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나승우 기자) 동아사아 축구의 침몰이다. 오일머니로 무장한 서아시아 축구에 맥없이 쓰러지고 있다.
태국 부리람 유나이티드는 27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위치한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8강전서 알아흘리(사우디)에 0-3으로 완패했다.
경기 시작부터 일방적인 경기가 펼쳐졌다.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하던 선수를 대거 영입한 알아흘리는 전반 4분 리야드 마레즈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무차별 폭격을 가했다. 이어 불과 2분 만에 갈레노의 추가골이 터졌고, 전반 30분 호베르투 피르미누의 쐐기골까지 더해 세 골차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이번 대회 8강에 오른 동아시아 네 팀 중 요코하마 F. 마리노스, 가와사키 프론탈레만 생존하게 됐다. 동아시아 축구가 서아시아 축구에 전혀 경쟁 상대가 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앞서 지난 26일 K리그1을 대표했던 광주FC가 '초호화 군단' 알힐랄에 0-7 참패를 당하고 탈락했다. 그리고 24시간 뒤 나름 태국 명문으로 꼽히는 부리람까지 속수무책으로 떨어져 나간 것이다.
광주와 부리람 모두 오일머니를 앞세워 강력한 스쿼드를 구축한 서아시아 팀에게 패했다.
광주를 꺾은 알힐랄처럼 알아흘리도 유럽 출신 스타 플레이어들을 다수 보유한 팀이다.
첼시 출신 골피커 에두아르 멘디, 유벤투스 출신 메리흐 데미랄, AC밀란, 바르셀로나에서 뛰었던 프랭크 케시에, 맨체스터 시티 핵심이었던 리야드 마레즈, 리버풀 전성기를 이끌었던 호베르투 피르미누, 프리미어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던 아이반 토니 등 쟁쟁한 선수들이 즐비하다.
놀라운 건 알아흘리가 이번 경기를 베스트 멤버로 나서지 않았다는 것이다. 스페인 초신성으로 기대를 받았던 가브리 베이가는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려 후반 교체 출전했다.
그럼에도 알아흘리는 90분 내내 부리람을 '가지고 노는' 압도적 경기력으로 승리를 가져갔다.
선제골은 전반 4분 만에 터졌다. 전반 4분 2015-2016시즌 레스터 시티의 동화 같은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마레즈가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침투패스받아 오른발 대각선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이어 2분 뒤인 전반 6분에는 갈레노가 오프사이드 트랩을 깨고 들어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오른발 슈팅을 때렸고, 이 공이 부리람 골키퍼 다리 사이로 들어가 2-0이 됐다.
전반 30분에는 마레즈의 도움을 받아 피르미누가 득점 행렬에 가세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마레즈가 올려준 공을 양 팀 선수들이 달려들어 공중볼 다툼을 벌였다. 그후 공이 골문 오른쪽 골라인 바로 앞에 떨어졌고 이걸 피르미누가 오른발로 밀어넣어 세 번째 득점을 만들었다.
전반에만 3골 앞선 알아흘리는 후반전 여유로운 경기 운영으로 점수를 잘 지켜내며 4강에 올랐다.
사진=알아흘리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