡았다. 전날 역전 결승 솔로포를 때려낸 문현빈이 중견수 앞 희생 플라이를 치면서 선취점을 뽑았다.
이어 노시환이 볼넷을 골라 생긴 2사 1, 2루에선 채은성이 좌익수 앞 안타를 때려 2루 주자 플로리얼을 홈으로 불러들이고 2-0으로 달아났다.
2-0으로 앞선 한화는 4회에도 3점을 추가하면서 일찌감치 숭부에 쐐기를 박았다.
선두 타자 최재훈이 볼넷, 다음 타자 심우준이 몸에 맞는 공으로 나가 무사 1, 2루 찬스가 이뤄졌고, 이후 1사 같은 상황에서 외인 타자 후 플로리얼이 적시타를 쳐내 만루를 만들었다.
문현빈이 3회에 이어 또 한 번 희생타를 쳐 3-0으로 달아난 한화는 노시환과 채은성의 연속 안타가 터지면서 순식간에 5-0을 만들었다.
키움은 간판타자 송성문이 5회 폰세에게 이번 시즌 KBO리그 한국인 타자로는 처음으로 홈런(솔로)을 뽑아내며 자존심을 세웠으나 이닝을 거듭할 수록 구속이 빨라지는 폰세를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한화는 8회와 9회에도 두 점씩 더 뽑아 대승을 완성했다.
선두를 달리고 있음에도 전날까지 팀 타율이 0.246으로 7위에 불과했던 한화는, 이날 만큼은 안타 16개를 쏟아부으면서 매서운 화력을 뽐냈다. 문현빈이 초반 희생타 두 개를 치는 등 고비 때마다 필요한 득점을 쏙쏙 뽑아낸 것도 주효했다.
하지만 이날 승리의 공신은 역시 투수 폰세였다. 지난 3·4월 KBO리그 월간 MVP를 수상한 폰세는 이날 키움전에서도 6이닝 삼진 9개, 피안타 3개를 내주며 1실점을 기록하고 시즌 7승(무패)을 달성했다. 평균자책점은 종전 1.70에서 1.68로 낮아졌다.
특히 폰세는 박세웅(롯데) 다승 공동 선두로 올라섰는데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 NPB에도 아직 7승을 기록한 투수들이 없어 '다승 세계 1위'라는 별칭도 얻게 됐다.
한화의 연승 행진은 여기서 멈추지 않은 가능성이 높다. 키움과의 시리즈 마지막 경기인 11일엔 또 다른 외인 투수로 최근 5연승을 질주 중인 라이언 와이스가 나서기 때문이다.
이후 12일 하루 쉰 뒤 13~15일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엔 류현진과 문동주, 엄상백 등 국내파 에이스들이 출격할 예정이다.
사진=한화 이글스 / 엑스포츠뉴스DB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