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5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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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잘생긴 트롯' PD는 왜 이토록 트로트에 '진심'이 됐을까 (인터뷰①)

기사입력 2025.04.27 07:00

김예나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트로트는 참 '잘 생긴' 장르다. 부모님 세대와 자녀 세대를 자연스럽게 이어주고, 남녀노소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소통의 창구가 되어준다. 그런 트로트의 매력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 프로그램이 바로 '잘생긴 트롯'이다. 세대를 잇고 공감을 이끌어내며, 트로트가 가진 따뜻한 힘과 깊은 울림을 다시금 확인시켜줬다. '잘생긴 트롯'은 세대를 아우르는 특별한 기록을 남기며, 트로트가 어떤 방향으로 성장하고 확장해 나갈지에 대한 분명한 가능성과 비전을 보여줬다.

엑스포츠뉴스는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 CJ ENM 사옥에서 tvN STORY '잘생긴 트롯' 황다원 PD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 프로그램이 기획되고 제작된 과정부터 남긴 의미, 그리고 다음 시즌에 대한 가능성까지 폭넓고 깊이 있게 이야기를 나눴다.

'잘생긴 트롯'은 tvN STORY가 채널 개국 이래 처음 시도한 트로트 예능 프로그램으로, 평소 트로트를 즐겨 듣고 부르는 시니어층의 열띤 호응에 힘입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특히 트로트계 레전드 조합 장민호, 이찬원의 2MC 및 '트롯듀싱(트로트+프로듀싱)' 도전은 물론 추성훈, 장혁, 최대철, 인교진, 지승현, 정겨운, 태항호, 현우, 김동호, 이태리, 한정완, 김준호 등 트로트를 향한 12인의 스타들이 보여준 진심은 깊은 감동을 전하며 뜨거운 호평을 이끌어냈다.



"tvN STORY가 시니어 층이 타깃인 채널인 만큼 내부적으로 '트로트를 소재로 프로그램을 기획하면 좋겠다'는 이슈가 있었다. 저 역시 평소 트로트를 그냥 듣는 정도였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본격적으로 깊이 들여다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위해 트로트 콘서트장을 찾았는데,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순간에 눈물이 핑 도는 경험을 했다. 트로트 가수들이 무대에 오를 때 어머니, 아버지 세대가 마치 소년, 소녀처럼 한껏 설레고 예뻐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소년, 소녀처럼 트로트 가수를 바라보며 좋아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뭉클해지고 감동으로 다가왔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트로트가 참 '잘 생긴' 장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트로트라는 장르가 존재하기에 부모님 세대가 이토록 설레고, 소년·소녀처럼 기뻐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마음. 만약 트로트가 없었다면, 과연 어머니와 아버지가 이렇게 순수하게 좋아할 수 있는 계기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트로트는 세대를 뛰어넘어 특별한 감정을 이끌어내는 힘을 지녔음을 황 PD는 분명하게 느꼈다. 

"'잘생긴 트롯'이라는 제목에는 '트로트가 참 잘 생겼다'는 고마운 마음이 담겨 있다. 물론 출연자들 가운데 외모가 뛰어난 분들도 많아, 여러 의미로 해석할 수 있도록 열어뒀다. 무엇보다 저 역시도 진심을 담아 '트로트가 참 잘 생겼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잘생긴 트롯'이라고 제목을 붙였다."



'잘생긴 트롯'이라는 제목이 정해진 이후 트로트를 좋아하는 출연자를 찾기 위한 수소문 과정이 시작됐다. 특히 트로트를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지닌 이들을 중심으로 섭외에 나섰다고. 

기존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들이 주로 뛰어난 가창력이나 관련 분야 경력을 갖춘 참가자들을 중심으로 구성됐다면, '잘생긴 트롯'은 트로트에 대한 전문성이나 노래 실력보다 트로트를 향한 진심과 애정을 우선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했다. 트로트를 잘 몰라도, 노래를 능숙하게 부르지 못하더라도, 트로트에 대한 진심, 그 마음 하나만으로 도전할 수 있는 문을 열어두고자 했다.

"가창력 중심의 경연 프로그램은 많지 않나. '잘생긴 트롯'은 출연자들이 트로트를 잘 모르고 실력이 좋지 못해도, 트로트에 대한 진심과 열정을 가진 분들을 찾고자 했다. 사실 저 역시 노래를 잘하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노래를 잘 못한다고 해서 노래를 부르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없지 않나. 중요한 것은 실력보다 트로트를 향한 진심이라고 생각했다."



황 PD에게 트로트는 '잘생긴 트롯'을 통해 다루는 단순한 방송 소재를 넘어, 진심으로 마주해야 할 하나의 숨결처럼 느껴졌다. 트로트가 수많은 음악 장르 중 하나를 넘어 세대와 감정을 잇는 따뜻한 다리가 되어주듯, 황 PD 역시 '잘생긴 트롯'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이어주고자 하는 진심을 품은 듯 보였다. 

"어느새 제 플레이리스트는 온통 트로트 곡으로 가득 찼고, 자꾸만 듣게 된다. 특히 트로트 가사에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인생 이야기가 담겨 있어 정말 좋은 것 같다. 이 매력을 주변 친구들에게도 알리고 싶어 자연스럽게 트로트를 전파하기 시작했다. 노래방에 가서도 '트로트 가요제'를 열자고 제안하기도 하고, 직접 추천곡을 소개하며 함께 트로트를 즐겼다. 그러다 보니 여러 후배들, 심지어 1999년생 후배들까지 트로트에 빠지게 되더라. 결국 트로트는 세대를 넘어 모두의 인생과 맞닿아 있는 진정성 있는 음악이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느꼈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황 PD 역시 트로트를 통해 부모님과 마음을 잇고, 세대를 연결하는 힘을 직접 느꼈기에 더 크게 와닿게 됐다. 결국 트로트를 통해 부모님 세대와 마음을 나누고, 잇는 힘을 직접 느끼면서, 황 PD 역시 트로트의 매력에 더 깊이 몰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트로트를 하다 보니 느낀 게 있다. 우리 또래에게 트로트는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엄마와 아빠, 그리고 할머니와 같은 가족과 연결돼 있더라. 특히 우리 엄마는 '잘생긴 트롯'을 나보다 열심히 챙겨봤다. 재방송 편성표까지 꼼꼼히 확인하고, 기본적으로 딸이 좋아서 관심을 갖기도 했지만, 이번만큼은 모든 방송을 빠짐없이 시청할 정도로 크게 관심을 가졌다. 그만큼 '잘생긴 트롯'을 통해 저 역시도 부모님과 보다 가까이 연결된 것 같아서 기쁘고 의미 있었다." 



이는 시청자들에게도 자연스럽게 닿은 부분이었다. '잘생긴 트롯'을 함께 시청하며 부모님과 대화를 나누거나, 이 시간을 통해 효도하는 기분을 느낀다는 젊은 시청자들의 피드백도 꾸준히 이어졌다.

"개인적으로 글이나 반응을 많이 살피는 편인데, 온라인 창구를 통해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많았다. 어떤 분들은 본방 인증샷을 올리기도 하고, 무대 하나하나를 이야기하며 세심한 피드백을 남겨주기도 했다. 금요일 오후 10시라는 시간대에 볼 콘텐츠가 워낙 많은데도 우리 프로그램을 선택해 주셨다는 점이 감사했고, tvN STORY라는 채널까지 찾아와 시청해주신 것 역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기에 더욱 뭉클했다.

고모 할머니가 미국에 계신데, 매주 이 프로그램을 기다리신다는 이야기부터, "엄마랑 함께 봐서 행복하다", "엄마가 웃으셔서 좋았다"는 따뜻한 반응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전해졌다. 개인적으로도 우리 엄마가 프로그램을 좋아해주셨는데, 누군가의 부모님들을 웃게 만들었다는 점이 정말 뿌듯했다. 전국적으로 '효도'를 한 기분이었다. 내부적으로도 '엄마, 아빠가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회자될 정도로 의미 있게 다가왔고, 트로트를 매개로 계속해서 가족과 세대를 잇는 프로그램들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커졌다."

((인터뷰②)에 이어) 

사진=엑스포츠뉴스 DB, tvN STORY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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