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06-22 14:21
스포츠

승운 없어 '후크라이'라고? 후라도 "난 괜찮아, 팀만 승리한다면…목표는 '180이닝' 소화" [현장 인터뷰]

기사입력 2025.05.03 22:40 / 기사수정 2025.05.03 22:40



(엑스포츠뉴스 대구, 최원영 기자) 마인드마저 멋진 선수다.

삼성 라이온즈 선발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는 올해 정규시즌 8경기 53이닝에 등판해 2승3패 평균자책점 2.21, 탈삼진 49개 등을 선보였다. 특히 전 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QS)를 달성하며 포효했다. 투구 수 90개를 넘긴 뒤에도 다음 이닝에 등판해 QS를 완성하는 등 엄청난 이닝 소화 능력을 뽐냈다. 

퍼포먼스 대비 승수는 부족하다. 타선의 득점 지원이 유독 적었다. 후라도의 이름에 운다는 의미의 영어단어 '크라이(Cry)'를 붙여 '후크라이'라는 별명이 탄생한 배경이다.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후라도는 '전 경기 QS'에 관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는 "그렇게 던지기 위해 일주일 동안 열심히 훈련하는 것이다. 상대 타자들이 내 공을 치지 못하도록, 내가 공을 잘 컨트롤해 제구를 잘하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후라도는 "내가 원하는 것은 이닝을 최대한 길게 끌고 가는 것이다. 그게 팀 승리에 기여하는 방법이고, 불펜진에도 더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며 "또한 그게 선발투수로서의 책임감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00구 이상 던지는 경기가 많아지고 있다. 힘들진 않을까. 후라도는 "쉽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결국 그렇게 던지기 위해 훈련하는 것이다. 휴식일마다 최대한 잘 쉬며 몸 상태와 컨디션을 최상으로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언젠가 힘든 순간이 오면 그때는 내가 투구를 멈추기도 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몸이 너무 좋다.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많이 던질 것이라 예상한다"고 덤덤히 말했다.




1선발에게 승리를 챙겨주지 못해 선수단도, 팬들도 미안해하고 있다. 그러나 후라도는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뿐이다. 내 승리가 중요한 게 아니라 팀이 이기는 게 훨씬 중요하다. 팀 승리에 기여했다면 난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며 "선발승을 챙기면 당연히 좋겠지만 팀이 이기는 게 먼저다. 팀 승리가 내게도 정말 큰 힘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후라도는 지난 2일 대구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2실점(비자책점), 투구 수 109개로 투혼을 발휘했다. 하지만 노 디시전을 기록했다. 타선이 후라도가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 7회 동점, 8회 역전을 만들었기 때문. 삼성은 이날 6-2 승리를 거뒀다.

이 경기에 관해서도 후라도는 "사실 기분이 정말 좋았다. 팀이 이겼기 때문이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목표로 삼은 이닝 수가 있는지도 물었다. 후라도는 "이대로라면 정말 많이 던질 수 있을 것 같다. 몸이 건강하다면 180이닝 이상 소화하고 싶다. 그러면 만족스러울 것 같다"고 눈을 반짝였다. 

후라도, 데니 레예스, 원태인, 최원태, 이승현 등 선발투수들끼리 진한 우정을 자랑 중이다. 특히 한 명이 승리투수가 되면 다른 선수들이 그를 둘러싸고 포옹하는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후라도는 "그걸 가장 처음 제안한 선수는 원태인이다. 그렇게 하다 보니 습관이 됐다. 나도 무척 좋다고 생각하고, 팬분들도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웃었다.




이어 "팀 자체가 정말 끈끈하다고 느낀다. 더그아웃에서나 경기 안에서 선수들 간 아드레날린이 잘 작용하고 있다"며 "베테랑 선수들은 젊은 선수들에게 조언을 많이 해주고 잘 챙겨준다. 이런 것들이 있어야 팀이 우승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좋다"고 덧붙였다.

후라도 역시 투수뿐 아니라 타자들에게도 조언을 해주고 있다. 최근 김성윤은 "후라도 선수가 항상 내게 '스테이 인 더 미들(Stay in the middle)'을 강조한다. 스윙이 가운데에 머무를 수 있게 하라고 했다. 좋은 조언을 얻고 있다"고 언급했다.

후라도는 "선수들 각자 잘하고 있는 게 보인다. 베테랑 선수들에게는 살짝 다가가 사소한 습관 등을 한 번씩 이야기해 준다. 그러면 선수들이 훨씬 더 좋은 기량을 낼 수 있을 것 같았다"며 "김성윤의 경우 가끔 보니 스윙이 큰 듯했다. 그래서 조언해 준 것이다. 내 말을 잘 받아들여 줬고 팀에 좋은 역할을 해주고 있어 기쁘다"고 설명했다.

이어 "난 항상 경기를 할 때 타 팀은 물론 우리 선수들에 대해서도 많이 분석한다. 타자들의 스윙을 읽으면서 그 내용에 따라 조언을 해주려 한다"고 부연했다.

후라도의 존재가 참 든든하다.




사진=엑스포츠뉴스 대구, 최원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